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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시음회·전시회·세미나

그리스 서부 PDO와 PGI 와인 전시회(Exploring the PDO and PGI wines of Western Greece)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7. 16.

지난 7월 7일 열린 서 그리스 와인 전시회(Exploring the PDO and PGI wines of Western Greece). 그리스는 이탈리아만큼이나 유니크한 토착 품종이 많고, 생산하는 와인의 스타일 또한 다양한 나라다. 확실한 와인 생산 전통을 기반으로 최근 현대화까지 진행되면서 품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는 중이다. 생산량이 많지 않은 데다 내수 소비가 많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은 국내 수입량이 많지 않아 한국에서 쉽게 만나기 어렵다는 점이 아쉬울 뿐.

 

하지만 감사하게도 이번 전시회 덕분에 새로운 그리스 와인을 만날 기회를 얻었다. 특히 그리스 서부 와인은 더욱 생소한 편이기에 더욱 반가웠다. 세션 당 150명으로 참석자를 제한한 것으로 아는데, 코로나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며 폭증하기 시작한 첫날이어서인지 불참자가 많았던 것 같다. 상당히 한산한 분위기에서 여유롭게 시음할 수 있었다.

이날 전시회에서는 20여 와이너리에서 출품한 77개 와인이 소개됐다.

 

 

그리스 서부 PDO와 PGI 와인 마스터 클래스(Masterclass : the PDO and PGI wines of Western Greece)

 2021 서(西) 그리스 PDO/PGI 마스터 클래스(the PDO and PGI wines of Western Greece 2021). 그리스 최초의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 콘스탄티노스 라자라키스(Konstantinos Lazarakis) 씨가 줌을 통..

wineys.tistory.com

같은 날 마스터 오브 와인 콘스탄티노스 라자라키스(Konstantinos Lazarakis MV) 씨가 진행한 온라인 줌 세미나는 별도 포스팅으로 정리했다.

 

통 그리스의 대표 품종이라고 하면 화이트는 아씨르티코(Assyrtico), 모스코필레로(Moschofilero), 말라구지아(Malagousia), 레드는 시노마브로(Xinomavro)와 아기오르기티코(Agiorgitiko) 정도를 꼽는다. 하지만 그리스 서부를 대표하는 품종들은 완전히 달랐고, 대단히 희소한 품종들도 상당수 섞여 있었다. 

팬데믹 상황으로 전시회는 2시간씩 세 세션으로 나누어 세션 당 참석자 수를 제한했다. 그래서 국제 품종 등은 과감히 포기하고 흥미가 있었던 서 그리스의 대표적인 품종들과 주정 강화 와인을 중심으로 테이스팅했다. 그랬음에도 상당히 시간이 모자라서 쉴 틈이 전혀 없었다는... 

테이블은 품종이나 스타일 별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특이한 점은 모든 와인을 블라인드로 제공했다는 것. 편견 없이 와인의 특징과 품질을 판단하게 하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 와인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좋았다. 다만 전시회가 끝난 후에는 이메일로라도 어떤 와인이었는지 알려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마지막까지 와인의 정체를 알려주지 않은 점은 좀 아쉽다. 

 

아래는 시음기.

테이블 1은 서 그리스에서 가장 중요한 화이트 품종인 로디티스(Roditis)가 주인공이었다. 가장 집중해서 테이스팅했고, 흥미로운 와인들도 많았다. 원래 핑크색 껍질을 지닌 품종이기 때문에 껍질을 침용해 오렌지 와인(orange wine) 스타일로 만들면 상당히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오렌지, 내추럴(natural) 계열의 와인들이 다수 보였다.

 

로디티스(Roditis)는 '서 그리스 포도의 왕'으로 불리는 품종으로, 과일향이 풍부한 부드러운 와인부터, 숙성 잠재력이 뛰어나고 미네랄이 느껴지는 와인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한다. 가뭄에 강하고 생장력이 좋아 수확량 또한 많은 편이지만, 각종 질병에 취약해 주의를 요한다. 또한 너무 수확량이 많으면 저품질의 평범한 와인이 생산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적절한 클론을 재배하고 수확량을 잘 조절해 양질의 포도를 수확한다면, 그 품질 잠재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재배한 로디티스의 품질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 그리스 서부 지역 PDO : Patra 
  • 그리스 서부 지역 PGI  : Achaia, Slopes of Aigialia, Ilia

 

dry white 2020 / PDO Patra(Achaia)

섬세한 미네랄과 청포도, 라임 등 녹색 과일의 신선하고 향긋한 아로마. 신맛은 튀진 않지만 확실히 드러나며, 자두와 청포도 과육 같은 풍미가 짭조름한 미감과 함께 드러난다. 미디엄 바디에 피니시는 길지 않은 편. 인상적이진 않지만 누구나 편안하게 마실 만한 맛있는 화이트 와인이다.

프리런 주스만 사용해 이스트 첨가 없이 발효했다. 내추럴 양조방식을 적용해 5개월 동안 천천히 발효하고 유산 발효 또한 자연스럽게 진행했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리와 함께 6개월 숙성 후 정제와 여과 없이 약간의 이산화황만 첨가해 병입. 

 

dry white 2020 / PGI Slopes of Aigialia(Achaia)

시트러스 아로마와 어우러지는 레몬 같은 신맛과 가벼운 미네랄 힌트가 싱그러운 인상을 준다. 앞의 와인에 비해 신맛이 조금 더 도드라지는 편이며 짭조름한 뉘앙스가 은근한 여운을 남긴다. 좀 더 깔끔한 반면, 풍미의 복합성은 살짝 부족한 느낌. 

앞의 와인이 '자연스러운' 양조방식에 가깝다면, 이 와인은 일반적인 양조 방식(conventional)으로 만든 와인이다. 와이너리 도착 즉시 24시간 냉장한 후 프리 런 주스만 사용해 선별한 이스트를 첨가해 저온의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했다. 이후 리와 함께 탱크에서 2개월 숙성.

 

dry white 2020 / PGI Achaia(Achaia)

약간 탁한 옅은 오렌지 컬러. 확연한 '자연스러운' 인상. 완숙한 핵과, 멜론 등 열대 과일의 편안항 풍미가 코에서부터 입에 이르기까지 풍성하게 드러난다. 생생한 신맛과 감칠맛이 입맛을 당기며, 부담스럽지 않게 살짝 더해지는 산화 뉘앙스 또한 재미있다.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와인. 

'내추럴' 양조 방식을 적용해 효모 첨가 없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 후 탱크와 암포라에서 6개월 숙성했다. 필터링 없이 최소한의 이산화황만 첨가해 병입.

 

dry Orange 2020 / PGI Achaia(Achaia)

골드빛 감도는 확연히 탁한 오렌지 컬러. 익은 살구, 노란 열대 과일 풍미가 '자연스러운' 인상과 함께 드러난다. 은근한 정향 힌트와 함께 가벼운 수렴성이 적절한 산미와 어우러져 매력적으로 드러나며, 세이버리한 풍미가 친근하고 편안한 여운을 남긴다. 역시 마음에 들었던 로디티스. 내추럴/오렌지 와인 메이킹에 잘 맞는 품종인 듯. 

'내추럴' 양조 방식을 적용해 효모 첨가 없이 암포라에서 20일 동안 스킨 콘택을 하며 발효했다. 이후 암포라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6개월 숙성 후 필터링과 이산화황 첨가 없이 병입.

 

dry Orange 2020 / PGI Ilia(Ilia)

약간 탁한 느낌의 8번보다는 연한 은은한 골드 컬러. 하지만 숙성된 뉘앙스는 좀 더 직접적으로 느껴지며 환원취도 약간 있는 듯. 빡세게 스월링을 해 환원취를 날리고 나면 청포도, 시트러스 같은 상쾌한 아로마가 아름답게 드러난다. 입에서는 의외로 깔끔한 인상에 밸런스가 좋으며, 깔끔한 산미가 좋은 여운을 남긴다. 로디티스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와인. 찐이다, 찐!

'내추럴' 양조 방식을 적용해 줄기를 제거한 포도를 효모 첨가 없이 오픈된 탱크에서 12일간 스킨 컨택을 진행하며 발효한다. 피자주(pigeage)는 주기적으로 진행하며, 아무것도 첨가하거나 제거하지 않는다. 6개월 간 리와 함께 탱크에서 숙성 후 병입한다.

 

dry Orange 2019 / PDO Patra(Achaia)

동파이프가 연상되는 앰버 골드 컬러. 말린 붉은 베리 힌트와 감 같은 아로마, 약간의 정향과 블랙 올리브 뉘앙스. 입에 넣으면 극도로 드라이한 미감에 말린 붉은 베리 풍미가 이어진다. 실키한 미감은 고급스럽게도, 혹은 인위적(?)으로도 느껴지는데 약간의 치지한 뉘앙스와 함께 석고 같은 미네랄이 느껴진다. 강한 풍미와 산미가 밸런스를 이뤄 강한 구조감을 드러내는 와인. 포스는 있는데 내 스타일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효모 첨가 없이 30일 동안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침용 및 발효한 후, 6개월 동안 탱크에서 리와 함께 발효해 필터링 없이 병입한다.

 

 

테이블 2는 그리스를 대표하는 품종인 아시르티코와 아시르티코 블렌드. 그리스 서부에서는 아씨르티코를 이용해 과일향과 미네랄 풍미가 조화를 이루는 깔끔한 화이트 와인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를 대표하는 품종인 만큼 몇 가지를 골라서 시음했는데, 로디티스에 비해 큰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dry white 2020 / PGI Ilia(Ilia)

짭조름한 미네랄, 유산 힌트, 풋풋한 허브, 그리고 청사과와 시트러스 같은 상큼한 아로마가 드러난다. 청량감이 넘치며 약간의 잔당감이 드러나는 편안한 여운의 화이트로, 여름에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의 대용으로 좋을 것 같은 스타일.

줄기를 제거한 포도를 저온에서 48시간 동안 스킨 콘택한 후, 프리런 주스만 이용해 효모를 첨가해 온도 조절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다. 리와 함께 5개월 숙성한 후 필터링 해 병입한다.

 

dry white 2019 / PGI Ilia(Ilia)

아로마가 강하지는 않지만 리찌 같은 열대 과일과 백도, 서양배 풍미가 주를 이룬다. 풋풋함은 잘 제어되어 향긋하고 달콤한 뉘앙스만 예쁘게 드러난다. 입에서는 세이버리함이 가볍게 드러나는,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만한 타입.

저온에서 껍질과 함께 침용한 후  및 발효한 후, 효모를 첨가해 온도 조절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다. 

 

dry white 2020 / PGI Ilia(Ilia)

짙은 골드-앰버 컬러. 드라이한 미감에 완숙한 복숭아와 노란 과육 풍미. 꼭 오렌지 크림을 바른 비스킷 샌드 같은 인상이다. 크리미한 질감을 타고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지는 산미의 여운이 매력적이다. 아씨르티코도 역시 스킨 컨택한 와인들에 대한 선호가 확실히 높다. 

효모 첨가 없이 10-12일 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침용 및 발효한 후 탱크에서 6개월 숙성해 청징 및 여과 없이 병입한다. 

 

dry orange 2020 / PGI Ilia(Ilia)

탁한 오렌지 골드 컬러. 향이 잘 피어나지 않아 여러 번 스월링을 하니 꿈꿈한 숙성향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과일 향은 의외로 풋사과같이 날카롭고 섬세한 계열. 입에서는 가벼운 수렴성과 함께 산미가 제법 강하게 느껴져 살짝 공격적인 인상이다. 뭔가 깊이가 있을 것 같은 스타일인데, 때가 되지 않아서인지 살짝 애매하다. 

'내추럴' 양조 방법을 적용해 줄기를 제거한 포도를 오픈된 발효조에서 효모 첨가 없이 8일 동안 침용 및 발효한다. 피자주는 주기적으로 진행하며, 아무것도 더하거나 빼지 않는다. 40%는 프렌치 바리크에서, 60%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리와 함께 2개월 숙성한다. 정제 및 여과 없이 병입. 

 

 

향기로운 청포도와 희귀한 토착 품종들. 처음 들어보는 (혹은 기억이 나지 않는) 품종들 있어서 몇 가지 테이스팅 해 봤는데 그다지 흥미로운 와인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품종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아직 와인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져 품종과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이후에 참석한 마스터 클래스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시음한 5종의 와인 중 3종에서 사용된 시데리티스(Sideritis). 껍질이 약한 핑크빛을 띠며 로디티스의 블렌딩 파트너로도 사용한다. 신맛이 강하고 꽃과 서양배, 시트러스 풍미와 미네랄이 드러나는 스파이시한 품종이다. 거의 멸종 직전이었던 희소한 품종인 것 같지만 최근 부활하는 중이라고.

  • 그리스 서부 지역 PDO : 없음 
  • 그리스 서부 지역 PGI  : Achaia, Slopes of Aigialia

 

dry white 2020 / PGI Achaia(Achaia)

그리니 컬러. 아주 잔잔하게 탄산감이 살짝 드러나는 느낌. 청사과, 라임, 서양배 힌트. 산미는 의외로 강하게 드러나지 않은 편이며 볼륨감은 있는데 구조감은 강하지 않은 인상이다. 여운도 짧은 편. 좋게 말하면 편안하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무난하다.

줄기를 제거하지 않고 직접 압착하여 효모 첨가 없이 70%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30%는 암포라에서 발효한다.

 

dry white 2020 / PGI Achaia(Achaia)

위와 유사한 그리니 컬러. 풋사과 (꼭지), 오묘하게 화한 허브 뉘앙스. 드라이한 미감에 산미는 역시 가벼운 편이다. 뭔가 심심한 느낌... 

효모 첨가 없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하며, 숙성하지 않고 병입한다. 

 

dry white 2020 / PGI Achaia(Achaia)

노란빛 감도는 그린 컬러. 특징적인 모과 풍미, 사과, 가벼운 미네랄. 산미는 적당한 편인데 전반적으로 심심하다.

라고르티(Lagorthi)라는 생소한 품종. 줄기를 제거하지 않고 직접 압착하여 효모 첨가 없이 70%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30%는 암포라에서 발효한다.

 

dry white 2020 / PGI Ilia(Ilia)

호손 같은 향긋한 흰 꽃 향. 레몬, 라임 같은 시트러스와 서양배의 달콤한 향이 어우러져 꼭 사이다 같은 인상을 풍긴다. 신맛은 적당하며 드라이한 미감과 함께 약간의 쌉쌀한 뉘앙스가 피니시에 남는다. 향은 나쁘지 않은데 애매하게 중성적인 미감은 살짝 아쉬운 부분. 

티낙토로고스(Tinaktorogos, Asproudes)라는 생소한 품종. 온도 조절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한 후, 6개월 간 숙성한다. 

 

dry white 2020 / PGI Achaia(Achaia)

열대 과일의 달콤한 풍미가 미친 듯이 화사하게 드러난다. 뮈스카 특유의 아로마틱함이 유감없이 발휘된 듯. 풍미의 밀도처럼 입에서의 질감과 응축감 또한 상당해 달지 않은데 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 과일 풍미는 너무나 완숙해 약간 과숙한 느낌이 들 정도이며, 여운은 길지만 섬세함 부족이 약간 아쉽다. 

줄기를 제거한 포도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이스트를 첨가해 발효한 후, 3개월 동안 리와 함께 탱크에서 숙성한다.

 

 

화이트 블렌드와 국제 품종들. 국제 품종은 아쉽지만 스킵하는 걸로.

 

로제(드라이, 세미-드라이, 세미-스위트). 이 역시 시음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역시 시간 관계상 통과. 

 

 

6번 테이블은 마브로다프네(Mavrodaphni)와 클래식 블렌드. 마브로다프네는 그리스 서부를 대표하는 레드 품종인데, 원래는 스위트한 주정 강화 와인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품종이다. 최근에는 드라이 와인을 선호하는 세계적 트렌드에 따라 드라이 와인으로도 많이 양조하는 추세라고 한다. 시간 관계상 건너뛰었다가 전시장에서 만난 지인의 추천으로 두 종 정도 테이스팅했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 테이블도 제대로 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번지는 순간.

마브로다프네 품종에 대한 개요는 아래 스위트 마브로다프네 테이블에서.

 

dry red 2019 / PGI Achaia(Achaia)

가볍게 꿈꿈한 뉘앙스가 스친 뒤로 생 허브와 감초, 시나몬 캔티, 검붉은 베리 등 복합적인 풍미가 드러난다. 둥글둥글한 타닌의 부드러운 질감을 타고 적절한 신맛과 드라이한 미감이 좋은 여운을 남긴다. 어린데도 즐겁게 마실 수 있는,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 숙성 잠재력을 갖춘 미디엄 풀 바디 와인이다.

줄기를 제거한 포도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오랜 시간 침용한 후 이스트 첨가 없이 발효한다. 오직 프리 런 와인만 사용하며 15개월 동안 프렌치 오크 70%, 아메리칸 오크 30%(30% new)에서 숙성한 후 필터링 없이 병입한다. 

 

dry red 2014 / PGI Achaia(Achaia)

매콤한 스파이스와 삼나무, 흑연, 붉은 베리 풍미와 가벼운 숙성 뉘앙스. 입에서는 드라이한 인상에 신맛이 상당히 드러난다. 타닌은 쫀쫀하지만 질감 자체는 부드러운 느낌. 빈티지로부터 7년이 흘렀는데도 아직 어린 느낌이다. 구조가 견고하고 풍미의 밀도도 탄탄한 것이 명확한 장기 숙성형 와인. 어떤 와인인지 정체가 궁금하다. 

마브로다프네 60%에 마브로 칼라브리티노(Mavro Kalavritino) 40% 블렌딩.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이스트를 첨가해 알코올 발효, 바리크에서 젖산 발효를 진행한 후 31개월 동안 프렌치 오크 배럴(100% new)에서 숙성한다.

 

 

아브구스티아티스(Avgoustiatis)와 기타 토착 품종들. 이름부터가 상당히 어렵다;;; 아쉽지만 생략.

 

레드 품종인 아브구스티아티스로 만든 와인은 허브와 페퍼, 붉은 과일, 초콜릿 풍미가 드러난다. 주로 중단기 숙성용 와인을 만드는 듯.

  • 그리스 서부 지역 PDO : 없음 
  • 그리스 서부 지역 PGI  : Ilia

 

레드 국제 품종과 블렌드. 스킵.

 

기대감 뿜뿜이었던 스위트 마브로다프네(Sweet Mavrodaphni). 주정강화 러버인 나로서는 가장 관심이 갔던 테이블. 실제로도 전반적인 퀄리티가 나쁘지 않았다. 포트 와인과 유사한 느낌을 받은 것도, 상당히 다른 인상을 받은 것도 있었는데, 가격만 괜찮다면 스위트 주정강화 와인 카테고리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듯. 실제로도 유럽에서는 대표적인 스위트 레드 와인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인지도가 떨어질 뿐.

 

마브로다프네라는 이름은 '마브로=검은', '다프네=월계수 잎'의 결합이다. 당연히 짙은 컬러와 월계수 잎의 풍미가 특징이다. 게다가 타닌과 신맛, 풍미의 밀도 모두 상당히 높다. 당연히 구조감이 좋고 숙성 잠재력이 빼어난 퀄리티 레드 와인을 만들 수 있다. 역사적으로는 스위트 레드 와인으로 명성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드라이 와인도 많이 만들고 있다. 

  • 그리스 서부 지역 PDO : Mavrodaphni of Patra,
  • 그리스 서부 지역 PGI  : Achaia, Slopes of Aigialia, Ilia, Letrini

 

sweet fortified red NV / PDO Mavrodaphni of Patra(Achaia)

루비 포트가 연상되는 농축된 붉은 베리 풍미와 가벼운 산화 뉘앙스. 입에 넣으면 말린 베리와 잘 익은 조청 같은 풍미, 달콤함과 어우러지는 신맛의 밸런스가 훌륭하다. 과일의 신선함이 잘 살아있는 맑고 깨끗하며 신선한 인상의 주정 강화 와인. 주정 강화 와인 카테고리에서는 이런 와인의 선호도가 높지 않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마음에 들었다. 

이스트 첨가 없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 중 주정을 첨가해 자연스럽게 잔당을 남긴다(VDN). 4-5회 사용한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3-5년 정도 숙성.

 

sweet fortified red 2019 / PDO Mavrodaphni of Patra(Achaia)

처음 향을 맡으면 약간 매콤한 스파이스와 함께 뭔가 드라이한 인상을 받는데, '말린 베리'와 '덜 달다'는 의미 모두를 포함한다. 입에서는 매끈한 질감을 타고 검붉은 베리 풍미가 드러나며, 앞의 와인에 비해 (실제 잔당은 더 적은데도) 잔당감은 더 느껴지는 듯. 나쁘진 않은데 뭔가 좀 어중간하다.

파트라스(Patras)의 준 산악지역에 조성된 선택된 포도밭에서 재배해 꼼꼼히 선별한 마브로다프네 70%, 블랙 코린스(Black of Corinth)를 사용해 효모 첨가 없이 3일 동안의 침용한 후 발효했다. 포도 증류주로 주정 강화해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12개월 숙성. 

 

sweet fortified red 2018 / PDO Mavrodaphni of Patra(Achaia)

앞의 것들에 비해 과일 풍미는 살짝 가볍고 단맛은 좀 더 강하게 느껴진다. 묽은 컬러만큼이나 풍미도 묽은 인상이랄까. 이 카테고리에서 가장 아쉬웠던 와인.

이스트를 첨가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 중 주정을 첨가해 자연스럽게 잔당을 남긴다(VDN). 프렌치 오크와 아메리칸 오크에서 12개월 숙성 후 필터링을 진행해 병입.

 

sweet fortified red NV / PDO Mavrodaphni of Patra(Achaia)

앞의 와인들보다 확연히 강한 산화 뉘앙스와 숙성 향. 우디한 풍미가 과일 풍미보다 앞서 드러난다. 입에 넣었을 때도 삼나무와 흑연이 먼저 드러나다가 견과류 풍미와 함께 부드럽게 드러나는 연유와 캐러멜 같은 잔당감. 견과류와 캐러멜 풍미가 결합해 마치 땅콩 초코바를 액상으로 만든 것 같기도 하다. 말린 붉은 베리의 풍미도 아직 살아있으며 전반적으로 풍미가 괜찮다. 굳이 아쉬움을 말하자면 풍미의 밀도가 살짝 부족하다는 것.

이스트를 첨가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 4일 후 주정을 첨가해 자연스럽게 잔당을 남긴다(VDN). 오래된 프렌치 오크에서 7년 숙성.

 

sweet fortified red 2011 / PDO Mavrodaphni of Patra(Achaia)

탁한 느낌에 붉은빛이 살짝 감도는 토니 컬러. 향에서도 토니 포트 같은 인상을 살짝 받았다. 입에 넣으면 말린 베리와 곶감, 견과류 등의 풍미가 호두 껍질 같은 쌉쌀함, 신선한 허브 향과 함께 부드러운 질감을 타고 매혹적으로 드러난다. 향나무 같은 침엽수 뉘앙스의 여운 또한 훌륭하다. 시간이 갈수록 화한 느낌이 강해지는데, 그래서 원래도 적절한 단맛이 더욱 물리지 않는 듯. 마지막 한 잔으로 딱 좋을, 잘 만든 주정 강화 와인이다.

파트라스(Patras)의 준 산악지역에 조성된 선택된 포도밭에서 재배해 꼼꼼히 선별한 마브로다프네만 사용해 효모 첨가 없이 7일 동안의 침용한 후 발효했다. 포도 증류주로 주정 강화해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9년 숙성(총 10년 숙성). 

 

sweet fortified red 2003 / PDO Mavrodaphni of Patra(Achaia)

토니 컬러에 붉은 코어가 슬쩍 비친다. 부엽토와 연필심, 뭔가 씁쓸한 인상. 강한 허브와 감초, 말린 약재, 뭔가 강하게 말리다가 그을린 것 같은 독특한 풍미. 솔티(?)한 뉘앙스도 있어 단짠의 완성이지만 뭔가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풍미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부담스러웠음.

이스트 첨가 없이 오픈 나무 발효조에서 발효 중 와이너리에서 만든 주정을 첨가해 자연스럽게 잔당을 남긴다(VDN). 2-3회 사용한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17년 숙성.

 

 

마지막 테이블은 스위트 머스캇(Sweet Muscat). 뮈스카 품종으로 만든 주정 강화 스타일 스위트 와인이다. 생각보다 알코올이 튀어서 아쉬운 와인들이 많았지만, 마지막 와인만큼은 상당히 아름다웠다.

 

뮈스카는 지중해권에서 와인을 만드는 국가라면 대부분 사용할 정도로 널리 퍼진 품종이다. 뮈스카는 다양한 클론들이 존재하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뮈스카 블랑 아 쁘띠 그랭(Muscat Blanc a Petits Grains)과 뮈스까 달렉산드리(Muscat d'Alexandrie)다. 여기서 소개하는 화이트 뮈스카는 뮈스카 블랑 아 쁘띠 그랭과 유사한 계열로 봐야 한다. 이태리의 모스카토(Moscato) 역시 같은 계열.

  • 그리스 서부 지역 PDO : Muscat of Patra, Muscat of Rio Patra
  • 그리스 서부 지역 PGI  : Achaia

 

semi-sparkling semi-sweet white 2020 / PGi Achaia(Achaia)

코를 대면 딱 모스카토 다스티가 연상되는 향. 그런데 입에 넣으면 산미도 낮고, 당도도 모스카토 다스티를 떠올려서인지 예상보다는 낮으며, 임팩트가 약한 느낌이다. 알코올이 13%인 것 치고는 부담 없는 맛이지만, 그만큼 싱거운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뭔가 좀 어중간한 와인.

이스트를 첨가해 아스티(Asti) 방식으로 양조한 다음 3주 동안 리와 함께 숙성한다.

 

sweet fortified white 2020 / PDO Muscat of Patra(Achaia)

열대 과일 맛 아이스크림 같은 달콤한 향, 핵과, 익힌 배 등 풍미의 덴시티가 느껴진다. 단맛과 신맛이 적당하며 상쾌한 미감 또한 마음에 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튀는 알코올은 아쉬운 점.

자연스럽게 잔당을 남기는(VDN) 스타일로, 발효 전에 알코올을 첨가하며 숙성은 하지 않는다.

 

sweet fortified white 2020 / PDO Muscat of Patra(Achaia)

흰 꽃, 백도, 서양배, 흰 자두 사탕. 문제는 튀는 알코올이다. 위 이미지에 써 놓은 '전반적으로 알코올이 튀는 게 문제'라는 문구는 이 와인뿐만 아니라 이 카테고리 전체에 해당된다. 마지막 와인 정도가 예외일 뿐.

이스트를 첨가해 발효가 진행되는 초반에 알코올을 넣어 자연스럽게 잔당을 남기는(VDN) 스타일로, 숙성은 하지 않고 필터링 후 병입한다. 

 

sweet fortified white 2020 / PDO Muscat of Patra(Achaia)

석고 미네랄, 백도, 서양배, 흰 자두 사탕. 바로 전 와인과 향은 비슷하지만 입에서는 오묘하게 복합적인 뉘앙스가 느껴진다. 역시나 튀는 알코올이 문제. 이것 때문에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기기가 어렵다.  

파트라스(Patras)의 준 산악지역에 조성된 선택된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를 30시간 동안 냉장한 후 포도로 만든 알코올을 포도즙에 첨가한다. 발효는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품종의 풍미가 확연히 드러나는 달콤한 주정 강화 와인이 된다. 오크 숙성을 하지 않는다. 

 

sweet fortified white 2019 / PDO Muscat of Patra(Achaia)

미네랄, 국산 배, 레몬 같은 상큼함. 입에서는 '갈아 마신 배'와 같은 달콤함이 느껴진다. 처음에는 역시나 알코올이 튀지만 앞의 와인들에 비하면 밸런스가 좋다. 신맛도 잘 살아있고 질감 또한 괜찮은 편.  

자연스럽게 잔당을 남기는(VDN) 스타일로, 발효 전에 알코올을 첨가하며 숙성은 하지 않는다.

 

naturally sweet white 2017 / PDO Muscat of Rio Patra(Achaia)

반짝이는 골드 컬러. 농익은 살구, 꿀과 조청 뉘앙스. 입에 넣으면 매끈한 질감을 타고 완숙한 과일 풍미와 머스키 뉘앙스가 단맛과 함께 고혹적으로 피어난다. 단맛이 명확하면서도 신맛과의 밸런스가 좋아 전혀 부담스럽지 않으며, 살짝 드러나는 미묘함이 배력을 배가한다. 이 카테고리에서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와인. 

주정강화 와인이 아니라 햇볕에 말린 포도를 사용해 양조한 스위트 와인이다. 효모 첨가 없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 후 3년간 탱크에서 숙성해 병입했다.

 

2시간의 시음을 마치고 마스터 클래스로 이동. 품질 편차가 살짝 있지만, 시음한 와인 대부분은 와인들은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가치가 있다.

 

 

프리미엄 그리스 와인 시음회 @와인21

최근 그리스 와인의 바람이 무섭다. 최근 와인21과 일간지 기자들이 그리스를 초청 방문하여 그리스 와인에 대한 소개가 연일 쏟아져 나왔다. 4월 21-23일에 진행된 서울 국제 주류 박람회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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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Greek Wine Day Press Dinner(그리스 와인 데이 프레스 디너)

6월 16일 저녁 서울 플라자호텔 4층 오크룸에서 열린 2016 그리스 와인 데이 프레스 디너. 이날 낮에는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 MW)와 함께하는 그리스 와인 세미나 & 그리스 와인 시음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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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경험했던 그리스 와인들도 워낙 만족스러웠으니까.

 

 

14인의 국내 그리스 와인 전문가 탄생

엔터프라이즈 그리스(Enterprise Greece)가 주최하고 주한 그리스 대사관의 후원 아래 한국 와인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이 지난 2018년 11월 3일간 진행됐고, 2019년 6월 19일 그리스 대사관저에서 인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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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그리스 와인 전문가 인증 교육 프로그램>을 통과해 인증서를 받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영어로 진행되는 밀도 높은 교육을 3일 동안 받은 후 2종의 와인 테이스팅, 난이도가 높은 50문항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받을 수 있는 제법 어려운 인증서였다. WSET 레벨 3 이상의 지식을 보유한 신청자 중에서 선택된 25명이 교육을 받았는데, 시험을 통과한 사람은 14명뿐이다.

 

인증을 받았으니 국내에 그리스 와인의 매력을 전파하는 데 일익을 담당해야지. 그럼~

 

20210707 @ 그리스 서부 PDO와 PGI 와인 전시회(그랜드 하얏트 서울)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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