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한 낙지볶음. 사실 비주얼만큼 맵진 않았지만, 그래도 매운 음식에는 와인 페어링을 피하게 된다. 매운맛이 와인 풍미를 다 잡아먹어 버리는 데다 잘 어울리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
하지만 왠지 요 녀석이라면 왠지 괜찮을 것 같아서.
위베르 에 하이디 하우저 꼬팽 꼼 해쟁(Hubert et Heidi Hausherr, Copains Comme Raisins). 알자스 지역이라 독어식 이름과 불어식 이름이 섞여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발음이 더욱 어렵다. 저렇게 적는 게 맞나 싶...
레이블 하단에 이산화황이 자연적으로 함유되어 있다(contains sulfites naturally)는 표시가 있다. 내추럴 방식으로 만드는 이 와인은 이산화황을 첨가하지 않지만 발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이산화황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
병목 캡실의 비네롱 앙데펑덩(vigneron independant) 로고. 네고시앙 등을 통하지 않는 소규모 독립 생산자임을 뜻한다. 확실치는 않지만 대략 6천 정도의 생산자가 등록되어 있는 듯.
전형적인 알자스 스타일 보틀. 그리고 레이블이 바뀌었다.
작년 레이블은 위 썸네일에 보이는 대로. 둘 다 'Buddies as grapes'라는 뜻의 와인 이름과 잘 어울린다. 링크한 포스팅에 와인과 생산자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다.
부모님 댁에 갈 때 이 와인이 생각나는 이유는 술을 잘 안 하시는 어머니도 이 와인만큼은 잘 드시기 때문이다. 다른 와인은 많이 드셔야 한 잔 정도인데 이 와인은 무려 두 잔을 드신다. 풍미도 좋고 알코올도 잘 안 드러나 입에 잘 맞는다고.
Hubert et Heidi Hausherr "Copains Comme Raisins" 2018 Alsace
위베르 에 하이디 하우저 "꼬팽 꼼 해쟁" 2018 알자스
뽀얀 백도와 자두 과육 같은 탁한 컬러에 오렌지빛 홍조가 살짝 감돈다. 2017년 빈티지보다는 붉은 기운이 좀 빠진 듯. 알코올 함량은 작년(12.5%)보다 2%나 올랐다. 하지만 알코올 기운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 화사한 흰 꽃 향과 달콤한 포도, 자두, 백도, 멜론 같으 과일 풍미가 명확하면서도 편안하게 드러난다. 내추럴 와인 특유의 향은 친근한 정도로 가볍게 곁들여지는 수준. 여름에는 권장 온도(섭씨 12도)보다 조금 더 차갑게 마시기 시작해서 온도를 올리며 풍미를 즐기는 것도 좋겠다.
너무 형식과 격식을 따지기보다는 음식과 함께 편안하게 즐겨도 충분히 맛있는 와인. 예상대로 낙지볶음과도 매우 좋은 궁합을 보였다. 한식, 양식을 따지지 않고 편안하게 페어링해도 될 듯.
이번에는 여수 장인장모님 댁에서. 숯불에 구운 목살과 함께.
장인어른은 특별히 말씀은 안 하셔도 맘에 드는 술과 아닌 술을 마시는 속도가 다른데, '꼬팽 꼼 해쟁'은 속도가 빨랐다 ㅎㅎㅎ 아무래도 다음 빈티지는 최소 6병 단위로 주문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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