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로롱 리프트 71 샤르도네(Jean Loron Rift 71 Chardonnay).
레이블 하단의 'Sans Sulfites Ajoutés'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이산화황 첨가하지 않았다'는 뜻. 이른바 내추럴 와인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이산화황을 안 쓰려면 그만큼 포도의 상태가 좋아야 하는 동시에 잡균에 오염되지 않도록 양조 과정에서의 위생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안 싶다고 그냥 안 쓰면 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
작년 이맘때쯤 장 로롱의 보졸레 와인을 마셔 본 적이 있었다. 생산자에 대한 설명은 위 포스팅에 가볍게 적어 두었는데, 보졸레와 부르고뉴 지역에 150ha에 이르는 거대한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는 제법 큰 생산자다. 이 와인이 행사에 나왔을 때는 '내추럴 와인의 아버지 쥘 쇼베(Jules Chauvet)의 제자가 만드는 내추럴 와인'이라는 엄청난 수사가 붙어 있었는데, 장 로롱의 테크니컬 디렉터이자 와인메이커인 장 피에르 로데(Jean-Pierre Rodet)가 쥘 쇼베의 지도 아래 처음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위 보졸레를 마시며 그렇게 큰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다. 요 화이트는 어떨까?
백 레이블에는 아펠라시옹 명칭과 함께 이름의 유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리프트 71'은 20억 년 전의 지각활동으로 형성된 복합적이고 오래된 지질에서 재배한 샤르도네로 만들었다고.
아펠라시옹은 마콩 빌라주(Macon-Villages). 그런데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뒤에 '빌라주'가 붙어 있지만 등급은 마을급이 아니다. 화이트 와인에만 허용된 이 명칭은 '빌라주'라는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레지오날(Regional) 등급이다. 등급뿐만 아니라 맛이나 품질도 일반 마꽁(Macon) 화이트 와인과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마콩 지역에 대해 개략적으로 소개한 위 아티클 참고.
코르크는 디암(Diam)을 사용했다. 그런데 숫자가 없다는 것은...
Jean Loron, Rift 71 Chardonnay 2019 Macon-Villages / 장 로롱, 리프트 71 샤르도네 2019 마콩 빌라주
밝은 골드 컬러. 환원취가 아주 살짝 지나간 후엔 살구와 황도 같은 완숙 핵과, 달콤한 열대과일 풍미가 드러난다. 치즈 같은 힌트가 보일락 말락 가볍게 드러나지만 전반적으로는 부드럽고 깔끔한 인상이며, 입안에서는 부드러운 질감과 강하지 않은 신맛이 편안하다. 너무 차게 마시는 것보다는 12~14℃ 정도로 마시는 게 제맛을 느끼기 좋은 것 같다.
리프트 69를 마셨을 때와 느낌이 비슷하다. 그렇다면 요 가격대에서 경쟁력은 약간 떨어진다. 전반적으로 마실 만은 하지만, 그렇다고 임팩트가 있거나 대중적으로 엄청 맛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 무난한 와인.
참치두부전과 함께 마셨는데 궁합은 나쁘지 않았다. 따로 먹고 마실 때보다 함께 먹을 때 더 좋았으니까.
사과도 함께... 밥은 조금만.
어찌 보면 소박하면서도 맛있는 저녁 식사에 잘 어울리는 와인인 것 같기도 하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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