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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우리술·한주

중원당, 청명주 탁주 / 약주 / 소주 (feat. 전용잔 세트)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10. 4.

9월 초 대동여주도 할인 이벤트를 통해 구매한 청명주 세트. 탁주, 약주, 소주 세 가지 청명주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세트다. 전통주로 분류되는 술들은 온라인 구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포털 검색만 하면 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게다가 해당 이벤트에서는 10%의 할인과 함께 디자인 리뉴얼 기념 술잔 세트까지 제공했기 때문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음. 곧 추석이니 부모님과 함께 마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바로 구매.

 

 

그런데... 술이 탁주와 약주 두 병만 왔다. 탁주 & 약주로만 구성된 세트도 있었기에 아마 착각을 하신 듯. 바로 대동여주도에 말씀드렸더니,

 

 

이틀 만에 빠졌던 소주가 도착했다. 게다가 미안하셨던지 잔 세트도 하나 더 보내주셨다♥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곰손임에도 자꾸 사진을 찍게 된다. 어르신들은 물론 젊은 세대도 좋아할 만한 세련된 디자인.

 

 

세 병이 모두 모이니 넘나 이쁜 것...

 

 

사은품인 잔 세트도 포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단아한 컬러의 상자를 열면,

 

 

두 가지 종류의 잔이 한 쌍씩 들어 있다.

 

 

앞에 것은 전형적인 둥근 잔. 찻잔으로 써도 될 정도로 예쁘다.

 

 

뒤에 있는 잔은 사각형인데, 잔 안쪽은 원형으로 되어 있다. 입에 닿는 촉감이 살짝 안 좋을 것 같긴 한데, 소주 등 독한 술을 천천히 마시는 용도로는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이런 예쁜 잔은 보기만 해도 기부니가 좋다^^;;

 

 

두 세트니까 부모님과 누나에게 한 세트씩 선물해야지. 술은 명절 연휴에 즐겁게 나누고ㅋㅋㅋ

 

 

청명주는 충청북도 충주에 위치한 중원당에서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대로 빚고 있는 술이다. 충주에서 6대를 이어 오고 있는 김영섭 대표는 문중 비법서 '향전록'에 기록된 방법 그대로 청명주를 만들고 있으며,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었다. 청명주는 원래 이름 그대로 24절기 중 5번째인 청명에 사용하기 위해 빚던 술로 한 해 농사가 잘 되길 기원하는 제주로 사용되었다. 또한 궁중에도 진상되던 귀한 술이라고.  

 

 

 

... 그리하여 명절 연휴,

 

먼저 청명주 탁주와 약주 출동.

 

 

그중에서도 12%로 도수가 낮은 탁주부터. 

 

 

청명주 탁주는 멥쌀로 구멍떡을 빚어 밑술을 만든다. 덧술을 찹쌀로 하는데, 덧술 시 물을 거의 첨가하지 않아 쌀 특유의 감칠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뽀오얀 아이보리색 침전물과 노오란 주색이 입맛을 돋운다. 원재료는 찹쌀, 멥쌀, 누룩(밀 함유), 정제수. 일체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잘 흔들어 침전물을 섞고 나니 더욱 먹음직스럽다. 대부분의 막걸리/탁주는 커다란 플라스틱 병에 담겨 있어 고급 한정식집이나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테이블에 올리기 애매한데, 이런 작은 유리병에 담겨 아름다운 레이블을 부착한 술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물론 맛이 좋을 때 이야기지만... 과연 맛은?

 

 

중원당, 청명주 탁주

 

우유처럼 뽀오얀 느낌에 아이보리색이 살짝 감돈다. 코를 대니 향긋한 흰 꽃 내음과 왠지 모를 달싹한 향기. 한 모금 마시니 여느 막걸리와는 다른 부드럽고 우아한 질감에 향긋한 과일향과 곡물 풍미가 어우러져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와, 걸쭉한데 거칠거나 부담스럽지 않고 우유처럼 부드럽게 넘어간다.

 

개인적으로 탁주를 별로 즐기지 않는데, 이런 술이라면 자주 마셔도 좋을 것 같다. 마셔 본 탁주 중 첫손가락에 꼽을 만한 품질.

 

 

그렇다면 청명주 약주는 어떨까? 기대감이 대폭 상승한다.

 

 

알코올 함량은 17%로 살짝 높다. 원재료는 찹쌀, 누룩, 소맥분, 정제수. 모든 재료는 국내산이다. 밑술부터 찹쌀로 빚어 3개월 발효 후, 다시 찹쌀로 덧술하여 3개월 숙성했다. 역시 덧술할 때 물을 전혀 첨가하지 않는다. 

 

 

중원당, 청명주 약주

 

약간의 호박색이 감도는 진한 노란색. 노란 꽃향, 은은한 누룩 뉘앙스가 드러나며 새콤한 느낌이 향에서부터 느껴진다. 입에 넣으면 노란 과일의 단맛이 신맛과 함께 드러나는데, 누룩 풍미와 감칠맛, 쌉싸름한 뉘앙스가 약주로서의 정체성을 잡아 준다. 아버지는 도수는 확연히 낮지만 위스키 마실 때의 인상이 살짝 느껴진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술병이 술술 비어 가는 것이 역시나 좋은 술. 하지만 우리 가족은 모두 탁주 쪽의 손을 들어주었다. 친근하면서도 부드러운 미감, 조금 더 낮은 도수가 가족들의 부모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

 

 

진한 양념의 LA갈비와 함께 마셨는데 베스트 매칭까지는 아니라도 밀리거나 처지는 것 없이 잘 어울렸다.

 

 

명절엔 역시 라갈비지... 아믄.

 

 

그리고 청명주 소주 등장.... 아버지는 이미 취하셨;;; 그래도 딱 한 잔씩만 입가심을 하기로.

 

 

안주는 앞마당에서 딴 꾸지뽕. 많이 달지도 않은데 개운하고 상당히 맛있다.

 

 

청명주 소주는 청명주 소주를 옹기 소줏고리로 상압 증류하여 6개월 이상 숙성해 만든다.

 

 

중원당, 청명주 소주

 

맑은술을 사각형 잔에 따라 가볍게 입에 머금었는데 세상에, 이게 과연 알코올 45%? 알코올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단정하고 깔끔하다. 은은한 꽃 향기가 감돌며 입에서는 찹쌀 특유의 단맛이 둥근 질감을 타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누룩취는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곡물의 구수한 힌트가 아주 가볍게 드러나는 정도. 하지만 잔을 비울 때쯤엔 강한 알코올의 칼칼함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므로 가볍게 한 잔만 마시는 것이 매력을 느끼기 좋을 것 같다. 물론 주당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겠지만.

 

넘나 부드러운 맛에 아버지 취향 저격. 다음에 방문하면 술병이 비어 있을 것 같다. 아마도 담금 과실주가 들어있겠지;;

 

 

재미 삼아 예전에 사다 드린 삼해소주와 비교해 보았는데 확실히 삼해소주는 톡 쏘는 스파이시함과 불의 뉘앙스, 누룩 풍미가 강하게 드러난다. 

 

 

부드러운 남자인 아버지는 청명주 소주 쪽이 더 마음에 드신다고ㅋㅋ  나는 두 술 모두 마음에 드니 기분 따라 즐길 것 같다.

 

 

또 이렇게 좋은 술을 만났다. 중원당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도 지정되어 있고 술빚기 체험 등도 진행하니 기회 될 때 들러도 좋을 듯. 양조장에서 직접 구매하는 술은 왠지 모르게 더 맛있는 것 같다. 물론 코로나 이후의 이야기겠지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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