이번 4월에 새로 오픈한 와인앤모어 광화문점에 갔다가, 생 시니앙 와인이 눈에 뜨이기에 한 병 집어왔다. 8년 전쯤 처음 접하고 나름 감동을 받았던 지역인데, 이 녀석은 어떨까.
참고로 와인앤모어 광화문점 위치는 요기.
8년 전쯤 처음 접하고 나름 감동을 받았던 지역인데, 이 녀석은 어떨까.
하프보틀이지만 만원이 훨씬 안 되는 가격. 생 시니앙을 포함한 랑그독-루시옹 와인들이 보통 아주 비싼 편은 아니라 해도, 모르는 생산자의 것을 확신에 차서 고르기엔 조금 애매한 가격이긴 하다.
생산자인 카브 데 비네롱 드 생 시니앙(Cave des Vignerons de Saint Chinian)은 1937년 결성된 협동조합으로 175 멤버가 750ha의 포도밭에서 년 350만병의 와인을 생산한다고,. 그중 2/3 정도가 생 시니앙 AOC다. 요 와인은 홈페이지를 보니 시라(Syrah), 무르베드르(Mourvedre), 카리냥(Carignan)을 블렌딩했는데, 시라와 무르베드르는 전통 방식으로 양조하고 카리냥은 탄산 침용(Carbonic Maceration)을 했다고.
Cave de Saint Chinian, L'Excellence de Saint-Laurent 2016 / 카브 드 생 시니앙 렉설랑스 드 생 로랑 2016
짙지는 않은 검보라빛 루비 컬러. 코를 대면 바이올렛과 라즈베리, 블루베리, 커런트 리커 같은 향이 가볍게 올라온다. 입에 넣으면 역시 검붉은 베리 풍미에 가벼운 감초, 스파이스, 저렴한 초컬릿 파우더 뉘앙스. 알코올(13%)이 높지 않음에도 살짝 튀는 느낌에 풍미의 밀도가 얕고 여운이 짧아 아쉽다. 몸상태가 안 좋음에도 와인이 땡겨서 열였더니, 상당히 아쉽게 되었다. 한 잔만 마시고 도로 막아 놓음.
한우 업진살은 오버쿡이 되어도 맛이 있고, 2주를 숙성한 돼지 목살은 오묘한 맛을 내며 입맛을 돋우건만, 와인은 왜 이리 아쉬운 것인가. 디캔터 은메달이라니... 믿을 수 없군. 오늘은 더 맛있는 와인을 열어야겠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