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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Albert Bichot, Chablis 1er Cru Reserve de l'Orangerie 2016 / 알베르 비쇼 샤블리 프르미에 크뤼 레제르브 드 로랑제리 2016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3. 21.

오랜만에 알베르 비쇼(Albert Bichot). 다른 건 몰라도 저 사슴 문양만큼은 취저다. 왕좌의 게임 바라테온 가문인갘ㅋㅋㅋㅋㅋ

 

바라테온 가문처럼 부르고뉴에서 상당히 큰 영향력을 지닌, 그러니까 규모가 큰 생산자이긴 하다. 1831년 설립해 6대째 이어지는 가족경영 와이너리로, 100ha가 넘는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고. 샤블리(Chablis)부터 보졸레(Beaujolais)까지 부르고뉴 전역에 그랑 크뤼부터 지역단위급 와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량이 많은 만큼 대중적이어서 국내에서도 마트, 백화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와인이다.

 

알베르 비쇼 샤블리 프르미에 크뤼 레제르브 드 로랑제리(Albert Bichot, Chablis 1er Cru Reserve de l'Orangerie).

이 샤블리는 코스트코 독점 공급 와인이다(국내에서만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원래 알베르 비쇼의 국내 공식 수입사는 금양인데, 이 와인은 신동에서 수입한 이유가 바로 그것. 프르미에 크뤼이지만 별도의 밭 이름이 명기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아 다양한 1급 밭의 포도를 섞어서 만든 것이다.

코스트코에서는 '레제르브 드 로랑제리'라는 이름을 단 브루고뉴 블랑도 볼 수 있는데, 지역 단위 치고는 오크 뉘앙스가 상당히 도드라지는 와인이었다. 그래서 이 와인도 오크 뉘앙스가 강할 것 같아 리델 베리타스 오크드 샤르도네 글라스를 준비했다.

 

...가 '그래도 샤블리인데' 하는 생각에 잘토 화이트 와인 글라스로 바꿨다. 사실 밥반찬들과 곁들인 거라 오크 뉘앙스가 나던 안 나던 큰 상관은 없긴 했지만.

 

선농육공방 미트로프.

여수에서 올라온 전복장. 샤블리를 선택하게 한 이유.

CJ 고메 순살 크리스피 치킨. 

 

그리고 와인.

Albert Bichot, Chablis 1er Cru Reserve de l'Orangerie 2016
알베르 비쇼 샤블리 프르미에 크뤼 레제르브 드 로랑제리 2016

컬러부터 진한 금빛. 어라, 이건 내가 아는 샤블리의 컬러는 아닌데. 코를 대니 스모키한 오크 뉘앙스가 가장 먼저 튀어나온다. 역시, 예상이 맞았군. 게다고 과일향도 완숙하다 못해 푹 익은 핵과에 심지어 망고 같은 열대과일 아로마까지 풍긴다. 입에서도 일관성 있게 이어지는 살구, (천도)복숭아 등 완숙 핵과 풍미. 그래도 시트러시한 산미가 지역성의 힌트를 아주 사알짝 남기는 듯싶다. 미디엄 풀 바디, 약간의 유질감, 미디엄 산미. 구조감이 좋은 스타일은 아니라 쉽게 풀어지며, 음용성이 좋은 만큼 퍼지는 느낌이 있으니 빨리 마시는 게 좋겠다. 

 

반쯤 남은 것은 이틀 후에 오크드 샤르도네 잔에 마셨음. 근데 좀 퍼졌더라...

 

전형적인 샤블리를 생각한 사람에게는 대실망을 안길 와인이지만, 그저 마실 만한 샤르도네를 원한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겠다. 특히 오크드 샤르도네를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물론 난 이렇게 과하게 드러내는 스타일은 좀 부담스럽다;;; 코스트코에서 3.4만 원.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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