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에 '뒷고기'라는 상품이 보이길래 사 봤습니다. 맨날 삼겹살은 좀 지겨우니까요.
근데 뽈살, 머리항정, 머리삼겹, 덜미살 이라니... 이 정도면 거의 앞고기 아닌가요?? ㅋㅋㅋ
지방이 좀 많은 걸 빼면 고기 질은 상당히 괜찮아 보입니다. 그런데, 아뿔싸... 냉동이었네요ㅠㅠ 당연히 냉장이라고 생각하고 자세히 확인하지 않은 나의 실수;;; 그래도 일단 먹어보고 평가하기로 합니다.
500g 한 팩으로는 모자라니 아침목장에서 구매한 생 오겹살도 함께. 아침목장에서 취급하는 고기들은 믿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간만에 세발나물을 무쳐 봤습니다. 왠지 파릇한 나물이 땡기더라고요. 세발나물은 갯나물이라고도 하는데 염전 등 바다 근처 소금기 있는 땅에서 잘 자랍니다. 그래서인지 나물 자체에 약간 짭짜름한 맛이 있어 간을 강하게 할 필요가 없어요. 예전엔 데치지 않고 겉절이 형식으로 먹었는데 오늘은 살짝 데쳐서 나물로도 해 봤습니다. 된장국을 끓여도 맛있다고 하니 다음엔 국도 시도해 봐야겠어요.
일단 흐르는 물에 4-5번 씻어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체에 밭쳐서 물기를 탈탈 털어내면 준비 끝. 멀티 플레이가 안 되는 고로 중간 과정에 대한 사진은 없네요^^;; 하긴, 굳이 사진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무치는 건 그대로 양념을 넣어 무치면 되고요, 데칠 때는 끓는 물에 거의 넣었다 빼는 수준으로 빠르게 데쳐야 합니다. 너무 오래 데치면 질겨져요. 저는 심지어 불을 끈 후 나물을 넣고 10초 이내에 빼냈습니다. 나물 한 팩을 거의 반으로 나누었는데 나물은 숨이 죽어 거의 절반처럼 보이는군요.
양념은 상당히 간단합니다.
- 겉절이: 간장 2큰술, 매실청 2큰술, 참기름 1큰술, 화이트 발사믹 1큰술, 간마늘 1/2큰술, 깨소금 1큰술, 고춧가루 1/3큰술
- 무침: 간장 1/2큰술, 매실청 2큰술, 참기름 1큰술, 발사믹 1큰술, 간마늘 2/3큰술, 깨소금 1큰술, 고춧가루 1/2큰술
애들은 별로 안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습니다. 신기한 건 딸냄은 겉절이를, 아들냄은 데쳐서 무친 것을 더 좋아했다는 것ㅋㅋㅋ 하지만 와이프와 제 취향이 겉절이 쪽이므로 다음엔 겉절이 중심으로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오겹살을 구워 봅니다.
마늘과 은행, 버섯은 필수죠^^
이번엔 뒷고기. 때깔이 제법 좋습니다.
확실히 고소하고 육향이 더 진합니다. 그런데 지방이 너무 많고 뭔가 모르게 끈적끈적 꾸덕한 느낌이 있어요. 씹다 보면 이에 살짝 엉겨 붙는 느낌인데 살짝 애매합니다. 재구매 의사는 노노. 한 번 잘 먹은 걸로 만족하렵니다.
와인은 반 병 남은 트레디베리 랑게 네비올로(Trediberri Langhe Nebbiolo)를 곁들였습니다. 오늘은 리델 베리타스 뉴 월드 피노 누아 잔을 사용했는데, 이 잔이 요 와인의 매력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 같네요. 전날 사용했던 잔은 잘토 피노 누아와 마크 토마스 코어 익스프레션. 다 좋은 잔들이지만 와인과의 궁합이 있는 거겠죠.
뭔가 가정식 요리가 손에 붙도록 더 노력을 해 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깁니다. 간단하고 쉬운 요리부터요.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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