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선동 369 성곽마을. 동네에 이런 산책 코스가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삼선동, 성북동, 돈암동 일대를 조망한 후 점심 먹으러 출발.
한성대입구 지하철역 부근으로 내려와 사거리에서 대각선으로 길을 건너면,
골목 바로 안쪽에 한자로 된 간판이 하나 보인다. 이북 스타일 만두 전문점, 하단(下端).
지도 첨부 기능에 오류가 생겨서 소개 페이지 링크. 영업일과 시간을 반드시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평소엔 웨이팅이 긴 곳으로 알고 있는데 요즈음은 코로나 때문인지 완전 프라임 타임이 아니면 거의 대기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한자로 된 간판, 아래 하(下)에 단정할 단(端)을 쓴다. 만두국과 만두찜, 녹두지짐, 메밀 냉칼국수 등이 주메뉴.
일단 이 집에 방문하기 전 유의해야 할 점이 여러 개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웨이팅은 기본일 수 있고, 영업시간도 길지 않다. 화요일은 휴무이고 12시부터 저녁 7시까지 영업인데, 2시부터 5시까지가 브레이크 타임이다. 늦은 점심은 불가능하고, 일반적으로 저녁 먹을 시간에 생각 없이 방문하면 문을 닫을 시간이라는 얘기.
게다가 홀을 보는 주인아저씨가 그닥 친절하지 않다. 불친절이라고 표현하기는 애매한데, 암튼 현대적 서비스 마인드와는 영 거리가 멀다. 게다가 손이 느리시고, 주방의 아주머니와도 손발이 맞지 않아 자주 싸우신다. 밥 먹고 있는데 홀과 주방에서 언성을 높이는 상황... 이런 게 불편한 분들은 안 가는 게 좋다. 하지만, 맛은 확실하다. 처음 가본 집이었지만 확실히 내공을 느낄 수 있었음.
메뉴판. 녹두지짐 1장과 만두국 1그릇, 찐만두 1 접시, 그리고 냉칼국수 2인분을 시켰다. 추가 주문을 하면 음식이 오래 걸린다니 한 번에 다 주문하는 것이 좋겠고, 만두전골은 안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녹두지짐. 영 볼품도 없고 사이즈도 작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정도. 녹두 외에 밀가루 함량도 제법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맛있다. 맛있으니 뭐라 할 수 없지.
만두국와 찐만두. 만두국은 작은 만두가 6개, 찜은 7개 나온다.
담겨있는 뽄새도 영... 그런데 역시나 담백하니 맛있다. 뭐 별거 없는 것 같은데 맛있다.
만두국도 마찬가지. 고명이고 뭐고 별거 없는데 시원하니 맛있다. 그냥 먹어 보면 아는 맛. 단, 자극적이고 화려한 맛을 좋아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그리고 메밀 냉칼국수. 이게 아주 별미다. 새콤한 국물에 칼칼한 청양고추, 고소한 깨소금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고명의 오이는 신의 한 수. 심지어 오이를 싫어하는 와이프도 면과 함께 오이를 다 건저 먹었다.
탱글탱글 쫄깃한 면과 새콤 달콤 칼칼한 국물의 완벽한 조화. 이거 먹으러라도 여긴 또 와야 한다. 아줌마 아저씨 싸우는 건 그냥 좀 참으면 되지 뭐. 대신 주방에서 가급적 멀리 앉아야겠다 ㅋㅋㅋㅋㅋ
언젠가는 꼭 다시 가게 될 듯. 내년엔 의외로 자주 다니게 될 지도.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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