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맛을 들인 아버지 집에서의 음주. 탁 트인 시골에서 숯불 바비큐 구워서 한 잔 하는 게 너무 좋다.
우선 샴페인부터.
요즘 이마트나 와인앤모어 등 신세계 계열 유통점에서 자주 보이는 저렴한 가격의 샴페인이다.
거의 고급 카바나 적당한 크레망 정도의 가격이라 부담 없이 구입해 볼 만하다.
생산자인 메종 샤를 드 카자노브(Maison Charles de Cazanove)는 1811년 랭스에 설립한 가족 경영. 샴페인 하우스란다. 다이내믹 어쩌고 하는 건 그냥 미사여구인 걸로... 일단 맛을 보자.
Champagne Charles de Cazanove Rose Brut NV
상큼한 체리와 붉은 베리 풍미가 봄의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린다. 이스트 힌트는 가볍게 스치는 정도고 신맛 또한 매우 절제된 스타일로 피니시의 여운이 짧다. 풍미의 밀도 또한 가볍고 바디 또한 무겁지 않아 편안하게 마시기는 좋은 스타일.
사실 살짝 아쉬웠지만 마트에서 파는 가격을 생각하면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같이 마신 부모님의 반응이 너무나 좋았으므로. 가족 모임이나 집들이, 파자마 파티 등에서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다음 차례는 레드. 믿고 마시는 토레스다. 한 때 "토레스는 배신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달고 살았었지. 지금도 꽤나 좋아하는 생산자 중 하나다. 페니데스(Penedes)가 근거지지만 리베라 델 두에로, 리오하 등 스페인 주요 산지는 물론 칠레, 미국 등 해외 유수의 산지로도 활발하게 진출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Torres, Altos Ibericos Rioja 2015
완숙한 라즈베리, 검은 베리 풍미에 삼나무 향과 달큰한 오크 뉘앙스가 진하게 드러난다. 입에서 또한 완숙 과일과 오크 바닐라 풍미가 합쳐져 들큰한 인상이 강하다. 전반적으로 오크가 너무 강하게 느껴지지만 과일 풍미 또한 그만큼 받쳐 주기 때문에 마실 만은 하다. 하지만 절제되지 못한 스타일이 아쉬운 것도 사실. 토레스이니까 더욱. 좀 더 미묘하게 조화를 이뤘으면 좋으련만. 조금 더 숙성해서 오크와 과일 뉘앙스를 누그러트리면 나으려나.
와인의 아쉬움을 질 좋은 고기들이 달래주었다.
한우 1+ 제비추리.
한돈 갈매기살.
가브리살과 벌집삼겹살.
불 위에서 지글지글.
훌륭하다. 이러니 부모님 댁에 자주 가지 않을 방도가 있나.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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