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주말의 음주. 12시간 뒤엔 회사에 있겠지.
와인앤모어에서 집어 온 세종 뒤퐁 퀴베 드라이 호핑(Saison Dupont Cuvee Dry Hopping).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완성! 그렇지, 어떻게 맹숭맹숭 술만 마시나.
잔에 따르니 거품이 무진무진 피어오른다. 세종은 대왕, 아 아니... 영어로 하면 시즌(season)인데, 원래 농번기에 농민들의 목을 축이는 용도로 만들던 가양주/지역주의 성격이 강했다. 그렇다 보니 만드는 사람들마다 스타일이나 풍미가 달랐고, 알코올 함량 또한 3.5% 정도로 낮았다. 그래서 세종 스타일의 맥주를 농가 에일(farmhous al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크래프트 비어 씬에서 유행하는 세종은 알코올이 6% 이상으로 높으며, 탄산이 많고 과일 풍미와 특유의 꿈꿈함이 드러나는 스타일이다. 물론 그 기원답게 각자 개성이 있으며, 다른 첨가물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Saison Dupont, Cuvee Dry Hopping / 세종 뒤퐁 퀴베 드라이 호핑
풍성하며 부드러워보이는 헤드가 밝지만 탁한 오렌지 앰버 컬러에 올라앉는다. 잔에 코를 대기도 전에 풍성하게 퍼지는 향긋하고 상쾌한 솔 향, 오렌지류의 시트러스와 잘 익은 백도, 호손, 엘더플라워 같은 흰 꽃 향기. 화사한 아로마는 입으로도 그대로 이어지는데, 즙이 많은 잘 익은 복숭아 같은 풍미가 더해진다. 가벼운 쌉쌀함과 목 넘김 후 홉의 적당한 쓴맛이 다음 모금을 재촉하는 기분이다. 가볍고 산뜻하며 깔끔한 맛이 진정 처진 기분을 끌어올리고 기운을 북돋는 느낌.
와, 이거 2병만 사온 게 후회가 될 정도. 유통기한도 2022년 2월까지로 넉넉한더 좀 더 사 올 걸 그랬나;;;
드라이 호핑에 사용한 홉은 레이블 하단에 표시된 스티리안 울프(Styrian Wolf)다. 처음 보는 홉인데 슬로베니아에서 유래한 품종으로 세종 뒤퐁 홈페이지에 따르면 패션 프루트(passion Fruit)와 송진(pine rasin) 향을 낸다고. 조금 더 검색해 보니 꽃 향과 과일향이 풍부한 비터링 & 아로마 홉으로 망고 같은 열대과일과 엘더플라워, 그리고 바이올렛 향을 낸다고.
다음에 보면 추가 구매 원츄. 예전에 마셨던 기본형 세종도 좋지만 드라이 호핑이 좀 더 마음에 든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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