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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칵테일·홈텐딩

[레시피_8] 시브리즈(SeaBreeze)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1. 23.

시브리즈(Seabreeze). 이름만 봐서는 여름날 해변에 앉아 마셔야 할 것 같은 칵테일이다. 실제로 영화 <프렌치 키스>에서 맥 라이언이 프랑스 해변에 앉아 바닷바람을 마시며 이 칵테일을 마신다고. 봤는데 왜 기억이 안 나니... 1920년대 처음 만들어질 당시 원조 레시피는 보드카가 아닌 진, 크랜베리가 아닌 그레나딘 시럽을 썼다고. 현재의 레시피와 유사해진 것은 1950년대 이후.

 

칵테일의 중심에는 크렌베리 주스가 있다. 전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료. 시브리즈는 코즈모폴리턴과 함께 크랜베리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칵테일이다.

조주기능사 실기시험 기준.

  • 재료: 보드카 1+1/2oz (45ml), 크랜베리 주스 3oz (90ml),  자몽 주스 1/2oz (15ml)
  • 가니시: 웨지 레몬
  • 제조법: 빌드(build,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재료들을 직접 글라스에 넣어 칵테일을 만드는 방식)

하이볼 잔에 얼음을 넣어 칠링한 다음 보드카, 크랜베리 주스, 자몽 주스를 용량에 맞게 순서대로 넣은 후 2-3번 정도 가볍게 저어주면 되는 간단한 칵테일이다. 웨지 레몬을 림에 올려주면 완성. 조주기능사 시험에서 쿠바 리브레,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와 함께 웨지 레몬을 쓰는 세 가지 칵테일 중 하나다.

 

가니시는 과감하게 생략. 레몬이 없어서... 보드카는 저렴한 볼스(Bols)를 썼다. 볼스는 조주기능사 실기 시험장에도 자주 등장하는 각종 리큐르들로 알려진 브랜드. 크랜베리 주스와 자몽 주스는 묶어서 파는 게 있길래 인터넷으로 주문.

 

맛을 보니 사회 초년생 때 가끔 바에 가서 마셨던 크랜베리 주스를 섞은 보드카가 떠오른다. 그땐 대로변에 있는 아무 바나 대충 들어가서 보드카를 시키면 아이스 버킷과 조그만 저그에 정체 모를 크랜베리 주스를 담아 함께 제공했다. 그걸 물 잔 같은 데 되는대로 대충 섞어서 마시던 시절. 그때 그 맛과 별반 다르지 않은 느낌이랄까-_-;;

좀 괜찮은 보드카와 크랜베리 주스를 쓰면 좀 나으려나 싶은데... 역시 난 기주의 풍미가 잘 드러나는 칵테일을 선호하는 듯.

 

그래도 점심으로 먹은 돈가스의 기름기를 씻는 용도로는 제법 괜찮았다.

 

만화 <바텐더 a Paris>에는 시 브리즈에서 보드카를 뺀 논알코올 칵테일인 버진 브리즈가 나온다. 알코올이 없어도 자몽 주스와 크렌베리 주스, 토닉워터 등 칵테일에 자주 사용하는 재료들이 알코올의 느낌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것. 나름 그럴듯한 설명이다. 그런데 자몽주스 2oz에 크랜베리 주스 1oz로 주스의 비율이 역전이다. 아마 크렌베리 주스의 비율이 너무 높으면 주스 같아서 칵테일의 느낌이 덜 나기 때문이 아닐까. 

 

버진 브리즈 전에는 솔 쿠바노(Sol Cubano)라는 화이트럼과 자몽주스를 각각 2oz 씩 넣고 토닉워터를 채운 칵테일도 나온다. 맛도 비주얼도 더 화려할 듯.

 

우연찮게 어린 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 준, 시 브리즈. 자몽 주스, 크랜베리 주스를 산 김에 솔 쿠바노나 솔티 독 같은 칵테일도 만들어봐야겠다. 아, 시 브리즈에서 자몽 주스를 파인애플 주스로 바꾸면 베이 브리즈(Bay Breeze)라는 칵테일이 된다. 그것도 시도해 볼 만한 듯. 여름에 더 잘 어울릴만한 칵테일들이니 여름을 위해 익혀 두는 걸로.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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