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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화이트 포트 와인을 즐기는 방법(feat. Quinta do Noval Extra Dry White Port)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8. 16.

지난 가족 모임 때 식전주 격으로 한 잔 마시고 막아 두었던 퀸타 도 노발 익스트라 드라이 화이트 포트(Quinta do Noval Extra Dry White Port). 드라이하다고는 해도 약간의 단맛이 느껴지는 스타일이다.

 

이런 화이트 포트 포함 단맛이 있고 알코올 함량이 높은 주정 강화 와인은 한 번에 여러 잔 마시기가 어렵다. 여러 명이 한 병을 나누어 마시는 게 가장 적절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반 병 이상 남게 된다. 그렇다고 매일 같은 와인을 마시기도 지겹다. 나 같은 혼술족이라면 더욱 문제다. 그래서 이런 스타일이 땡기더라도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포트 와인은 오픈 후에도 일반 와인보다 오래 견디기 때문에 비교적 오래 두고 천천히 마셔도 괜찮기 때문에 조바심 낼 필요 없이 따 놓고 천천히 마셔도 된다.

 

보통 루비(Ruby), 토니(Tawny), 화이트(White) 계열 포트는 냉장 보관을 기준으로 보통 2-3주, 길게는 2-3개월까지 괜찮다는 의견이 많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루비/토니 포트는 1개월 정도는 무난하게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화이트 포트의 경우는 이렇게 오래 두고 마시는 경험은 처음인데, 일단 8일이 지난 지금까지는 맛있게 즐기고 있다. 화이트 포트는 1개월 이상은 아니고 2-3주 이내에는 마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다만, 빈티지 포트의 경우 어린 빈티지는 오픈 후 5일 이내, 올드 빈티지는 2-3일 내에 마시는 것이 좋다. 물론 입구를 잘 막아서 냉장 보관하는 것은 동일하다.

 

 

Quinta do Noval, Extra Dry White Port / 퀸타 도 노발 익스트라 드라이 화이트 포트

 

노오란 금빛 컬러. 약간의 산화 뉘앙스와 함께 말린 살구, 완숙한 자두 풍미와 시트러스의 신맛, 약간의 단맛이 어우러진다. 시원한 느낌에 밸런스가 좋아서인지 알코올(19.5%)은 강하게 느껴지지 않으며 목 넘김 후에도 깔끔하고 개운한 인상을 남긴다.

 

말바시아 피나(Malvasia Fina), 구베이오(Gouveio), 라비가토(Rabigato), 코데가(Códega) 등 포르투갈 토착 품종을 사용해 50%는 껍질과 함께 침용(pellicular maceration)하며 발효하고, 나머지는 침용 없이 섭씨 18-20도의 밀폐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다. 이후 평균 2년 정도 숙성한 와인들을 블렌딩하여 완성하는데 90%는 오래된 나무통에서, 나머지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한다.

 

 

생산자인 퀸타 도 노발(Quinta do Noval)은 대표적인 포트 생산자 중 하나로, 특히 나시오날 빈티지 포트(Nacional Vintage Port)로 유명하다. 필록세라의 영향을 받지 않아 대목(root stock)을 쓰지 않은 구획의 포도를 사용해 만드는 빈티지 포트로, 포르투갈의 떼루아를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나시오날'로 지었다고. 나시오날은 퀸타 도 노발 빈티지 포트와는 완전히 다른 로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더욱 타이트한 기준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퀸타 도 노발이 빈티지 이어를 선언(declaration)하는 경우에도 나시오날은 생산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퀸타 도 노발은 1715년에 이미 그 기록이 등장하는 역사적인 생산자다. 초기 소유주는 포르투갈의 수상을 역임한 퐁발 후작(Marquis de Pombal)인데, 그는 1756년  포트 지역에 원산지 통제 명칭을 적용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와인 생산지에 원산지 보호를 적용한 인물로 유명하다. 이후 안토니오 호세 다 실바(António José da Silva)가 1894년 필록세라로 황폐화된 퀸타 도 노발의 포도밭을 인수해 재건했으며, 그의 사위인 루이즈 바스콘셀로스 포르토(Luiz Vasconcelos Porto)는 오래된 좁은 테라스를 넓은 테라스로 개량하여 토지 효율성을 높였다. 퀸타 도 노발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것은 1931년 빈티지 포트의 성공 때문이라고 한다. 1927년 빈티지의 많은 생산량과 1929년 대공황의 여파로 대부분의 포트 하우스들은 1931년 빈티지를 선언하지 않았다. 31년 빈티지의 성공 덕분에 퀸타 도 노발은 영국과 미국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고. 1997년 프랑스의 거대 보험사 산하의 와인 그룹인 악사 밀레짐(AXA Millésimes) 소유가 되었다. 참고로 악사 밀레짐 산하에는 보르도 좌안의 샤토 피숑 롱그빌 바롱(Chateau Pichon Longueville Baron), 샤토 캉뜨냑 브라운(Chateau Cantenac Brown), 소테른의 샤토 쉬드로(Chateau Suduiraut), 토카이 와인을 만드는 헝가리의 디즈노코(Disznoko) 등 유명한 와이너리가 소속돼 있다.

 

 

개인적으로는 퀸타 도 노발 콜헤이타 2005(Quinta do Noval Colheita 2005)를 마셔봤는데 절대 품질로나 가성비로나 상당히 괜찮았던 인상이 남아 있다. 아쉽게도 기록을 해 놓지 않았는데, 올 겨울쯤 다시 한번 마셔 볼까 싶기도. 그리고 아들 생년의 빈티지 포트도 한 병 셀러링 중이다.

 

 

화이트 포트는 칵테일로 즐겨도 좋다. 퀸타 도 노발은 물론 테일러(Talyor's), 그라함(Graham's) 등에서 추천하는 방법인데 드라이 화이트 포트와 토닉 워터를 얼음을 넣은 잔에 취향에 따라 적당히 섞은 뒤 레몬 슬라이스, 민트 등을 적당히 곁들이는 것이다. 상당히 간단하게 만들어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여름용 칵테일이다.

 

 

나는 토닉워터 대신 일반 탄산수를, 레몬 슬라이스 대신 레몬즙을 몇 방울 첨가했다. 완전 야매 칵테일... 이렇게 대충 만들어도 여름날의 갈증을 해소용으로 손색없는 롱 드링크가 된다. 

 

 

 

포트 와인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

포트는 한 가지로만 즐기기에는 너무나도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겨울 밤의 추위를 녹여줄 뿐 아니라 주말 오후의 간식과 함께 칵테일로도 즐길 수 있는 와인, 그것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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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 음용에 참고할 만한 기사. 몇 년 전 그라함 수출 담당자가 주최한 디너에 참석했을 때 쓴 아티클인데, 여러 스타일의 포트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통닭부터 김말이 초밥, 왕만두 등과 함께 마셨는데 무리 없는 조합이다.

 

 

아빠 사진 찍기도 전에 이미 해체된 닭다리들ㅎㄷㄷㄷ... 첫째 딸냄이 한쪽 다리를 원상복구(?) 해 주었다;;;

 

 

일반적으로 화이트 포트는 아페리티프로 올리브, 아몬드 등과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저렇게 식전주를 즐기는 경우는 아무래도 드물다. 차라리 위와 같이 토닉워터 혹은 탄산수로 칵테일을 만들어 식전 식후 가리지 않고 즐기거나, 스시, 갑각류, 훈제 연어 등을 먹을 때 곁들여 마시는 게 화이트 포트를 활용하는 적절한 방식일 듯.  

 

 

 

주정강화와인: (3)포트[Port]

와인 애호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스타일은 당연히 빈티지 포트(Vintage Port)다. 빈티지 포트는 와인 전체를 통틀어도 대단히 클래식한 스타일로 평가된다. 작황이 좋은 해에만, 대략 10년에 3, 4번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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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 포트 스타일에 대한 개괄은 위 아티클 참고.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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