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니 론키 카살 디 세라(Umani Romchi CaSal di Serra). 게환장 파티에서 술이 모자라 오픈했었다.
우마니 론키는 한국에는 요리오(Jorio)라는 와인으로 잘 알려진 생산자. 요리오의 지역 통제 명칭인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Montepulciano d'Abruzzo)로 대표되는 아부르쪼(Abruzzo)와 바로 요 와인이 나오는 마르케(Marche)를 근거지로 대중적이면서도 고품질의 와인을 만드는 실력 있는 생산자다.
이 와인의 이름은 카살 디 세라로 어렵지 않지만, 지역통제명칭을 보면 식은땀이 날 정도다. 베르디키오 데이 카스텔리 디 예지 클라시코 수페리오레(Verdicchio dei Castelli di Jesi Classico Superiore). 이건 뭐 김수한무... 도 아니고. 엔간한 독일 레이블 뺨칠 정도의 이름이다. 와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아니 익숙한 사람이라도;;;) 기억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카살 디 세라'라는 쉬운 이름을 따로 지은 듯.
그리고 원래 베르디키오 데이 카스텔리 디 예지는 물고기 모양의 독특한 병으로 유명했다. 위 사진의 맨 오른쪽 병 같이 생겼는데 한눈에 알아보기는 좋지만 좀 올드한 느낌인 데다 유통과정에서 핸들링이나 보관 등이 어려워서 최근에는 카살 디 세라처럼 표준적인 형태로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병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는 위 아티클 참고.
어쨌거나 백 레이블에 그려진 잎사귀 하나 떨어진 꽃이 왠지 이 와인의 성격들 잘 드러내는 것 같다... 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참 좋아하는 와인인데 이상하게 잘 구매하게 되지도 않고, 마실 인연도 통 생기지 않았었다. 지난 2마트 장터에서야 비로소 한 병 구입.
하지만 이렇게 밸류 와인으로 꼽을 정도로 훌륭하고, 또 애정하는 와인이다.
Umani Ronchi, Casal di Serra Verdicchio dei Castelli di Jesi Classico Superiore 2019
우마니 론키 카잘 디 세라 베르디키오 데이 카스텔리 디 예지 클라시코 수페리오레 2019
금빛 컬러에서 드러나는 미네랄리티, 카모마일, 금귤 같은 시트러스, 사과, 천도복숭아 풍미. 천도복숭아의 풍미는 그 씨를 살짝 물었을 때의 쌉쌀한 힌트로 연결되며, 전반적으로 은근한 플로럴 허브티의 뉘앙스가 감돈다. 뭔가 심심한 듯 뉴트럴 하면서도 코어가 있고, 향긋함과 아주아주아주 가벼운 쌉쌀함이 공존하는 깔끔하고 개운한 와인.
손수확한 포도를 수확 즉시 쿨링하여 효모 첨가 없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섭씨 16-18도로 15일간 발효하며, 유산발효는 하지 않는다. 이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5개월 간 리와 함께 숙성.
주말의 가벼운 식사, 혹은 부담 없는 낮술용으로 이처럼 좋은 와인이 있을까. 보일 때마다 사야 하는데, 내 속엔 술이 너무도 많아 잘 사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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