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처음 마시기 시작한 시절부터 애정하던 와인, 캄포피오린(Campofiorin). 맛과 품격, 가격에 이르기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다. 소불고기와 함께 마셨는데 이미 모두 먹고 마신 후라 불판이 깨끗;;;
2014빈티지는 마시에서 아파시멘토를 활용해 개발한 기술로 캄포피오린을 만든 지 딱 50주년이 되는 해란다. 원래 처음 개발했을 당시엔 '리파쏘(ripasso)'라고 하는, 아마로네를 만든 후에 나오는 말린 포도의 찌꺼기를 일반 포도즙에 함께 넣어 발효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아마로네를 위해 말려서 농축된 양질의 포도 풍미를 재활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마시는 아마로네의 찌꺼기가 아닌 그냥 말린 포도를 넣어 발효하는 '이중발효'로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이미 아마로네에 상당 부분 풍미를 빼앗긴 찌꺼기를 넣는 것이 아니라, 말린 '새 포도'를 넣어 더욱 풍미를 강화한 것이다.
오래 전 마시 디너에 참석해 취재했던 기사인데, 마시에서 아파시멘토 방식을 활용하는 세 가지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아마로네를 만드는 방식으로 건조한 포도 100%로 양조하는 것. 두 번째는 건조 포도로 양조한 와인과 일반 포도로 양조한 와인을 혼합하는 블렌딩 방식. 세 번째가 바로 캄포피오린을 만드는 방식으로 건조한 포도에 일반 포도로 발효한 와인을 넣어 추가 발효시키는 이중발효(double fermentation)다.
Masi, Campofiorin 2014 Rosso Verona / 마시 캄포피오린 2014 로쏘 베로나
검보라 빛 감도는 짙은 루비 컬러. 검은 체리, 블루베리, 라즈베리, 말린 무화과와 건포도 풍미. 둥근 질감에 말린 과일보다는 완숙 과일의 달콤함이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발사믹 뉘앙스와 시나몬 같은 스윗 스파이스 힌트 또한 복합미를 더욱 살려주고. 타닌은 둥글둥글하고 적절한 신맛은 입맛을 돋운다. 과일 풍미와 알코올, 신맛의 밸런스도 완벽하다.
와인잔을 꺼내오기 귀찮아서 찻잔에 마셨는데도 풍미가 잘 살아나서 맛있게 잘 마셨다. 대중 레스토랑의 상급 주력 라인으로 이런 와인을 팔아야 하지 않을까. 레이블도 예쁘고 음식 친화력도 좋고 맛도 훌륭한데.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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