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음주/맥주

Goose Island, Matilda 2016 / 구스 아일랜드 마틸다 2016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4. 10.




오늘은 좀 특별한 거위 한 마리.




일반적인 거위는 요렇게 생겼다.





마틸다 벨지언 스타일 페일 에일(Matilda Belgian Style Pale Ale). 하단에 떡하니 빈티지 표기가 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출시되는 시기도 정해져 있다. 함께 구매한 소피(Sofie)는 연간 꾸준히 생산되는 반면 마틸다는 1~3월에만 출시된다. 다른 맥주들도 한국에 들어오는지 상당히 궁금하군. 들어온다면 필히 구매하리라. 





구스 아일랜드는 존 홀(John Hall)이 1988년 고향인 시카고에 설립한 양조장. 유럽을 돌며 맥주를 마시던 그는 미국에도 유럽과 같은 훌륭한 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양조장을 설립했단다. 1992년 최초로 버번 베럴 에이징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생산했으며 2007년부터 와인 배럴을 이용한 맥주(Juliet으로 시작하여 이후 Lolita, Madame Rose, Sofie, Gillian, Halia 등으로 확대)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재료는 정제수, 맥아, 사탕수수설탕, 홉 효모(오리지널 백레이블의 하단에 'Contains:Wheat'라고 표시된 걸로 보아 밀도 포함되었을 수 있다.) 알코올은 7%. 엇, 그런데 품질 유지기한이 제조일로부터 5년이다.





생산년월일은 16년 8월 5일. 그러니까 2021년 8월 4일까지가 품질 유지기한인 셈이다. 내가 너무 샴페인, 아니지 맥주를 빨리 터뜨렸군. 





주둥이가 넓은 스템 글라스에 마시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벨지언 에일들이 특히 그렇긴 한데...


역시나 홈페이지를 검색해 보니 위대한 트라피스트 에일들(great Trappist Ales)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에일이란다. 추가로 검색해 보니 트라피스트 에일 중에서도 특히 그들에게 강한 영감을 준 맥주는 오르발(Orval)인데 이는 그 이름인 '마틸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망인이었던 마틸다 백작 부인은 실수로 결혼 반지를 물에 빠뜨렸는데 주님께 기도를 하자 송어가 입에 반지를 물고 나타났다는 것. 이에 감명받은 마틸다가 "이곳은 금의 계곡(Val d'Or)이구나"라고 외쳤고 그 자리에 수도원을 세웠다. 수도원의 이름인 오르발(Or+Val)이 바로 이 설화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 어쨌거나 오르발 수도원으 설립 설화와 맥주 양쪽 모두에 감명받은 그들이 헌정으로 만든 맥주가 바로 '마틸다'이다. 


미국 맥주를 마시다가 벨지언 트라피스트 에일의 이야기를 알게 되는 신비;;; 어쨌거나 지난 번에 KTX에서 잔도 없이 대충 마셨던 오르발을 빠른 시일 내에 제대로 다시 마셔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Goose Island, Matilda Belgian Style Pale Ale 2016 / 구스 아일랜드 마틸다 2016

밝고 비교적 투명한 앰버 컬러. 동파이프, 혹은 잘 익은 곶감색 같기도 하다. 기포는 잔잔하고 헤드는 적당히 생겼다가 서서히 사그라든다. 향을 맡으면 너무나도 명확한 브레타노미세스(Brettanomyces) 향. 레이블을 보니 와일드 효모인 브레타노미세스를 넣고 발효했다는 문구가 있다(레이블 좀 열심히 읽자;;;). 시큼한 식초 약간에 핵과, 말린 과일, 감초, 홉과 허브 힌트. 입에 넣으면 잘 익은 과일 풍미에 발사믹한 뉘앙스가 감돌지만 미감 자체는 그닥 시큼하지도 않으며 드라이한 편이다. 바디는 미디엄풀 정도에 요소들의 균형감이 좋은 편. 시나몬과 정향, 곶감 같은 여운이 어우러져 수정과 비스무리한 피니시를 남긴다. 매우 선호하는 스타일의 에일. 5년 숙성은 몰라도 몇 년은 더 묵혔다가 먹어 보고 싶기도 하다. 다음에 보면 꼭 여러 병 사서 묵혀 봐야지.


그런데 요걸 먹다 보니 오르발이 마시고 싶어졌다. 이번엔 제대로... 처음 샀던 서울역 ㄹㄷㅁㅌ에는 사라졌던데 경리단길에 가면 있으려나.






함께 먹은 초밥. 오늘따라 초밥이 너무나도 땡겨서 집 근처 초밥집에 들렀는데 주문하는 순간 후회했다. 오픈된 주방에서 만드는 행태를 보니, 그리고 만들어지고 있는 것의 모양새를 보니... 집에 와서 맛을 보니 역시나. 맥주에 비해 초밥의 퀄리티가 너무 쳐진다.





차라리 아쉬워서 꺼낸 미니 브리가 낫다... 궁합 면에서도.





요 녀석도 유통기한을 4개월 남짓 넘긴 녀석. 외려 숙성이 자알 된 듯 싶다 ㅋㅋㅋㅋ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