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음주/맥주

흥미로운 큰 병 맥주 마시기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8. 1. 27.



빅 보틀 비어 드링킹..



관심가는 맥주들만 간단히 인상을 남겼다. 남기지 않은 에픽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스타일의 세종이었고, 두체스 드 부르고뉴야 말하면 입만 아픈 명성높은 플란더스 사우어 에일. 메네브레아는 편하게 쭉쭉 마실 수 있는 라이트 라거.





마이셀 & 프렌즈(Maisel & Friends).

예전에 '스테판스 인디안 에일(Stefan's Indian Ale)'을 마시며 간단히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마이셀 바이스(Maaisel Weisse)를 마이셀 양조장의 오너인 제프 마이셀(Jeff Maisel)이 그의 친구 마르크 괴벨(Marc Goebel), 스테판 사트란(Stefan Sattran)과 함께 만든 양조장(?)이 바로 마이셀 & 프렌즈다.


홈페이지를 보면 다양한 맥주를 만드는데, 위의 두 맥주는 전에 마신 스테판스 인디안 에일과 함께 시그니쳐(Signature) 급 맥주 레인지를 구성한다. 세 친구가 각각 각자의 이름을 걸고 만들고 싶은 스타일을 만든 것.



Maisel & Friends, Jeff's Bavarian Ale / 마이셀 & 프렌즈 제프스 바바리안 에일

붉은 빛 감도는 매력적인 앰버 컬러. 코를 대면 캬라멜 같은 달콤함과 은근한 구수함이 느껴진다. 정향과 스파이스, 화사한 이스트 풍미. 크리미하고 둥근 미감을 지닌 풀 바디 에일. 뭔가 아메리칸 앰버 에일에 바이젠(복)을 섞은 것 같은 느낌은... 왜죠? 이런 게 바바리안의 전통 에일 스타일인가요? 알코올 7.1%, IBU 32. 정제수, 보리맥아, 밀맥아, 홉, 이스트를 사용했다. 홉은 할러타우(비터링, 아로마)와 오스트리안 아로마 홉을 썼다.




Maisel & Friends, Marc's Chocolate Bock / 마이셀 & 프렌즈 마르크스 바바리안 에일

콜라보다 조금 붉은 밤색이 도드라지는 컬러에 풍성한 베이지색 헤드. 코를 대면 시나몬롤 같은 스윗 스파이스&토스티, 정향, 그리고 부드러운 초컬릿 풍미가 입에까지 이어져 마치 윈터초컬릿 같다. 나이스한 터치 깔끔한 질감, 비교적 묵직한 타입일 텐데 바바리안 에일 때문인지 날렵하게까지 느껴진다. 피니시까지 남는 코코아 뉘앙스가 매력적. 윈터 워머로 손색 없는 스타일이다. 알코올 7.5%, IBU 23. 정제수, 보리맥아, 홉, 이스트를 사용했고 홉은 할러타우를 썼다.





또다른 두 병. 사악한 쌍둥이와 처음 보는 생산자.


이블트윈 브루잉의 설립자 예프 야닛 비야르쇠(Jeppe Jarnit Bjersø)는 미켈러의 설립자 미켈 보리 비야르쇠(Mikkel Borg Bjergsø)의 쌍둥이 동생. 그런데 둘의 사이는 틀어질 대로 틀어져 서로 말도 섞지 않는 관계가 되었다고. 악마쌍둥이 맞네;;;




EVIL TWIN BREWING, FEMME FATALE KABOSU India Pale Ale / 이블트윈 팜므 파탈 카보수 인디아 페일 에일

밝은 오렌지 컬러에 부드럽고 풍성한 화이트 헤드. 코를 대자 마자 브렛의 뉘앙스가 명확히 드러난다. 오, 꿈꿈이. 하지만 곧바로 노란 오렌지의 상큼한 인상과 시트러시한 풍미들이 폭발적으로 뒤따라 올라온다. 입에 넣으면 IPA다운 쌉쌀함, 하지만 시트러스와 열대과일 같은 풍미를 포함해 전반적인 스타일은 밝고 경쾌하다. 레이블 컬러처럼 그린에서 새어나오는 오렌지의 조화. 전체적인 풍미의 조화, 알코올과 풍미, 쌉쌀함의 밸런스도 훌륭하다. 와웅, 굿. 





이름에 쓰인 카보수(香母酢)는 일본 감귤의 한 종류다. 일본문화원 블로그에 따르면 오이타현 특산물로 껍질이 초록색일 때 유통하며 생으로 먹기 보다는 초간장, 초절임 등을 만들 때 사용한다고. 알코올 6%, IBU는 확인이 안 되지만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닐 듯(60 전후?).





요건 처음 보는 생산자, 그리고 처음 보는 맥주. 벨지언 사우어 에일 70%에 람빅을 30% 섞다니... 흥미롭군.


Brouwerij De Ranke, Cuvee De  Ranke / 드 랑케 퀴베 드 랑케

붉은 구리빛 앰버 컬러에 잔잔한 기포가 폭신하게 올라앉는다. 스모키한 뉘앙스에 풋풋한 홉 향이 먼저, 그리고 잘 익어 살짝 무른 자두 같은 친근한 과일 풍미가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쨍한 산미, 그리고 자몽 껍질 같은 쌉쌀함, 시트러시한 풍미, 화한 민트 허브가 동시에 드러나 청량하고 상쾌한 기분을 선사한다. 이렇게 다양하고 독특한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다니, 정말 최고의 밸런스다. 매력적인 벨지언 사우어... 그런데 가격이 만만찮다고. 그나마 눈에도 잘 안 뜨인다ㅠㅠ


알코올은 7%. 로덴바흐(Rodenbach) 이스트로 발효한 사우어 맥주 70%에 지라르뎅의 람빅(Giardin lambic)을 30% 정도 섞는다. 정확한 비율은 아니고 상세 레벨은 조정하는 듯. 어쨌거나 이 정도 비율로도 일반적인 '달콤한 상업 람빅'보다 실제 람빅이 5배 정도 더 들어있는 거라고 한다. (그럼 상업 람빅에 포함된 람빅의 양은 6% 수준??) 어쨋거나 전통 람빅 생산자에 대한 경의를 담아 이름에 Cuvée를 붙였다.





드 랑케 브루어리(Broouwerij De Ranke)는 친구인 니노 바셀레(Nino Bacelle)와 귀도 데보스(Guido Devos)가 주말의 취미생활로 시작한 양조를 발전시켜 설립한 크래프트 브루어리다. 니노의 할아버지는 레모네이드와 맥주 보틀링 기계 사업을 운영했는데 1989년 레모네이드 쪽은 접고 맥주 쪽은 그의 형제가 물려받았다. 니노는 냉장 관련 사업을 하며 맥주 양조는 취미가 되었다고. 그렇게 경험을 쌓다가 1994년 니노 바셀레 브루어리를 설립했고 95년에 귀도를 만나 96년에 드 랑케 브루어리가 되었다.


레이블 하단에 쓰여 있는 쉘톤 브라더스(Shelton Brothers)가 왠지 낯익어서 찾아보니 프레리 아티장 에일(Prairie Atisan Ales)를 배급하는 곳이다. 벨지언 에일 계열을 대대적으로 수입하는 수입상 같던데, 요런 재미있는 것도 취급하는군. 우리나라에도 이런 수입상이 굳건히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까.



편하게 드링킹하러 간 거였지만 재미있는 맥주들이 많아서 간단히 기록을 남겼음.





도미노 피자에도 이런 걸 끼얹으니 풍미가 한층 좋아지는구만.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