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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시음회·전시회·세미나

에트나 와인(Etna DOC) 개괄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7. 31.

얼마 전 강남의 문어 요리 전문점 '옥토스'에서 진행한 모임. 리스트의 중심에는 에트나(Etna)가 있었다. 어쩌다 보니 이런저런 에트나 와인들이 모이기도 했고, 나의  에트나 사랑도 10년이 넘었으니 한 번쯤 정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불곤인 듯 키안티 아닌 바롤로 같은 너~♬"

 

에트나 레드 와인(Etna Rosso)을 묘사할 때 가장 자주 접하는 표현은 '부르고뉴와 바롤로를 섞어 놓은 것 같다'는 것이다. 부르고뉴처럼 우아하고 섬세하며, 바롤로 같은 힘과 골격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묵직하거나 두툼한 느낌은 아니지만, 붉은 베리 풍미와 명확한 미네랄 뉘앙스, 좋은 산도와 탄탄한 구조를 지니며, 숙성 잠재력 또한 충분하다. 때문에 2000년대 초반부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네임드 생산자들 또한 속속 에트나로 진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상당한 팬을 확보한 듯. 

 

 

출처: https://www.winemag.com/2019/04/16/beginners-guide-to-the-wines-of-sicily/

그런데 에트나(Etna)는 어디? 위 지도의 오른쪽에 보이는 바와 같이 이탈리아 최남단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인 시칠리아 동쪽 해안 가운데쯤에 있다. DOC의 모양이 마치 그믐달 같은데, 움푹 파인 부분에 화산 봉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에트나는 시칠리아 동쪽 끝에 위치한 화산의 이름이자 그 지역에서 만드는 와인의 이름이다. 그런데 에트나는 한라산처럼 휴화산이 아니다. 아직도 살아있는, 그것도 유럽에서 가장 큰 활화산이다.

 

 

출처: https://apnews.com/051bd59bb7e34100a3fc299a83b3db02

최근까지도 주기적으로 용암과 화산재를 분출한다. 위 사진은 2019년 5월 분출 사진..ㅎㄷㄷ 이렇게 위험한 지역에서 와인을 만든다니;;; 실제로 파소피시아로의 오너인 안드레아 프랑케티(Andrea Franchetti)가 쓴 글을 보면 포도밭에서 일하고 있는데 화산재가 날려 떨어지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출처: https://www.benanti.it/en/

하지만 그런 험악한 환경 덕에 훌륭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떼루아를 갖게 되었다는 아이러니. 시칠리아섬은 지중해의 영향으로 기후가 온화하고 따뜻하다. 하지만 에트나 화산은 해발 3300m에 이를 정도로 높고, 포도밭은 보통 5-600m 이상의 높은 지대에 있기 때문에 비교적 서늘하다. 지역에 따라서는 밤이 되면 8월에도 몸이 오들오들 떨릴 정도로 추운 경우도 있다고. 참고로 이탈리아에서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포도밭(해발 1200m)이 에트나에 있다. 그리고 에트나의 포도밭은 화산 봉우리를 중심으로 그믐달처럼 북-동-남쪽에 형성되어 있어 일조량이 많으며 지중해의 영향 또한 직격으로 받는다. 때문에 온화한 낮에는 포도가 완숙하고, 서늘한 밤에는 산도를 잃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포도밭은 용암과 화산재로 구성된 척박한 토양. 게다가 불규칙한 산악 지형이라 지역 별로 다양한 미세 기후적 특징을 보인다. 때문에 콘트라다(contrada)라고 하는 개별적인 개성을 지닌 133개의 소지역이 존재한다.  콘트라다는 마을이나 포도밭 이름처럼 레이블에 공식적으로 표기할 수 있다.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이 고루 갖춰진 셈이다. 

 

더보기

List of contrade: Acquafredda, Airone, Alboretto–Chiuse del Signore, Algerazzi, Allegracore, Arcuria, Arena, Arrigo, Baldazza, Barbabecchi, Blandano, Bocca d’Orzo, Bragaseggi, Calderara, Calderara Sottana, Campo Rè, Cancelliere–Spuligni, Cannarozzo, Canne, Caristia, Carpene, Carranco, Caselle, Cavaliere, Cavotta (Treccastagni), Cavotta (Zafferana), Chiusa Politi, Ciarambella, Città Vecchia, Civita, Collabbasso, Cottanera, Croce Monaci, Crocittà, Dafara Galluzzo, Diciasettesalme, Dragala Gualtieri, Eremo di S. Emilia, Feudo, Feudo di Mezzo, Fleri, Fornazzo, Fossa Gelata, Fossa San Marco, Friera, Giunta, Grasà, Grotta Comune, Grotta della Paglia, Guardiola, Imbischi, Imboscamento, Iriti, Lavina, Maiorca, Malpasso, Mantra Murata, Marchesa, Martinella, Mille Cocchita, Monaci, Monte Gorna, Monte Ilice, Monte Rosso, Monte S. Nicolò, Monte Serra, Montedolce, Montelaguardia, Moscamento, Muganazzi, Muri Antichi, Palmellata, Panella–Petto Dragone, Passo Chianche, Passo Pomo, Paternostro, Petrulli, Pettinociarelle, Piano dei Daini, Piano dell’Acqua, Piano Filici, Pianodario, Pianogrande, Picciolo, Pietra Marina, Pietralunga, Pietrarizzo, Pignatone, Pignatuni, Pino, Piricoco, Pisanello, Pisano, Pomiciaro, Pontale Palino, Praino, Primoti, Rampante, Rapilli, Rinazzo, Rocca d’Api, Ronzini, Salice, San Giovannello, San Lorenzo, San Teodoro, Santo Spirito, Sarro, Scacchieri, Schigliatore, Sciambro, Sciara Nuova, Sciarelle, Scimonetta, Spadatrappo, Statella, Stella, Taccione, Torreguarino, Torretta, Tre Monti, Trimarchisa, Vaccarile, Valle Galfina, Valle San Giacomo, Vena, Verzella, Vignagrande, Villagrande, Viscalori, Volpare, Zottorinotto, Zucconerò

 

 

에트나 DOC는 레드, 화이트, 로제, 스파클링을 모두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레드가 메인으로 생산량의 60%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화이트 30%, 로사도(7%)와 스푸만테(3%). 화이트 와인은 한국에서도 종종 보이지만 로제와 스파클링을 본 적은 없다.

 

주요 품종은 네렐로 마스칼레제(Nerello Mascalese)와 카리칸테(Carricante). 레드/로제 와인에는 네렐로 마스칼레제를 중심으로 네렐로 카푸치오(Nerello Cappuccio)가 부수적으로 쓰인다. 화이트에는 카리칸테가 메인, 카타라토(Catarratto)가 함께 쓰인다. 

  • 에트나 로쏘(Etna Rosso) : 네렐로 마스칼레제 80% 이상, 네렐로 카푸치오 20% 이하, 기타 허용 품종 10% 이하.
  • 에트나 비앙코(Etna Bianco) : 카리칸테 60% 이상, 카타라토 40% 이하, 기타 허용 품종 15% 이하. 수페리오레(Superiore)에는 카리칸테를 80% 이상 사용해야 한다.

 

네렐로 마스칼레제 품종 (출처: http://www.santamarialanave.com/en/nerello-mascalese-grape)

에트나 로쏘의 메인 품종이자 실질적으로 에트나를 대표하는 품종인 네렐로 마스칼레제(Nerello Mascalese)는 검은 컬러에 산도가 좋고 특유의 프레시한 허브와 붉은 과일 풍미, 토양의 뉘앙스(earthy)와 섬세한 미네랄리티를 지닌 품종이다. 잘 숙성하면 위대한 부르고뉴와 바롤로 와인에 비견할 수 있는 복합적이고 미묘한 풍미를 드러낸다고. 이름의 네렐로는 '검다'는 의미이고 마스칼레제는 에트나 화산과 해안 사이에 위치한 마스칼리 평원(Mascali plain)에서 유래했다. 에트나 외에도 시칠리아와 이태리 남쪽 일부에서 블렌딩 품종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흔치는 않은 듯. DNA의 검사에 따르면 산지오베제(Sangiovese)의 후손으로 카리칸테와도 연계가 있다고.

 

네렐로 마스칼레제의 블렌딩 파트너인 네렐로 카푸치오(Nerello Cappuccio)는 비교적 짙은 컬러에 산미가 좋으며 체리 풍미를 지닌 품종이다. 따라서 에트나 로쏘에 컬러를 더하고 퍼퓨미한 뉘앙스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싹이 일찍 트는 조생종이라 이른 봄의 서리가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카리칸테 품종 (출처: https://planeta.it/en/wine/etna-bianco-en)

카리칸테(Carricante)는 1천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품종으로 시칠리아 동쪽의  높은 고도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낸다. 산미가 좋은데다 수확량 또한 많아 더욱 사랑받는 품종. 천천히 익는 만생종인데 산도는 9월까지도 길게 유지된다. 와인으로 양조하면 다양한 시트러스 풍미와 그린 애플 풍미에 시원한 허브 아로마와 미네랄리티가 동반된다. 리(lees)와 함께 숙성하면 꿀 뉘앙스와 크리미한 질감을 얻을 수도 있다.

 

카타라토(Catarratto)는 카리칸테의 블렌딩 파트너로 거의 시칠리아 섬 안에서만 재배된다. 수확량이 많으며 중성적인 풍미와 낮은 산도를 지녀 주로 저렴한 와인이나 마르살라(Marsala)의 재료로 쓰인다. 하지만 좋은 생산자가 공들여 만들면 바삭한 레몬 풍미를 지닌 주시한 와인이 나온다고. DNA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베네토 부근에서 소아베(Soave)를 만드는 가르가네가(Garganega) 품종의 후손이라고.

 

 

와인 리스트. 모임에서는 제대로 못 찍을 것 같아 미리 찍어두었다. 역시 예상이 맞았... 하필 애정하는 베난티(Benanti)가 없어서 아쉬웠지만,

 

 

'파소피시아로 콘트라다 C(Passopisciaro Contrada C)'가 그 아쉬움을 완벽히 케어해 주었다.

 

 

 

와인 소개는 마실 때 간단히 메모한 내용과 각 생산자 홈페이지의 양조 방법 소개 자료를 기준으로 가볍게 작성했다.

 

Tenuta delle Terre Nere, Etna Bianco 2018 / 테누타 델레 테레 네레 에트나 비앙코 2018

 

은은한 흰 꽃과 딱딱이 백도 같은 아로마에 백후추 힌트, 세이버리한 뉘앙스에 오묘한 미네랄리티가 더해진다. 카리칸테 비율이 약 65-70% 정도인데, 원래 포도밭에 섞여 있던 카타라토 20%, 그레카니코(Grecanico) 5%, 미넬라(Minnella) 5% 등을 필드 블렌딩했다.

 

 

Tenuta delle Terre Nere, Etna Rosso 2018 / 테누타 델레 테레 네레 에트나 로쏘 2018

 

은은한 붉은 과일향에 시나몬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와 타르 같은 미네랄 뉘앙스가 느껴진다. 입에 넣으면 드라이한 첫인상과 함께 깔깔한 타닌감이 은근히 느껴진다. 야리야리하지만 꼿꼿함이 느껴지는 스타일. 북향 밭의 네렐로 마스칼레제 95%에 네렐로 카푸치오 5% 블렌딩. 알코올 발효가 끝날 때까지 침용하며, 이후 1년 정도 나무통에서 숙성한다.

 

 

테누타 델레 테레 네레(Tenuta delle Terre Nere)이탈리아계 미국인이자 와인 상인이었던 마르코 데 그라치아(Marco de Grazia)2002년 에트나 북쪽 사면에  설립한 와이너리.  Terre Nere(검은 토양)는 에트나의 검은 화산질 토양에서 따온 이름이다. 보유한 55ha의 토지 중 포도밭은 24ha로 조만간 38ha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포도밭은 해발 600-1000m의 비탈진 경사면에 위치하는데, 설립 당시부터 모두 유기농법을 적용하고 있다. 대부분 수령 50-100년에 이르는 올드 바인이며, 특히 필록세라 이전에 식재된 수령 140년에 이르는 포도밭도 있다. 특히 4개 크뤼, 24개 파셀로 나뉘는포도밭 중 싱글 빈야드로 생산되는 와인들로 유명하다. 에트나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

 

 

Tenuta Tascante, Buonora Etna Bianco 2018 / 테누타 타스칸테 부오노라 에트나 비앙코 2018

 

청사과 향과 쌉쌀한 청귤, 비교적 뉴트럴한 미네랄 뉘앙스가 전반적으로 편안하게 드러나는 와인. 아직 어린 느낌이 완연하다. 해발 600m 북향 포도밭에 2000년 식재한 카리칸테 품종 100%을 사용하여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 후 4개월 숙성한다.

 

 

Tenuta Tascante, Ghiaia Nera Etna Rosso 2016 / 테누타 타스칸테 기아이아 네라 에트나 로쏘 2016

 

향긋한 붉은 꽃과 레드 베리 풍미, 말랑한 질감과 비교적 부드러운 타닌이 좀 더 친근한 인상을 선사한다. 먼저 마신 테누타 델레 테레 네레에 비해 확실히 부드럽고 음용성이 좋은 느낌. 2년의 차이가 반영된 것 같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2004년/2007년 해발 600m 북향 밭에 식재한 네렐로 마스칼레제 100%로 양조. 섭씨 25-30도에서 6일간 짧게 침용 후 25hl 뉴트럴 오크에서 12개월 숙성한다.

 

 

테누타 타스칸테(Tenuta TascantE)는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명가 타스카 달메리타가 에트나에 세운 와이너리다. 이름부터 'Tasca+antE'인데, antE는 쉽게 알 수 있다시피 Etna를 거꾸로 쓴 것. 로꾸꺼 로꾸꺼 로꾸꺼 라해말! 이 프로젝트는 타스카 가족이 우연히 에트나 산에 골프를 치러 갔다가 에트나 지역의 떼루아와 역동성을 발견하여 시작되었단다. 2007년부터 에트나 지역 포도밭을 구매해 와인을 양조했는데 초반에는 여러 가지 역경이 있었다. 처음 구매했던 남쪽 포도밭은 3년 연속 해일 피해를 입어 결국 북쪽으로 근거지를 옮겼다고. 게다가 에트나 지역에 양조장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에트나 DOC'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에트나 지역의 포도만 사용했음에도 레이블에는 단지 'Sicilia'라고 표기했다고. 2016년에 비로소 양조장 건립이 완료되어 에트나 DOC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4개의 콘트라다 와인을 생산하며, 화이트와 레드 외에 로제 와인도 만들고 있다.

 

타스카 달메리타는 시칠리아 중앙에 위치한 테누타 레가레알리(Tenuta Regaleali)에서 1830년부터 이어져 왔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칠리아의 다양한 떼루아에 눈을 돌려 '테누타 타스칸테' 외에도 몇 개의 개별 프로젝트 와이너리를 가지고 있다. 섬의 독특한 떼루아에 반한 것인지 작은 섬에 위치한 것이 많은데, 시칠리아 서쪽 마르살라(Marsala) 바로 앞에 위치한 모찌아(Mozia) 섬에서 그릴로 품종(Grillo)으로 와인을 만드는 '폰다치오네 휘태커(Fondazione Whitaker)', 북쪽 살리나(Salina) 섬에서 말바시아 품종을 사용하는 '테누타 카포파로(Tenuta Capofaro)'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팔레르모 남서쪽에 위치한 '테누타 살리에르 드 라 투르(Tenuta Sallier de La Tour)'는 시라 품종을 중심으로 네로 다볼라(Nero d'Avola), 인촐리아(Inzolia), 그릴로 등의 품종으로 와인을 만든다.

 

 

Alta Mora, Etna Rosso 2016 / 알타 모라 에트나 로쏘 2016

의외로 블랙베리 같은 검은 베리 풍미가 강하게 드러나며 입에서도 깔깔한 타닌이 남는다. 다른 에트나 로쏘들과는 좀 다른 느낌. 좀 더 숙성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해발 6-800m에 위치한 포도밭의 20년 수령 네렐로 마스칼레제 100%로 양조한다. 제경 후 가볍게 압착하여 알코올 발효 및 유산 발효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진행하며, 이후 25hl 오크통에서 정제한다.

 

 

알타 모라(Alta Mora) 역시 시칠리아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 쿠수마노 산하의 와이너리다. 가족 경영이라지만 500ha가 넘는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와이너리로, 현재는 3대인 디에고와 알베르토(Diego and Alberto Cusumano) 형제가 운영하고 있다. 그들은 네로 다볼라(Nero d'Avola) 품종을 비롯 국제 품종 포함 다양한 품종으로 시칠리아 각지에서 와인을 생산하는데, 2013년 에트나로 눈을 돌려 현재 5개의 콘트라다를 보유하고 있다. 생산하는 와인은 2개의 콘트라다 와인과 레드, 화이트, 로제. 

 

 

Terrazze dell'Etna, Carusu Etna Rosso 2014 / 테라쩨 델레트나 카루수 에트나 로쏘 2014

 

붉은 과일 풍미와 스파이시함 미네랄리티가 어우러져 6년이 지났음에도 쫀쫀한 인상을 주는 와인. 네렐로 마스칼레제 80%, 네렐로 카푸치오 20% 블렌딩. 6개월 나무통에서 숙성 후 병입하여 24개월 추가 숙성 후 출시한다. 

 

테라쩨 델'에트나(Terrazze dell'Etna) 와이너리는 2008년 팔레르모 출신 엔지니어 니노 베빌라크카(Nino Bevilacqua)가 설립했다. 당시 이탈리아의 명성 높은 와인메이커 리카르도 코타렐라(Riccardo Cotarella)가 도움을 주었다고. 36헥타르가 넘는 소유지에서는 포도 외에도 포도밭, 올리브 나무, 벚나무, 밤나무, 참나무 등이 어우러져 자란다. 해발 고도는 약 600~950m. 와이너리의 이름은 농장을 매입하면서 복원시킨 전통적인 테라스 방식에서 따왔다. 스파클링을 포함해 10여 종이 넘는 와인을 만든다.

 

 

Passopisciaro, Contrada C 2012 Terre Siciliane / 파소피시아로 콘트라다 C 2012 테레 시칠리아네

 

구수한 오크 뉘앙스가 은은하게, 밀도 높은 검붉은 베리 풍미에 조약돌 같은 미네랄리티가 곁들여진다. 전작이 많았지만 확실히 품격이 느껴지는 프리미엄 와인. 70-100년 수령의 네렐로 마스칼레제 100%를 사용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0일간 알코올 발효 후 18개월 동안 커다란 중성적인 오크 배럴에서 숙성. Contrada C의 풀 네임은 키아페마치네(Chiappemacine)인데, 해발 550m 정도로 파소피시아로가 보유한 포도밭 중 가장 낮은 곳에 있다고. 보통 풀 바디에 원만한 스타일의 와인이 생산된다고 한다.

 

 

파소피시아로(Passopisciaro)는 토스카나에서 테누타 디 트리노로(Tenuta di Trinoro) +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품종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안드레아 프랑케티(Andrea Franchetti)가 설립한 와이너리다. 그는 2000년 처음 에트나에 오자 마자 에트나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파쏘로쏘(Passorosso)와 파쏘비앙코(Passobianco), 그리고 여러 개의 콘트라다 와인을 만든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에트나 DOC를 쓰지 않고 테레 시칠리아네(Terre Siciliane) IGP를 쓴다는 것. 파쏘로쏘는 최근 에트나 DOC를 쓰는 것 같은데, 예전에는 그마저도 테레 시칠리아네 IGT였다. 그리고 쁘띠 베르도(Petit Verdot)와 세사네제 다필레(Cesanese d’Affile) 품종을 섞어 수퍼 에트니언(Super-Etnean)을 표방하는 프랑케티(Franchetti)라는 와인도 만든다. 역시, 천재에 기인이다.

 

 

 

확실히 에트나는 매력적인 지역이다. 마시면 마실 수록 그 매력에 빠져드는 듯. 문제는 작은 지역이라 가격이 점점 상승한다는 것인데, 미리미리 즐기고 셀러링 할 녀석을 골라 둘 수 밖에는 없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조만간 또...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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