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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Domaine G & G Bouvet, Victor Emmanuel Cremant de Savoie 2015 / 도멘 부베 빅토르 에마뉴엘 크레망 드 사부아 2015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1. 9.

빅토르 에마뉴엘 크레망 드 사부아(Victor Emmanuel Cremant de Savoie). 와인앤모어 12월 세일 리스트에 있던 와인인데 이제야 마신다. 한발 늦은 리뷰.

크레망(Cremant)은 샴페인 이외 지역에서 전통 방식, 그러니까 지정된 지역에서 병입 2차 발효를 통해 거품을 만드는 프랑스 스파클링 와인. 가성비가 뛰어난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부르고뉴(Bourgogne), 리무(Limoux), 루아르(Loire), 알자스 등 다양한 지역의 크레망을 보통 2~3만원대에 구할 수 있다. 물론 품질이 아주 훌륭하거나 희소한 것, 혹은 위대한 생산자의 크레망은 샴페인 찜쪄먹는 가격인 경우도 있다. 

 

요건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사부아(Savoie) 지역의 크레망이다. 지역 자체가 좀 생소할 수 있는데, 와인 개론서에서는 보통 쥐라(Jura) 지역과 묶여 간단히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부르고뉴 남동쪽, 쥐라 남쪽 프랑스령 알프스 지역에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으나 AOC용 포도 재배 면적이 2,300 ha를 간신히 넘을 정도로 와인 생산량이 많지 않다. 최근 쥐라 지역은 국내외적으로 인기가 많이 상승한 반면, 사부아는 상대적으로 아직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 

사부아는 서늘한 산악지역답게 생산량의 70% 정도가 화이트 와인이다. 토착 품종인 자께르(Jacquere), 스위스에서도 많이 재배되는 샤슬라(Chasselas) 등과 함께 부르고뉴에서 유입된 샤르도네(Chardonnay)와 알리고떼(Aligote)도 재배한다. 레드 와인의 경우 토착 품종인 몽되즈(Mondeuse)가 가능성을 보이는 가운데, 역시 부르고뉴에서 유입된 피노 누아(Pinot Noir)와 가메(Gamay)도 재배한다. 몽되즈의 경우 로마시대 '눈 속에서도 익는 품종'이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추위에 강한 만생종인데, 론(Rhone) 지역에서 샤토네프 뒤 파프(Chateauneuf du Pape)에도 사용되는 품종이다. 사부아에서는 피노 누아와 가메의 컬러를 보강하는 데 이용되며, 일부 생산자는 몽되즈 자체로 장기 숙성이 가능한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도멘 부베(Domaine G & G Bouvet)는 사부아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레인지/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는 가족 경영 와인너리다. 로고 스타일도 그렇고 대형 네고시앙에 가까운 생산자가 아닐까 싶었는데, 보유한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만을 사용해 자신의 셀러에서 양조한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비네롱 앙데팡당(Vignero Independant) 로고까지 붙어있다.

 

Domaine G & G Bouvet

Domaine Bouvet, Producteur de grands vins de Savoie Au cœur des Alpes, sur les versants Sud du Massif des Bauges, les vignes du Domaine Bouvet représentent, sur une soixantaine de parcelles, les différents cépages de Savoie, et permettent ainsi de prop

www.domaine-bouvet.com

 

크레망 드 사부아는 자케르 40%를 포함해 토착 품종을 최소 60% 이상 사용해야 한다. 2014년에 AOC로 승격되었으니, 이 와인은 승격한 다음해 수확한 포도로 만든 것. 그런데 홈페이지에는 이 와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소개가 없다. 판매 가격만 나와있을 뿐... 검색해 보니 자케르와 샤르도네 블렌딩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확실치는 않다.

 

의외로 상당히 짙은 골드 컬러. 버블은 좀 거친 편인데 그래도 천천히 꾸준하게 피어오른다.

 

Domaine G & G Bouvet, Victor Emmanuel Cremant de Savoie 2015
도멘 부베 빅토르 에마뉴엘 크레망 드 사부아 2015

코르크를 열때부터 칙- 하는 숙녀의 한숨 소리와 함께 잘 익은 사과향이 배어 나온다. 복숭아와 서양 배, 복숭아, 말린 플로럴 허브 아로마에 더해지는 모과 힌트. 강하진 않아도 선명한 이스트 뉘앙스가 뒤를 받친다. 입에서는 살짝 거칠고 드라이한 미감.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럭저럭 마실만한 크레망. 투박한 느낌만 좀 가다듬는다면 훨씬 좋을 것 같은데.

 

그래도 족발이랑 제법 괜찮은 궁합을 보였다. 이 족발집도 고객 서비스에는 정성은 많이 쏟는 것 같던데 맛은 살짝 아쉬웠다. 뭔가 비슷한 것들끼리 페어링이었군.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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