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음주는 국산 와인으로... 크라테 1317 로제 미디엄 드라이(Krate 1317 Rose Medium Dry), 그리고 크라테 1317 레드 스위트(Krate 1317 Red Sweet).
크라테(Krater)는 수도산 와이너리가 있는 지역의 지형적 특징인 화산 분화구(crater)에 한국(Korea) 와인이라는 정체성을 더한 이름이다. 지난번에 크라테 와인을 마시고 'K-와인'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스스로도 그런 정체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계신 듯. 크라테 뒤의 숫자 1317을 해발 고도 1,317m를 의미한다. 고도가 높으면 포도의 생육기간이 길어 포도의 풍미가 좋아지며, 신맛 또한 잘 유지돼 양질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크라테의 제품들 모두 적정 온도와 습도에서 3년 이상 오크 숙성해 완성한다고.
무엇보다 얼마 전에 마신 크라테 화이트 스위트와 크라테 자두 와인이 넘나 맛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마시는 와인들도 상당히 기대가 됐다.
특히 한식과 함께 마시기 참 좋은 와인이다. 물론 이탈리안이나 서양식 퓨전 요리와 먹어도 좋지만, 한식 먹는데 와인이 땡긴다면 크라테 와인을 곁들여 볼 만하다.
가족모임의 식사도 전형적인 한식이 예상되었으므로...^^;; 크라테를 준비한 것.
일단 크라테 로제 미디엄 드라이부터. 일단 체리 같은 밝은 루비빛이 아주 마음에 든다. 향을 맡으니 향긋한 붉은 꽃 향기에 상큼한 사과 힌트, 컬러와 어울리는 체리 풍미까지. 오... 기대감이 한층 끌어올려진 상태로 한 모금 마셨는데, 헐... 신맛이 너무 튄다. 붉은 과일 풍미와 가벼운 단맛이 살짝 어우러지는 것까지는 좋은데... 너무 신 것 아닌가 싶은.
어쨌거나 요 등갈비 김치찜 참 맛있다.
광장시장에서 사 온 고기 부침개도 좋고.
(그런데 와인 사진들은 다 어디 갔을까... 먹느라 못 찍었.... 다섯이 마시니 정말 게눈 감추듯 사라졌다능...)
그러고 나서 와인을 한 모금 더 마셨는데... 어라? 상당히 맛있다. 튀는 것 같던 신맛이 음식의 강한 양념을 깔끔하게 씻어주면서도 말끔히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은근한 조화를 만들어낸다. 와, 이거야 말로 요즘 강조하는 '음식 친화적인 와인(food-friendly wine)' 아닌가.
어머니의 꼬막은 언제나 진리. 이런 전형적인 한식과 크라테 와인도 진리.
딴 얘기지만, 명절에 전 안 부치고 차례상 안 차리니 가족이 이리 즐겁다. 모인 사람들이 즐거운데 조상님이라고 싫어할 이유가 있을까. 모두가 즐겁게 차례 준비하는 걸 좋아하는 집은 그러면 되고, 배달음식 시키고 싶은 집은 편하게 그래도 좋은 명절이었으면 좋겠다.
크라테 레드 스위트. 산머루로 담근 살짝 단맛이 있는 레드 와인인데 식후에 과일, 과자 등과 함께 마시니 상당히 잘 어울렸다. 스위트라는 표시만 보고 디저트와 페어링 했는데 단맛이 과하지 않고 은근해서 갈비찜이나 산적, 닭도리탕 등과 함께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음식이랑 함께 마시는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하나도 없다ㅠㅠ 명절이니 만큼 가족과의 대화에 집중하느라 못 찍었다는 비겁한 변명을 ㅎㅎㅎ
원재료는 포도, 효모, 설탕, 산화방지제. 백 레이블에는 미디엄 드라이가 아닌 그냥 '드라이'라고 적혀 있다. 실제로 맛도 단맛이 도드라지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원재료는 포도, 효모, 설탕, 산화방지제. 1317은 해발 고도 외에도 한 병의 와인에 1,317개의 포도알이 사용된다는 의미도 있다고. 정성껏 만든 우리 와인, 앞으로 더욱 큰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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