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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증류주 제조 마스터 과정

술아원 양조장 방문기(고구마 소주 증류)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2. 6.

한국가양주연구소 증류주 제조 마스터 과정의 일환으로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술아원 양조장에 다녀왔다.

 

2020년 양조장을 확장 이전했는데, 아주 깔끔하고 예쁘다. 정원도 널찍하고.

 

으리으리한 샹들리에 좀 보소 ㅋㅋㅋㅋ

 

술아원은 찾아가는 양조장에 등록돼 있다. 언제든 방문해서 시설을 둘러보고 술을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 물론 지역 특산주이기 때문에 온라인으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술아원, 경성과하주

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새벽에 핀 달맞이꽃. 예쁘게 핀 노오란 달맞이꽃을 이른 아침에 꺾어 밀가루 반죽에 섞으면, 요로코롬 맛있는 부침개로 다시 태어난다. 바삭바삭 맛있는 부침개에 술이 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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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아원, 복단지

구리 수산물시장에서 가리비랑 조개 사다가, 호사스럽게 참숯에 구워서, 양촌양조장, 우렁이쌀 청주 추석 연휴를 위해 준비한 주류 라인업. 탁주, 약주, 청주, 과실주, 소주, 레드 와인과 주정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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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아원, 필(feel)

필(FEEL). 여주에 위치한 양조장 술아원에서 만든 프리미엄 소주다. 먹고 마시느라 바빠서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네 ;;; 술아원, 경성과하주 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새벽에 핀 달맞이꽃. 예쁘게 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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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경성 과하주, 복단지, 필 같은 술아원의 대표적인 술들을 마셔봤는데,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다. 중요한 점은 그냥 맛있었다가 아니라, 향과 주질이 상당히 좋았던 데다 각자 나름의 개성을 확실히 갖추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모든 재료를 경기도(특히 여주)산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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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혁 술아원 본부장님이 양조장 시설을 소개해 주셨다. 강진희 대표님의 친동생인데,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오래전에 술아원에 합류했다고. 상당히 위트 있고 재미있는 분이셨다. 어디 예능 나가셔도 잘하실 것 같은데...^^ 완벽주의자로 보이는 강 대표님의 파트너로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아닐까.

 

요기는 재료를 증자하고 파쇄하고 술을 담는 곳, 뒤에는 여과기도 보인다.

술아원은 현재 해썹(HACCP) 인증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해썹 인증을 받으려면 자격요건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본부장님이 교육을 받으셨다고. 해썹 인증을 받으면 일단 위생적으로는 안전하다는 인증을 받는 셈이라고. 게다가 전통주 양조장들도 사실 해썹 인증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데 현재는 매년 유예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강제할 날이 올 것이기 때문에 빨리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저 주황색 바닥재만 해도 해썹 인증을 위해 필요한 뉴크리트라는 소재인데, 물기가 있어도 미끄러지지 않고 식재료가 떨어져도 잘 부패되지 않는다고 한다.  

 

고구마를 찌는 증자기. 크기 밑 용량에 따라 찌는 시간 달라진다. 찐 후에는 20분 정도 뜸도 들인다.

요 증자기는 냉각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다목적이라고. 고구마에 흠집이 많은 경우 메탄올 등 유해물질이 많이 발생하고 맛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끝부분과 흠집을 잘라서 사용해야 한다. 한산한 겨울에는 고구마를 공급해 주시는 분이 기본 손질을 해서 주시기 때문에 최대한 3월 전에 고구마 소주를 내리려고 노력한다고.

일본에는 양조 전용 고구마 품종이 있지만, 한국은 그냥 식용 고구마로 양조한다. 품종은 밤고구마. 호박고구마는 쪘을 때 너무 뭉개지고 증류 후 맛과 향이 단호박에 가까워서 적당하지 않다고 한다. 밤고구마도 수확 후 어떻게 숙성하느냐에 따라 술맛이 달라진다고. 참고로 여주는 쌀로 유명하지만 고구마도 상당히 많이 생산된다고 한다.

 

열심히 설명 중인 임승규 연구실장님은 강진희 대표님 아들. 술아원은 대를 이어 지역 특산주를 만드는 가족 기업이 되었다.

 

삽으로 분쇄기 위해 고구마를 직접 퍼서 절구로 살살 밀어 넣어야 한다. 처음에는 고구마의 껍질을 벗겨서 사용했는데, 껍질을 벗기면 향기 성분이 확 줄어든다는 걸 여러 번의 증류를 거쳐 확인했기 때문에 껍질도 함께 사용한다고. 대신 초류를 3% 정도 넉넉히 커팅해서 메탄올 등을 확실히 제거한다.

고구마는 쉽게 상하기 때문에 빨리 술을 만들고, 만든 술도 빨리 증류해야 한다. 게다가 전분가가 낮아 수율이 좋지 않기 때문에 매일 고구마 소주를 내려야 한다고. 이것만 해도 상당히 힘들 것 같다.

 

꼭 고기 간 것처럼 나오는 고구마. 먹어보면 고구마 무스처럼 상당히 맛있다. 예전에는 고구마를 손으로 으깼는데, 손으로 할 때와 민찌기로 할 때의 발효가 달라지고, 그 결과인 풍미가 달라진다고 한다. 분쇄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정제 효소의 하나인 누룩자임. 70도에서 작용하기 때문에 따뜻한 물을 부어놓았다. 누룩자임을 쓰면 고구마의 섬유질이 분해돼서 발효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여기에 분쇄한 고구마를 넣고 하루 정도 기다린다.

 

쌀로 만든 밑술. 고구마만으로는 발효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쌀로 밑술을 담근 후에 위에 누룩자임과 혼합해 놓았던 고구마를 넣는다. 비율은 고구마 300kg 사용 시, 쌀 30kg 정도 사용한다고.  

 

요건 지난 배치에 담가 놓은 고구마 술. 

 

고구마로 술을 담그면 위에 뜨는 술의 양이 많지 않다고 한다. 증류할 때도 건더기까지 함께 넣어 증류한다. 그래 봐야 증류주 양이 많이 나오진 않는다고. 고형물과 함께 증류를 하면 교반기가 있어도 바닥에 붙어서 탈 수 있는데, 미리 물을 조금 넣어주면 덜 탄다고 한다.

 

술아원의 발효 탱크들.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구매했기 때문에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라고. 맨손으로 술아원을 일구신 대표님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술아원의 증류기. 이것저것 한땀한땀 커스터마이즈 해서 만드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단식 알렘빅 증류기를 사용했는데, 효율이 안 좋고 청소도 너무 힘들어서 다단식으로 바꾸셨다고.

 

원액은 원래 증류기의 60% 정도만 채우는 게 일반적인데, 고구마술은 90% 정도 채워서 증류한다고. 끓어 넘치는 경우가 별로 없는 데다 증류되어 나오는 술의 양도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번 배치는 200리터 증류이므로, 초류는 6리터 정도 뺀다. 요건 5L 비커인데 용량보다 조금 더 많이 받았다. 초류는 폐기하지 않고 다음 배치에 넣어 함께 증류한다. 초류의 풍미가 워낙 좋기 때문에 그냥 버리기엔 아깝다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두 개의 온도 조절기. 위에 있는 큰 조절기는 증류기 청소를 위한 CIP에 사용할 물을 받기 위한 것인데, 냉각수 중에 섭씨 80도가 넘는 것만 별도로 받아서 청소 효율을 높인다고.

  

아래쪽의 작은 것은 냉각기로 들어가는 냉각수 온도 조절기다. 제한 온도를 섭씨 10도로 해 놓았는데, 보통 영하 3-4도 정도로 유지된다. 온도가 올라가면 다시 냉각수가 투입되는 형태인데, 최고 높이 올라갈 때도 18도를 넘는 것을 보지 못했고, 10도를 넘는 시간 또한 회당 1분이 채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결국 대부분의 증류액이 10도 이하, 거의 영하 온도의 냉각기를 지나 받아진다는 얘기. 

 

냉각기 표면에 낀 성에의 위엄... 이런 차가운 온도는 외부에 설치된 냉각탑 덕분인데, 그 냉각탑에서 오는 냉각수로 발효 중인 술의 온도 조절은 물론, 증류기의 냉각수 문제도 해결하고 계신다고.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술아원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냉각수 온도가 낮으면 향기 성분 포집율도 올라가지만 알코올을 얻는 수율도 올라간다. 여러모로 좋지만, 냉각수 온도를 낮추는 게 쉽지 않은 문제인데, 술아원은 냉각탑 설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본류 컷 이후 후류 받는 중. 백탁 현상이 상당히 많이 생겼다. 본류 컷은 대략 알코올 50% 정도에서 진행한다. 쌀 증류주의 경우 45도일 때 한다고. 이후 숙성은 최소 1년 이상 진행한다. 현재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하고 있는데, 추후 오크 숙성도 해 볼 생각이라고.

증류 후 남은 폐액은 신규 이전 시 정화조를 아주 크게 만들어 해결했다고 한다. 사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시도해 봤는데 소들이 잘 안 먹는다고-_-;;; 양조장/증류소를 하게 되면 저 폐액 처리가 상당히 큰 문제라고 한다.

 

쌓여 있는 오크통들은 헤븐 힐 증류소(Heaven Hill Distillery)와 윌렛 증류소(Willet Distillery)에서 사용된 것들이다. 대표님이 이 증류소들을 좋아하신다고^^;; 어떻게 수입하셨는지 궁금하다. 그런데 오크통을 수입하면 1년에 한 번씩 식약처에 사용 현황 보고를 해야 한다고 한다-_-;; 심지어 사용을 안 해도 보고는 해야 한다고-.-

 

술아원에서 판매 중인 술들. 경성 과하주, 복단지, 필 모두 정말 애정하는 술들이다. 레이블 부착, 생산년월일 등의 작업은 최대한 기계화(?)하셨다고.

이후에는 복단지를 만들고 남은 잔여물로 복단지 그라빠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국내법상으로는 술지게미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만들지 못하고 있는데 뭔가 법 규정 변경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듯. 실제로는 복분자 잔여물보다는 복단지를 빼고 남은 잔여 술의 용량이 훨씬 더 많다고는 하셨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포인트는 초류 커팅과 냉각수.

  1. 술아원은 풍미 증진을 위해 고구마 껍질까지 사용하는데, 그러면 메탄올 발생량이 증가한다. 따라서 초류를 3% 이상 넉넉히 커팅한다. 대신 다른 증류소와 달리 초류를 폐기하지 않고 다음 증류에 재활용한다.
  2. 냉각수는 온도를 10도 이하로 세팅하는데, 냉각 온도가 거의 영하로 유지된다. 

이 모든 게 풍미 극대화를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맛있는 증류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론만으로는 안되고, 꾸준한 계량과 측정을 통한 데이터화로 최적화의 영점을 잡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고.

 

배운 것이 많은 방문이었다. 술아원의 빅 팬이 되었음.

 

20220205 @ 술아원(경기도 여주시)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술아원 생산주류 5종 테이스팅

증류 실습을 위해 방문한 술아원에서 다섯 가지 술을 테이스팅 했다. 복단지, 필, 경성 과하주는 예전에 마셔 본 적이 있었는데 모두 마음에 쏘옥 들었다. 그래서 술아원 방문을 더욱 기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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