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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Ornellaia 2005, 그리고 Castello di Ama San Lorenzo 2011, Domaine du Pelican Arbois Chardonnay 2016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3. 7.

자그마치 베스트 빈티지의 오르넬라이아 2005(Ornellaia 2005)를 만났다. 감격.

 

다른 두 생산자도 모두 그 동네의 갑사마들. 나란히 세워놓으니 마치 미인대회 결선 같다. 

 

Tenuta dell'Ornellaia, Ornellaia 2005 Bolgheri Superiore
Castello di Ama, San Lorenzo Chianti Classico Gran Selezione 2011
Domaine Du Pelican, Arbois Chardonnay 2015 

 

오르넬라이아부터.

 

2005 - Ornellaia

THE 2005 GROWING SEASON 60% Cabernet Sauvignon 22% Merlot 14% Cabernet Franc 4% Petit Verdot With the exception of a few especially cold days in February and March that delayed budbreak by a few days, 2005 began with a fairly mild winter followed by a Spri

www.ornellaia.com

오르넬라이아는 1981년 로도비코 안티노리 후작(Marchese Lodovico Antinori)이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토스카나 해안의 볼게리(Bolgheri) 지역에 설립했다. 오르넬라이아의 탄생에는 최초의 슈퍼 투스칸(Super Tuscan) 와인 사시카이아(Sassicaia)의 성공이 큰 영향을 끼쳤다. 첫 빈티지는 1985년. 창립 당시 오르넬라이아 포도원에는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 그리고 쁘띠 베르도를 심었다. 1991년에는 추가로 볼게리 동쪽 외곽에 있는 벨라리아(Bellaria) 포도원에 식재를 시작하여 2005년 조성을 완료했다. 1991년부터는 미셀 롤랑(Michel Rolland)이 양조 컨설턴트로 참여했으며, 2005년부터는 샤토 팔머(Chateau Palmer)로 자리를 옮긴 토마 뒤루(Thomas Duroux)의 뒤를 이어 악셀 하인즈(Axel Heinz)가 헤드 와인메이커가 되었다. 2005년은 악셀 하인즈가 와인메이커가 된 후 만든 첫 빈티지인 셈. 오르넬라이아에서는 1986년부터 메를로 100%로 양조하는 또 다른 슈퍼 투스칸 마세토(Masseto)도 출시했는데, 2012년부터는 아예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고. 

오르넬라이아는 현재 안티노리와 함께 토스카나를 대표하는 생산자 중 하나인 프레스코발디(Frescobaldi) 소유다. 원래 1999년부터 일부 지분을 보유하며 경영에 참여했던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가 2001년 지분을 100% 인수했고, 2002년에 프레스코발디에게 지분의 50%를 넘겼다. 이후 거대 주류기업 콘스틸레이션 브랜즈(Constellation Brands)가 로버트 몬다비를 사들이면서 오르넬라이아 또한 콘스틸레이션 브랜즈 산하로 들어갔으나, 2005년 프레스코발디가 나머지 지분 50%을 추가 매입하면서 오르넬라이아의 소유권을 완전히 취득하게 된다.

 

Tenuta dell'Ornellaia, Ornellaia 2005 Bolgheri Superiore
테누타 델 오르넬라이아 오르넬라이아 2005 볼게리 수페리오레

잘 익은 간장 향에 감초와 민트 허브, 마른 김, 그리고 검은 베리의 탑 노트. 시간이 지나며 빨간 파프리카와 커런트, 빨간 자두 같은 붉은 계열의 향기가 풍성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입에 넣으면 아직도 제법 생생하게 느껴지는 검붉은 과일 풍미가 와인의 포텐셜을 드러내며, 이어지는 부엽토 뉘앙스와 동물성 부케, 담배 잎 같은 힌트가 복합적인 느낌을 준다. 풍성하지만 제법 둥근 타닌은 벨벳 같은 질감을 선사하며, 전반적으로 나긋나긋하고 우아하며 섹시한 인상이다. 지금도 매우 맛있었지만, 밸런스나 구조감을 보아도 앞으로 10년은 더 셀러에 두고 즐겨도 좋을 와인이다. 

2005년 빈티지는 비교적 온화한 봄부터 여름에 이르기까지 거의 완벽한 해였으나, 8월 30일 메를로로 시작된 수확은 비로 인해 자주 방해를 받았다고. 하지만 해안가에서 불어온 바람이 포도의 물기를 말려주어 비교적 양호한 상태의 포도를 수확할 수 있었다고. 블렌딩 비율은 카베르네 소비뇽 60%, 메를로 22%, 카베르네 프랑 14%, 쁘띠 베르도 4%. 양조는 품종 별/파셀 별로 나누어 이루어진다. 먼저 손수확한 포도를 줄기 제거 전후로 두 번 선별한 후 가볍게 합착하여 1주일간 섭씨 26-30도로 온도가 조절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주일간 발효하고, 다시 18일 간 침용한다. 유산 발효는 오크 바리끄(70% new)에서 이루어지며, 그대로 바리끄에서 12개월 동안 숙성한 다음 블렌딩하여 6개월을 더 숙성한다. 이후 병입하여 12개월을 추가 숙성하는데, 이 모든 양조 과정은 온도가 조절되는 셀러에서 이루어진다.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와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은 나란히 95점을 주었고, 안토니오 갈로니(Antonio Galloni)는 94점,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은 93점을 주었다. 에미야, 점수가 짜다;;;  

 

Castello di Ama, San Lorenzo Chianti Classico Gran Selezione 2011
카스텔로 디 아마 산 로렌조 키안티 클라시코 그란 셀레지오네 2011

화하게 화사한 허브와 스위트 & 매콤 스파이스의 조화, 얼씨한 뉘앙스. 처음엔 커런트 검은 베리류의 풍미에서 딸기와 체리, 붉은 베리의 풍미로 변화해간다. 입에서는 아직도 깐깐한 타닌이 느껴지며 생생한 산미 또한 제법이다.  마치 곶감에 시나몬을 뿌린 듯 농축된 과일맛과 스위트 스파이스, 정향의 조화 또한 훌륭하다. 미디엄 풀 바디에 '오르넬라이아에 비해서는' 조금 거칠고 덜 다듬어진 느낌이지만, 충분히 매력적이고 맛있는 와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혹은 더 일찍 마시라는 의견이던데, 개인적으로는 살짝 더 익으면 좋을 듯싶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2016년 빈티지만 소개되어 있는데, 검색을 해 보니 2011년 빈티지는 섭씨 30-32도의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 후 바리끄(20% new)에서 12개월 숙성한다. 병입 후 18개월 안정화를 걸쳐 출시. 제임스 서클링이 96점을 주었고, 와인 앤수지애스트(Wine Enthusiast) 93점, WS 92, WA 91. 

 

사랑 그리고 혁신, 카스텔로 디 아마

4-500m를 넘나드는 높은 고도의 포도밭에서 유래하는 신선함과 석회질(Calcareous) 토양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 아로마는 카스텔로 디 아마의 와인에 우아함과 매력적인 여운을 남긴다.

www.wine21.com

 

마지막 화이트. 레이블 하단에 선명한 마르퀴스 당제르빌(Marquis d'Angerville)의 문양.

도멘 뒤 펠리칸(Domaine du Pelican)은 파리의 한 바에서 블라인드로 시음한 쥐라 샤르도네(Jura Chardonnay)의 품질에 충격을 먹은 마르퀴스 당제르빌의 오너 기욤 당제르빌(Guillaume d'Angerville)이 와인메이커 프랑수아 뒤비비에(Francois Duvivier)와 함께 설립한 와이너리다. 2012년 5ha의 포도밭과 셀러를 보유하고 있었던 샤또 드 샤반느(Chateau de Chavanne)를 인수하고, 추가로 장-마크 브리뇨(Jean- Marc Brignot)가 소유하고 있던 5ha 포도밭을 구입하여 와이너리를 시작했다. 일단 처음에는 부르고뉴 스타일의 와인들로 시작해 어느 정도 품질이 잡히면 쥐라의 전통 방식 와인들도 생산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Domaine du Pélican: Burgundy's d'Angerville in Jura - Decanter

Read all about the Domaine du Pélican project started by Burgundy's d'Angerville family in Jura, eastern France...

www.decanter.com

참고할 만한 <디캔터>의 아티클.

 

Domaine Du Pelican(Marquis d'Angerville), Arbois Chardonnay 2015
도멘 뒤 펠리칸(마르퀴스 당제르빌) 아르부아 샤르도네 2015

맑게 반짝이는 14K 골드 컬러. 때깔부터 참 곱다. 코를 대면 향긋한 꽃과 핵과 아로마, 풋풋한 내음 아래로 스모키 미네랄과 가벼운 오크 향이 밀고 올라오는 듯하다. 입에서는 짭조름한 미네랄과 세이버리한 뉘앙스가 먼저, 산미는 강하지는 않은 편이다. 뒤이어 시트러스와 은은한 열대과일, 아삭한 사과 풍미가 드러난다. 12.5%라는 알코올 함량으로 인한 날렵한 바디와 드라이한 미감, 아주 가볍게 스치는 이스티 힌트가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인상을 남긴다. 반면 짭쪼롬한 미네랄 여운이 주는 피니시는 상당히 긴 편. 깔끔하고 날렵하다.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

 

모임 장소는 모카런던(Moca London).

 

숨겨진 아지트 같은 분위기다. 물론 안에 들어가면 매우 널찍하고 친근하다. 가족과 방문하기에도 나쁘지 않을 듯.

 

음식들도 수준급이다. 아르부아 샤르도네와 찰떡궁합이었던 버터로 구운 도미 스테이크.

 

두툼한 안심 스테이크. 두께가 족히 5cm 정도는 될 것 같다.

템퍼링이 살짝 덜 됐지만 두께를 감안하면 매우 잘 구워진 스테이크다. 식어도 맛있었다.

 

추가로 주문한 치즈 플레이트(사진은 못 찍었...)가 남아서 샴팡도 한 병 시켰다. 샴페인 필리조 에 필스 누메로 3 브뤼 NV (Champagne Philizot et Fils, No. 3 Brut NV). 필리조는 No.1만 마셔봤는데 No.3가 더 달콤한 과일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편하게 마시기 좋은 스타일이라 위클리 샴페인으로 추천. 눈에 보이면 사게 될 듯.

 

스트레스가 화악 풀리는 저녁이었다. 좋은 분들 덕분에 좋은 와인을 느긋하게 즐겼음.

 

 

20200307 @ 모카런던(선정릉역)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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