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멘시아(Mencia) 품종으로 만든 와인.
멘시아는 스페인 북서부와 포르투갈 등지에서 재배하는 이베리아 반도의 토착 품종이다. 미디엄 바디에 비교적 향긋하고 가벼운 스타일의 와인을 만드는데, 피노 누아를 좋아하는 애호가라면 흥미를 가질 만하다. 사랑스러운 꽃향기와 체리, 베리, 석류 등 붉은 베리 풍미가 매력적인 와인으로, 보라빛 감도는 루비 컬러는 풍미의 스펙트럼에 비해서 짙은 편이다. 이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입에서는 미네랄과 함께 쌉쌀한 여운이 가볍게 남는다.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멘시아 품종 와인은 알바로 팔라시오스(Alvaro Palacios)의 페탈로스(Petalos).
페탈로스처럼 이 와인도 멘시아를 대표하는 지역인 비에르조(Bierzo) DO에서 생산됐다. 알바레즈 데 톨레도는 생소한 생산자인데, 비에르조에서 15세기부터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어 온 집안인가 보다. 레이블에 당당하게 적어둔 걸 보면.
레이블을 구글 번역으로 돌려보면 아래와 같다.
"Since the 15th century, the Álvarez de Toledo dynasty has cultivated and vinified vines in El Bierzo. Continuing with the vocation and family tradition, descendants of the family have made this wine in a careful artisan way."
디캔터지의 광고성 기사도 참고.
와인 앤수지애스트(Wine Enthusiast) 90점.
2018년 베스트 바이 8위에 선정됐다. 한마디로 가성비 와인이라는 얘기. 찾아보니 이외에도 여러 빈티지가 와인 앤수지애스트를 비롯해 와인 애드버킷 등에서 90점 이상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오랜만에 맛있는 멘시아를 마시게 되는 건가... 기대기대.
Albarez de Toledo, Mencia Roble Luis Varela 2015 Bierzo
알바레즈 데 톨레도 멘시아 로블 루이스 바렐라 2015 비에르조
검보랏빛 감도는 루비 레드. 풋풋한 꽃잎의 플로럴한 향기가 라벤더 같은 허브 아로마와 함께 가장 먼저 드러난다. 체리, 블랙베리 등 검붉은 베리 향과 함께 감초나 두충, 쌍화차 같은 약재 뉘앙스가 강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아로니아 같은 진하고 약간은 쌉싸름한 베리 풍미. 생각했던 것보다는 진하고 강한 과일 풍미. 게다가 압착할 때 씨가 깨졌는지 담배 같은 풍미와 15년 전쯤 저렴한 칠레 와인에서 자주 느끼던 오묘한 뉘앙스가 도드라진다. 음, 이건 내가 멘시아에서 기대하던 스타일이 아닌데. 미디엄 바디에 적당한 신맛, 은근한 타닌.
맛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멘시아에서 기대하는 섬세하고 하늘하늘한 꽃향기와 붉은 베리 향이 흩날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아쉽.
해발 420-500m에 위치한 포도밭에서 재배한 멘시아 100%로 양조. 온도 조절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2일 동안 펌핑 오버를 진행하며 발효 후 225리터 아메리칸 & 프렌치 오크에서 10개월 숙성했다.
바라던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쇠고기와 함께 볶은 가지 덮밥과 아주 잘 어울리긴 했다. 첫날엔 돼지고기와 마셨는데 역시 나쁘진 않았지만, 이쪽이 더 마음에 든다.
스파이시 푸드와 잘 맞는 듯.
가성비 와인인 건 확실하다. 편하게 와인을 즐기는 많은 분들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 근데 잘 안 보인다. 나도 처음 봤으니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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