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1+등급 채끝살.
버섯과 은행도 함께 구웠으니,
와인을 열어야지!
샤토 라플뢰르 뒤 루아 퀴베 엑설렁스(Chateau Lafleur du Roy Cuvee Excellence).
보르도 우안 뽀므롤(Pomerol) 지역의 와인 코스트코에서 4만 원이 안 되는 가격에 팔기에 냉큼 집어왔다. 포도밭 규모가 800ha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지역인 뽀므롤. 그 지역의 와인이 이 가격이면 맛은 확인해 보는 게 예의일 것 같아서.
보르도 와인 치고는 백레이블의 설명이 친절하다. 뽀므롤 지역의 중심부에 빼어난 떼루아의 포도밭 3.2ha를 보유하고 있다고. (당연히) 메를로 중심의 블렌딩이며 과일의 농밀함과 나무향이 조화를 이룬단다. 그런데 검색을 해 보니 조금 혼란스러워진다. 'Chateau Lafleur du Roy'라는 이름으로 검색되는 와인의 레이블이 다르다.
검색으로 나오는 2014년 빈티지의 레이블 상단에는 날개를 펼친 새를 닮은 꽃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Cuvee Excellence'라는 문구가 없다. 계속 검색을 해 보니 꽃을 좋아하는 샤토 설립자 부부(현재 오너 로렁 Laurent의 부모)인 이봉 & 빠케트 뒤보스트 (Yvon & Pâquerette Dubost)가 꽃을 좋아해서 벨기에 친구가 그린 다른 꽃 그림을 매년 레이블에 사용하고 있다고. '라플레르 뒤 루아(La Fleur du Roy' 자체가 '왕의 꽃'이라는 뜻인 데다, 와이프 이름인 'Paquerette'도 데이지 꽃이라는 의미다. 여러 모로 꽃과 얽혀 있는 와이너리. 어쩌면 위치도 샤토 라플뢰르(Chateau Lafleur) 부근이 아닐까;;;
샤토 라플뢰르 뒤 루아는 1957년 설립되었는데 이봉은 뽀므롤의 시장(mayor)을 역임한 분이라고 한다. 아들인 로렁이 농업을 공부한 후 와이너리를 물려받아 세를 확장시킨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뽀므롤뿐만 아니라 라랑드 드 뽀므롤(Lalande de Pomerol), 보르도 쉬페리외(Bordeaux Supérieur), 보르도 블랑(Bordeaux Blanc) 등도 생산한다.
어쨌거나 이 와인 Chateau Lafleur du Roy 'Cuvee Excellence'는 Chateau Lafleur du Roy와 같은 와인일까, 아닐까? 일단 코르크의 모양은 검색해서 나오는 코르크의 모양과 같다. 생산자도 Dubost로 같다. 2014 빈티지의 알코올 도수도 두 와인 모두 13.5%로 같다.
홈페이지에는 'Cuvee Excellence'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다만 'Cuvee Prestige'라는 다른 와인을 언급하고 있다. 이 와인은 45년 수령의 메를로(Merlot)가 심어진 플롯의 포도만으로 양조해 18개월 뉴 오크에서만 숙성한다. 일종의 프리미엄 퀴베인 셈인데, 구글에서 검색을 하면 vivino에는 이 'Cuvee Prestige'에 'Cuvee Excellence' 사진이 물려 있다. 그렇다면 이 와인이 꽃 레이블을 단 일반 Chateau Lafleur du Roy보다 상급 와인이라는 얘긴데... 아, 혼란스럽다;;;
참고로 Cuvee Prestige가 아닌 일반 Chateau Lafleur du Roy의 경우 메를로 85%에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10%,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5%를 블렌딩하며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3주간 침용 후 새 오크, 1번 사용, 2번 사용한 오크를 각각 1/3씩 사용해 15개월 숙성한다.
포도밭은 뽀므롤을 대표하는 자갈을 함유한 사토 토양(gravely sandy soil)으로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남서향으로 일조량이 좋다. 플롯 별로 관리하며 지속 가능한 농법(sustainable viticulture)으로 재배해 쟁기질 정도만 할 뿐,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포도나무의 수령은 30-35년 정도, 뀌베 프리스티지 용 플롯은 40-45년 정도인 듯. 손으로 수확하며 수확한 포도는 모두 줄기를 제거해 사용한다. 이외 설명은 아래 파일을 참고.
자, 그래서 이 와인은 일반 Chateau Lafleur du Roy인가, Cuvee Prestige인가, 혹은 완전히 별개의 제3의 와인인가? 알 수 없다. 다만 코스트코의 판매 가격을 고려하면 일반 와인, 혹은 제 3의 와인일 가능성이 높다. 어쨌거나 홈페이지에 링크되어 있는 공급가 파일을 참고하면 일반 와인이 21유로, 뀌베 프리스티지가 27.8유로니까 코스트코의 소매가는 정말 저렴하다! 한 번쯤 사 마셔 볼 와인임은 확실한 듯.
Chateau Lafleur du Roy "Cuvee Excellence" 2014 Pomerol / 샤토 라플뢰르 뒤 루아 "퀴베 엑설랑스" 2014 포므롤
짙은 붉은 벽돌색에 진분홍색 테두리가 살짝. 후추 같은 스파이스 아래로 블랙베리, 라즈베리, 검은 체리 등 잘 익은 검붉은 베리 아로마가 드러나며 프룬과 발사믹 힌트가 더해진다.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타닌과 적절한 신맛이 균형을 이루며, 드라이하지만 풍부한 과일맛에 토스티 힌트, 삼나무, 담배 잎, 정향, 가죽 뉘앙스 등이 어우러져 매력적인 인상을 선사한다. 복합적이고 우아하며 즐거움을 준다. 지금 마시기 딱 좋은 상태이지만, 몇 년 더 보관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괜찮을 듯.
다음에 코스트코 가면 반드시 두 병 이상 사 와야겠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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