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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Ferrari, Brut NV / 페라리 브뤼 NV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9. 10. 27.

킹크랩 찜(그리고 돼지 수육)과 함께 먹을 와인을 챙기는 중. 레드 한 병은 수육용이고, 게와는 스파클러와 화이트가 메인. 사실 가볍게 오크 숙성한 샤르도네가 땡겼는데, 안타깝게도 그딴 건(?) 집에 없어서...

 

 

간택된 스파클러는 이탈리아 북부 트렌토(Trento)의 맹주 페라리의 논 빈티지 브뤼. 페라리는 1902년 설립된 와이너리로 트렌토에 공식적으로 처음 샤르도네(Chardonnay)를 심고 전통 방식 스파클링 와인을 만든 생산자다. 명성으로만 보면 '트렌토 스파클링 와인 = 페라리'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물론 'Ferrari'로 구글 검색을 하면 위와 같은 이미지만 잔뜩 뜨지만;; 

 

 

페라리의 설립자 줄리오 페라리(Giulio Ferrari)는 가이젠하임 포도 재배 연구소(Geisenheim Grape Breeding Institute)에서 공부한 후 샹파뉴 지방의 중심도시 에페르네(Epernay)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렇게 샴페인의 매력에 빠진 그는 트렌토로 돌아와 샤르도네를 심고 병 안에서 2차 발효를 하는 전통방식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샤르도네는 트렌토의 떼루아에 잘 적응해 트렌토 지역에서 널리 퍼졌고, 현재까지도 메인 품종으로 활용되고 있다.

 

줄리오 페라리는 자식이 없었기 때문에 와이너리를 트렌토의 와인상이었던 부르노 루넬리(Bruno Lunelli)에게 넘겼는데, 현재는 브루노의 손자가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창립자의 이름은 그들의 톱 뀌베인 "Fondatore Giulio Ferrari Riserva del Fondatore" 에 그대로 남아 전해지고 있다.

 

 

출처: https://italianwinecentral.com/trentino-dop-map/

 

트렌토 DOC에 대해 특히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주요 스파클링 와인 산지 중 거의 유일하게 높은 산악 지역이라는 점이다. 돌로미티 산맥 부근 산기슭에 위치한 상당수 포도밭은 해발 900m 이상, 최소 200m 높이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트렌토의 스파클링을 신선한 산미와 탄탄한 구조감, 복합적인 여운을 지닌 와인으로 만들어준다. 샴페인처럼 샤르도네와 함께 피노 누아(Pinot Noir), 피노 뫼니에(Pinot Meunier) 품종을 사용해 화이트와 로제 와인을 만들며, 피노 비앙코(Pinot Bianc0)도 사용할 수 있다. 논 빈티지는 최소 15개월 이상 리와 함께 숙성해야 하며 빈티지는 24개월, 리제르바는 36개월 이상 숙성해야 한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이탈리아의 프리미엄 스파클링 와인이라면 보통 프란치아코르타(Franciacorta)를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프란치아코르타는 분명 훌륭한 스파클링이긴 해도 그 스타일 면에서 샴페인보다는 조금 더 밝고 프루티하기 때문에 결이 살짝 다른 느낌이다. 게다가 가격도 샴페인과 유사하거나 종종 더 비싼 경우도 많다.

 

그에 비해 트렌토 DOC의 스파클링 와인들은 샴페인과 성격이 유사한 편이며(태동 자체가 샴페인의 카피캣이었으니) 가격 접근성 또한 매우 좋다(페라리는 가격이 조금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대중적인 샴페인 가격과 유사한 정도). 문제는 한국 시장에서 쉽게 찾기가 어렵다는 것인데, 괜찮은 생산자를 발굴해 마케팅만 잘 하면 카바와 함께 저렴한 전통방식 스파클러의 한 축을 이룰 수도 있을 것 같다. 

 

 

트렌토 스파클러와 비에르소의 멘시아, 어제의 와인들..

이제 막 스페인에서 돌아온 지인의 집에서 가볍게 한잔. 족발&피자 안주로 넷이서 세 병을 마셨는데 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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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좋은 느낌을 받았던  다른 생산자는 로타리(Rotari).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가 매우 뛰어났던 와인으로 기억한다. 트렌티노의 대형 협동조합인 카빗(Cavit)의 것도 제법 괜찮았고. 페라리와 함께 트렌토 DOC의 스파클링에 관심을 갖게 만들어준 와인들이다.

 

 

어쨌거나 게와 함게 마실 와인들 준비 완료. 먼저 페라리 브뤼를 마시고 뒤이어 지니 소아베 클라시코(Gini Soave Classico)를 마셨는데, 와인 맛과 품질과는 별개로 게와의 궁합 면에서는 페라리의 압승이었다.

 

 

Ferrari, Brut NV Trento DOC / 페라리 브뤼 NV 트렌토

 

향긋한 흰 꽃 아로마와 구수한 토스티 뉘앙스가 잘 익은 사과 향기에 은은하게 감돈다. 입에 넣으면 산뜻한 시트러스 산미가 부담스럽지 않게 드러나며 이스티 힌트가 크리미한 터치와 함께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손으로 수확한 샤르도네 100%로 양조해 리와 함께 24개월 이상 숙성 후에 출시한다. 이번에 마신 와인은 2019년 1월에 데고르주망을 진행한 비교적 싱싱한 와인.

 

 

구리 수산시장에서 공수한 5kg가 넘는 킹크랩.

 

 

서비스 가리비, 조개, 새우와 함께 20분간 고온에서 푹 쪄왔다.

 

 

5kg가 넘고 수율이 80% 이상인데도 왜 이렇게 부족한 느낌이...

 

 

먹느라 바빠서 더이상의 자세한 사진은 생략한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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