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음주/와인

와랑 송년회 @ 레트로아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9. 12. 15.

몇 번의 파행(?) 끝에 진행하게 된 와랑 송년회.

 

 

사람이 모이는 만큼 와인이 모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첫 타자가 스미스 오 라피트 09라니 ㅎㄷㄷ 난 너무 아무거나 집어왔나 하는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

 

 

샴페인으로 버블까지 구색을 갖췄다. 이제 한 병만 더 모이면 된다.

 

 

마지막 한 병 등장. 오랜만에 샹볼 뮈지니라 더욱 반갑다.

 

 

미리 논의한 것도 아닌데 샴페인-론 블랑-부르고뉴-보르도의 라인업이 완성되었다. 역시, 이 모임은 뭔가 있다ㅋ

 

 

디너 시작. 

 

 

바삭하게 구워서 낸 빵으로 입맛을 다시고,

 

 

한우 카르파치오로 스타트. 

 

 

카르파치오는 단순해 보이지만 레스토랑마다 큰 차이를 보이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날의 카르파치오는 정말 대만족! 고기 자체도 훌륭했지만 곁들인 드라이드 머쉬룸과 소스가 환성적으로 어울렸다.

 

 

석화구이. 샴페인 도둑이다. 전셰프님 와인북카페 시절부터 요 석화구이는 정말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지.

 

 

새우를 곁들인 아보카도 퓨레.

 

 

다쿠아즈처럼 커팅된 치아바타..^^;; 에 얹어 먹으면 꿀맛이다ㅋㅋㅋ

 

 

고르곤졸라 크림을 곁들인 비트 리소토. 망가트리고 싶지 않은 플레이팅이다. 하지만 먹어야 하니까 할 수 없이...

 

 

이날 나의 베스트.. 라고 하기엔 이후 고기가 너무 맛있었;;; 파를 곁들인 타야린 생 파스타. 얇게 썬 대파 튀김과 그라노파다노 치즈, 생면이 어우러져 친숙한 향과 함께 고소함이라는 것을 대폭발 시킨다. 밀도 높고 고급진 사리곰탕면 향기랄까ㅋㅋㅋㅋ

 

급 사리곰탕면 땡기는데 먹고 나면 후회하겠지......

 

 

당귀 된장에 마리네이드한 이베리코 목살 스테이크. 당귀 된장이 너무 맛있어서 좀 싸주실 수 없냐고 진상 부릴 뻔;;;; 이베리코에 된장을 발라 양파를 곁들여 당귀 잎에 싸 먹으면 훌륭한 서양식 쌈이 된다ㅋㅋㅋ 지나치게 맛있어서 깜짝 놀람ㅠㅠ  

 

 

작정하고 미디엄으로 익히신 것 같다. 아는 사람이 오니 더욱 자신있게 내셨겠지. 저렇게 빨간 기운을 살려서 내셨다가 더 익혀달라는 클레임도 많이 받았다는데, 이베리코 고기의 풍미와 씹는 맛을 최대한 즐길 수 있는 굽기를 제안하신 거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요즘 돼지고기는 위생적으로 사육되기 때문에 기생충이 없다.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을 정도로만 가열하면 되니 미디움으로 익혀도 아무 문제없다는 얘기.

 

 

매콤한 파프리카 소스를 곁들인 닭 허벅다리살 구이. 고기가 참 푸짐하게도 나왔다. 겉바속촉의 정석. 요리 하나하나가 이렇게 모두 맛있을 수 있다니. 감동이다.

 

 

디저트 아이스크림. 뭔가 창백하고(?) 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이럴 때 특급 처방, 베제카 올리브 오일.

 

 

아이스크림을 베제카에 거의 말아먹음 ㅋㅋㅋ 아유, 그냥 혈색이 확 살아나네그랴ㅎㅎㅎ

 

 

 

너무나 훌륭한 와인들이지만, 이날은 와인보다는 사람과 음식에 집중했다. 

 

Champagne Louis Roedere, Brut Premier NV

화이트 잔에 마셨는데 언제나처럼 섬세하면서도 기품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Yves Cuilleron, Crozes-Hermitage Blanc Les Rousses 2016

와, 이거 처음 마셔보는데 정말 맛있다. 마르산느(Marsanne) 100%인데 은은한 꽃향과 이국적 과일, 배, 핵과 풍미가 가볍게, 하지만 밀도 있게 드러난다. 바디감이 과하지 않고 밸런스가 좋다. 역시 이브 뀌에롱. 퍼포먼스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Machard de Gramont, Chambolle-Musigny "Les Nazoires" 2015

와, 아직 4년 밖에 안 돼서 그렇다 쳐도 너무 어리다. 질좋은 오크의 달콤한 향이 아직 영롱한 과일 속에 녹아들지 않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샹볼을 만나서 행복했다. 엉엉엉... 이제는 너무 멀어진 내사랑 미진이.

 

Chateau Smith Haut Lafitte 2009 Pessac-Leognan 

음, 결혼 빈티지가 베빈이라 다행인 걸까. 살 엄두를 못내서... 그래도 이렇게 좋은 지인 덕에 만나게 되니 즐겁다. 10년 묵은 와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생생함. 블랙커런트를 위시한 검(붉)은 베리 풍미에 프룬, 흑연, 삼나무, 민트와 정향, 토스티 힌트. 미디엄풀 바디에 강건한 구조감, 흠 잡을 데 없는 밸런스. 20년은 더 숙성해도 될 것 같다. 이베리코와 환상 궁합을 보임.   

 

 

올해는 조촐하게 4명이 모였다. 기름 누님은 공사다망한 형을 떼놓고 혼자 참석했고 최 과장님은 출장으로 불참. 하지만 장 교수님은 송년회 참석을 위해 대전에서 상경했다가 심야버스로 대전에 복귀하시는 열정을 보이셨다능ㅋㅋㅋ 홍 누님은 얼굴이 한결 편안해진 것 같아 좋았고... 유쾌하고 즐거웠던 디너. 내년 봄에 완전체로 또 봐욤~~ ㅋㅋㅋ

 

 

아,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신 레트로아 전진하 셰프님. 셰프님은 편안한 가운데 뭔가 차별적인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다. 재료의 맛이 잘 살아있고 그와 딱 어울리는 소스를 곁들여 식감이 좋은 음식을 만들어 주신다. 전 셰프님이 오신 뒤로 레트로아의 중흥기가 시작된 듯. 조만간 또 먹고 싶다.

 

 

 

20191213 @ 레트로아(청담)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