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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시음회·전시회·세미나

2017 나라셀라 와인 디스커버리 (창립 20주년) 스케치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7. 31.



2014년 참석한 이래 다시 찾은 나라 셀라 와인 디스커버리. 창립 20주년으로 그 의미를 더했다.





얼음조각 옆엔 미니언즈를 연상시키는 귀여운 데코레이션 케익이,





그리고 다양한 핑거 푸드들이 수시로 조달되었다. 거의 식사를 해도 될 정도로 푸짐하고 넉넉했다는. 잔치 인심이 야박하지 않다.




일단 부르고뉴 부스에 아는 얼굴이 있어 인사도 드릴 겸 와인을 한 잔 받았음.



Chateau de la Tour Clos-Vougeot 2012

커런트와 검은 체리 풍미에 곁들여지는 감초. 아직 어린 느낌이 완연한 깔깔한 탄닌과 단단한 구조. 하지만 다층적인 뎁스와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공들여 마시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모습을 알아서 잘 드러낸다. 2012년 그랑 주르 드 부르고뉴 때 방문했던 멋진 성이 떠올랐다. 적기에 제대로 마셔 보고 싶다.





한 켠엔 슈피겔라우 글라스가 전시되어 있었음. 한때 나의 주력 글라스였는데.

결혼할 때 장만한 아디나 샴페인 글라스는 아직도 고이 잘 쓰고 있음.





나라 셀라 20주년의 역사와 주요 와인들을 소개한 아트 월. 주요 국빈 행사의 만찬 와인, 혹은 유명 연예인의 결혼식 와인 등으로 쓰인 와인들이 상당히 많다. 하긴, 워낙 라인업이 뛰어나다 보니 주요 행사에 많이 쓰일 수 밖에 없을 듯.





공들인 휘장.





몬테스의 오너 아우렐리오 몬테스 씨의 축전. 이외에도 다양한 와이너리 관계자와 국내 와인 업계 관계자의 축전이 이어졌다. 칠레 대사님도 오시고... 나라 파워.




간단한 오프닝 행사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와인 탐방. 시음은 당근 불가능하기에 간단한 인상만 메모했다. 120여 브랜드의 210종에 이르는 엄청난 라인업. 



먼저 들른 곳은 역시 스파클링 부스. 참새방앗간이다.





Champagne Henriot Brut Souverain NV

달싹하고 유순한 첫 인상. 은은한 구수한 브리오슈 풍미가 식사를 하고 왔는데도 식욕을 돋운다. 유자, 금귤, 시트러스 풍미. 우아하고 부드러운 샴페인. 개인적으로 상당히 선호하는 스타일로 피노 누아 60%, 샤르도네 40% 블렌딩. 뮈니에도 소량 첨가되었다고. 요건 시중에 보이면 꼭 한 병 사야겠다.





Champagne Barons de Rothschild Brut NV

핵과 아로마에 감초와 허브 힌트가 아주 가볍게 더해진다. 입에 넣으면 드라이한 미감에 자두와 새콤한 베리 풍미, 가벼운 수렴성에 산미는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진다. 진한 풍미에 구조는 강건하지만 은근하게 감도는 크리미함이 전체를 부드럽게 감싼다. 밸런스가 매우 훌륭하며 풀 코스 정찬과 함께해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이다. 마치 수트를 차려 입은 멋진 신사 같은 와인.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60% 샤르도네에 40% 피노 누아를 블렌딩했다.


샤토 무통 로칠드로 유명한 바롱 드 로칠가 소유한 샴페인 하우스. 가격도 ㅎㄷㄷ하지만 품질 또한 ㅎㄷㄷ함. 인정.






Champagne Tribaut Brut Origin NV

연기 미네랄에 구수한 이스트가 가볍게. 새콤한 시트러스 풍미에 자몽 속껍질 같은 가벼운 수렴성과 쌉쌀한 뉘앙스. 샤르도네 40%에 피노 누아와 피노 뮈니에를 각각 30%씩 블렌딩.



Champagne TribautBrut Premier Cru NV

오리진보다 좀 더 날 선 느낌에 명쾌한 연기 미네랄. 드라이한 미감에 엣지가 느껴지는 구조감, 감귤 등 과일 풍미가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피노 누아 60%에 샤르도네와 피노 뮈니에를 20% 블렌딩. 확실히 더 좋다. 


샴페인 트리보는 랭스(Reims) 바로 북쪽에 위치한 로메리(Romery)에서 4대에 걸쳐 샴페인을 만들어 온 가족 와이너리. 나쁘지 않은 샴페인인데 로칠드 다음에 시음해서 손해를 좀 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빈티지 프란치아코르타 한 종 시음(스파클링 도열한 사진 중 좌측에서 두 번째).



Ca'del Bosco Franciacorta Dosage Zero 2012

마른 나무, 사과 꼭지 등 첫 향부터 드라이한 느낌이 강하다. 라임, 청사과, 멜론 등 푸른 과일 뉘앙스도 상당히. 반면에 입에서는 완숙한 노란 과일과 이국적인 과일 풍미가 인상적으로 드러난다. 쌉쌀하고 풋풋하며 꼿꼿한 구조감을 가지고 있지만 피니시의 약재 뉘앙스는 편안한 여운을 길게 남긴다. 샤르도네 65%, 피노 네로 15%, 피노 비앙코 20% 블렌딩. 좋다. 프란치아코르타는 확실히 샴페인의 대체제가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을 지닌 스파클링이다. 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Bouchard Pere & Fils, Vigne de L'Enfant Jesus 1er Cru 2013

진한 감초향 뒤로 영롱한 딸기, 붉은 베리, 붉은 자두 풍미. 드라이한 미감에 촘촘한 타닌, 산미가 어우러져 깔끔하고 친근한 인상. 몇 년 정도 숙성해 마시면 매우 좋을 듯. 아들 빈티지의 이런 와인을 보면 구매욕이 물씬. 게다가 독점 와인에 아기 예수라니... 사고 싶다ㅠㅠ




이어서 미국 섹션. 


이번 나라 셀라 디스커버리에서는 미국 와인에 집중했다. 비교적 진하고 강한 미국 와인을 나중으로 미루었다가 제대로 시음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에ㅠㅠ



가장 먼저 피노 누아 3종 세트.


DuMol Russian River Valley Pinot Noir 2014

커런트와 다크 체리 아로마 주위로 붉은 장미와 허브, 마른 나무 향이 슬쩍 감돈다. 매끈매끈 벨베티한 질감에 우아한 인상, 너그러운 양감. 산미와 알코올, 풍미의 밸런스가 좋고 여백 없는 탄탄한 구조가 돋보인다. 이것이 바로 바로 캘리포니아 피노인가.



Hirsch East Ridge Pinot Noir 2013 Sonoma Coast

가벼운 농가향, 감초, 인삼, 앵두 같이 알 작은 붉은 베리 풍미. 섬세한 산미와 미네랄이 도드라지는 첫 인상. 그런데 입에 넣으니 반전에 가까운 상당히 강한 임팩트. 오크 풍미도 은근히 진하며 강한 알코올과 균형을 이루는 산미로 인한 구조도 단단하다. 피니시에 잔잔히 남는 스모키 힌트. 20년 이상의 장기 숙성이 가능하다고.



Kosta Browne Sonoma Coast Pinot Noir 2014

잘 익은 베리와 커런트, 시나몬 캔디 등 진한 맛에 어우러지는 두터운 오크 풍미. 이미 만개한 둥근 타닌과 달콤한 발사믹 뉘앙스, 넉넉한 양감과 바디. 진하고 두터운 스타일의 피노 누아.



모두 훌륭한 와인들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두몰의 피노 누아가 가장 잘 맞았다. 





Dana Estates ONDA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13 

강한 오크와 진하고 밀도 높은 검은 베리 풍미. 완숙 과일의 단맛과 발사믹한 뉘앙스, 둥근 질감에 동반되는 약간은 jammy한 느낌의 풀 바디. 블랙베리, 블루베리, 말린 무화과 풍미에 약간의 철분 미네랄이 느껴진다. 피니시의 약간 씁쓸한 느낌은 과한 오크 때문일까 알코올 때문일까. 조금은 부담스럽다. 카베르네 소비뇽 93%, 쁘띠 베르도 7% 블렌딩.



Dana Estates VASO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12

은근한 민트 향에 검은 체리, 검붉은 베리, 커런트 풍미. 온다에 비해서 뿐만 아니라 예상보다 묵직함은 덜하고 가벼운 느낌. 향긋하고 섬세한 느낌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바소는 이탈리아어로 항아리라는 의미. 구본창 작가의 항아리가 레이블에 그려져 있다. 카베르네 소비뇽 90%, 카베르네 프랑과 말벡 각 3%, 메를로와 쁘띠 베르도 각 2%.





Stag's Leap Wine Cellar SLV Cabernet Sauvignon 2013

특징적인 커런트와 붉은 자두, 붉은 베리 등 붉은 과일의 풍미가 우아하게 드러난다. 둥근 질감에 비교적 무겁지 않은 바디감,은은하게 감도는 허브와 말린 꽃 같은 섬세한 뉘앙스.카베르네 소비뇽 100%.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레드 와인 부분 1위를 차지했던 와인. 작년에 나라셀라에서 주최한 기념 디너에서 2012빈티지를 맛보았는데 역시 훌륭한 와인이다.





Shafer One Point Five Napa Valley Stag's Leap District Cabernet Sauvignon 2014

스파이스와 허브, 농익은 검붉은 베리, 질좋은 오크 바닐라. 볶은 커피 뉘앙스가 특징적으로 더해진다. 둥근 질감에 드라이한 미감. 농익은 과일 풍미에 보르도의 구조가 결합된 것 같은 스타일이다. 카베르네 소비뇽 95%에 메를로 3%, 말벡과 쁘띠베르도가 1%씩 블렌딩되었다.





Continuum 2014 Napa Valley

마른 허브와 화한 스파이스, 커런트와 붉은 베리 풍미, 시나몬 캔디와 정향 뉘앙스. 우아한 터치, 드라이한 미감에 풋풋함과 농익은 인상이 공존한다. 쫀쫀한 탄닌과 구조감까지 구세계 지향적이라는 느낌이지만 과일의 밀도는 나파의 정체성을 드러내듯 농밀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섬세한 느낌이 살아나는 매력적인 와인. 레이블부터 스타일까지 모두 마음에 든다. 카베르네 소비뇽 65%, 카베르네 프랑 15%, 쁘띠 베르도 5%, 메를로 5% 블렌딩. 컨티뉴엄은 '계승'을 의미하며 로버트 몬다비의 차남 팀 몬다비가 만드는 와인이다. 진정한 로버트 몬다비의 계승이랄까.





Jonata El Desafio de Jonata 2010 Santa Ynez Valley

화한 허브, 매콤한 스파이스, 바이올렛 등 고혹적인 꽃 향기, 검붉은 베리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입에서는 특히 드라이한 미감, 그리고 스모키한 여운을 남기는 피니시. 이 역시 좋아하는 스타일의 와인. 카베르네 소비뇽 43%, 카베르네 프랑 32%, 쁘띠 베르도 14%, 메를로 11% 블렌딩. 컬트 와인 스크리밍 이글의 양조팀이 산타 이네즈에서 만드는 와인이다. 야잘잘, 와잘잘. '데사피오'는 스페인어로 '운명, 결정'이라는 의미.



 


Heitz Cellar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12 

은근히 강한 오크, 시나몬 등 스윗 스파이스와 세이버리한 풍미가 입안을 강하게 압박한다. 검붉은 베리와 커런트 등 과일은 토대를 받치는 정도. 시간이 지날 수록 온화해지며 피니시를 편안하게 정리한다. 개인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와이너리. 엑스 셀라로 공수해 온 2003빈 마타스 빈야드는 아마도 5년쯤 뒤에 따게 될 듯. 입사 빈티지이니 입사 20주년에 맞추어.





Far Niente Napa Valley Chardonnay 2015

향긋한 허브차와 그린 애플, 청포도, 연기 미네랄. 입에서는 완숙 살구와 청포도 본연의 풍미가 느껴진다. 처음 마셔 보는데 생각보다는 덜 버터리하고 더 달았다. 오크는 세고 알콜 또한 강하다. 아직 너무 어려서 요소들이 녹아들지 않은 느낌. 이 매력적인 와인은 언젠가 한 병 사서 제대로 즐겨 보고 싶다. 샤르도네 100%. 파 니엔테는 '아무 근심 걱정 없이'라는 의미라는데 이거 마시면 정말 근심 걱정이 사라지나요... ㅠ




와인 별 20명 한정으로 진행된 그리고 스페셜 테이스팅. 지인 찬스로 운좋게 세 종이나 맛을 보았다.



Champagne Henriot Cuvee des Enchanteleurs 2000

브리오슈와 잘 구운 토스트를 녹여낸 듯한 토스티함과 어우러지는 이스트 풍미, 너티함, 약간의 산화 뉘앙스. 입에서는 잘 담가 숙성한 레몬청처럼 은근히 달콤한 뉘앙스에 온화한 산미, 그리고 농밀한 느낌. 정돈된 시음장소 혹은 정찬 디너에서 만나고 싶은 와인이다. 앙리오의 아이콘 퀴베로 6개의 그랑 크뤼 밭에서 엄선한 포도로 양조해 최소 12년 숙성한다.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를 절반씩 사용.





Shafer Hillside Select Stag's Leap District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06 

질 좋은 오크, 농익은 순수한 검은 과일 & 발사믹 뉘앙스, 가죽 힌트. 입에 넣으면 커런트, 블랙베리, 블루베리 풍미가 온화하고 정돈된 느낌으로 전달된다. 진한데 과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처음 코를 댄 순간부터 마지막 목넘김에 이르기까지 최고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프리미엄 와인.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가 마셔도 맛있을 수 밖에 없는 와인이다. 까베르네 소비뇽 100%.





Alvaro Palacios L'Ermita 2013 Priorat 

가르나차 90%, 까리녜나 8%, 화이트 품종 2%. 2년 전 와인 디스커버리에서 너무 인상적이어서 다시 맛을 보았는데, 잔이 문제였는지 맛이 이상했다. 정상이 아니라 뭐라 말하기 어려운... RP 100 와인인데 너무 아쉽ㅠㅠ 




아쉬운 마음을 같은 생산자의 와인으로 달랬다.



Descendientes De J. Palacios, Villa de Corullon 2013 Bierzo

향긋하고 화사한 허브, 바이올렛, 마른 꽃잎, 철분/흑연 미네랄. 드라이하고 쌉쌀한 미감, 말린 붉은 베리, 숙성된 발사믹 힌트가 살짝. 구조감이 좋으면서도 방순한 느낌.




16시에 다우 빈티지 포트 세미나(Dow's Vintage Port Seminar)에 참석한 후엔 그저 발걸음 닿는 대로.


Henschke Henry's Seven 2014 Barossa Valley

쉬라즈 65%, 그르나슈 20%, 마타로 10%, 비오니에 5%. 


Henschke Keyneton Estate Euphonium 2010 Barossa

쉬라즈 60%, 카베르네 소비뇽 20%, 메를로 10%, 카베르네 프랑 10%.


헨리스 세븐은 약간 두툼하지만 고급스러운 느낌. 유포니움은 상대적으로 화한 박하 허브에 잔잔하고 섬세한 붉은 베리가 인상적이다. 역시 헨시케... 시중에서 자주 만날 수 없는 것이 아쉬움. 이외에도 몇 종에 더 입을 댔으나... 여기까지.





행사가 종료되는 시간까지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뜨지 못할 만큼 훌륭한 와인들로 가득한 멋진 행사였다. 고생하신 나라셀러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다시 한 번 20주년일 축하드리며, 부디 다음에도 또 참석할 수 있기를.




20170713 @ 나라셀라 와인 디스커버리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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