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옷을 입혀 예쁘게 구운 동그랑땡♥
날씨도 더워 일단 하이볼 한 잔 시원하게 말았다. 그런데 왜이리 레드 와인이 땡기는지...
결국 보르도 레드 오픈.
홈플러스에서 2017년에 사서 2년 반을 넘게 묵힌 베리 브로스 & 러드 트래디셔널 클라레(Berry Bros. & Rudd, Traditional Claret). 가격도 정가 14900원 밖에 안 하는 이른바 '저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마셨을 때 너무 맛있어서, 뭐 엄청난 포스라는 게 아니라 그 가격대에서 낼 수 있는 맛을 너무나 밸런스 좋게 잘 내고 있어서 놀랐었다. 그래서 몇 년 정도 묵혀 볼까 싶은 생각에 한 병 사서 가지고 있었던 것.
보통 저렴한 보르도 레드는 실망만을 남기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 녀석은 그렇지 않았다. 클래식한 보르도의 지역성과 품종의 특징을 잘 갖추고 있으며 음식과의 조화 또한 훌륭하다. 개인적으로 프로방스 로제와 함께 베리 브라더스 & 러드의 와인들 중 가장 선호하는 와인. 2만원 언더에서 이런 와인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생각난 김에 두 와인 더 사러 가고 싶은데... 아직 홈플러스에서 수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처음 마셨을 때는 잘토 보르도 와인 글라스를 사용했었는데, 이번에는 마크 토마스 익스프레션 레드 글라스에 마셨다.
메를로(Merlot) 60%,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40%의 클래식한 블렌딩, 알코올 13%. 생산자는 보르도의 주요 네고시앙이자 샤토 팔메(Chateau Palmer)를 보유하고 있는 메종 시셀(Maison Sichel).
코르크 상태가 썩 좋지는 않다. 약간 끓어 올라온 느낌. 게다가 오픈 전에도 1~2mm 정도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살짝 불안... 하지만 마셔 봐야 아는 거다.
Berry Bros. & Rudd, Traditional Claret 2014 / 베리 브라더스 & 러드 트래디셔널 클라레 2014
영롱하게 빛나는 검붉은 루비 컬러에 짙은 벽돌색 휴. 바이올렛, 말린 꽃잎 등 같은 은은한 꽃향기에 체리, 붉은 자두, 블랙커런트 같은 과일 풍미와 흑연, 토스티 오크 뉘앙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입에 넣으면 드라이한 미감에 그야말로 벨벳 같은 질감. 밸런스를 잃지 않은 편안함이 느껴진다. 시간이 지나며 시나몬, 감초 등의 스윗 스파이스와 가벼운 부엽토 힌트, 그리고 은근한 산화 뉘앙스. 2년 전과 비교하면 단정한 스타일은 유지하면서 숙성으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가 느껴진다.
와, 이거 진짜 아직 파는지 확인하고 빨리 사러 가야겠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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