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의 스시류 블랙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분들. 흥겹게 퍼마신 자리였기 때문에 포스팅을 생략할까 했지만 마신 와인의 인상이라도 기억하자는 차원에서 간단히 메모.
스타터로 마신 펫낫의 레이블이 딱 좋아하는 스타일. 근데 레이블 이상으로 맛이 취저다.
GONC 1936 Canvas White Pet-Nat 2020
화사한 흰 꽃향기와 어우러지는 시트러스 껍질과 코리엔더 풍미가 레이블의 느낌과 딱 어울린다. 술술 넘어가서 메뉴가 나오기 전에 한 병을 거의 다 비운 듯. 공크의 오렌지 와인은 살짝 실망했던 기억인데 요건 참 괜찮네.
일식 계란찜을 시작으로,
스끼다시가 새우장... 묵은지와 치자 단무지도 맛있었지만 마늘이 대존맛이었음. 소스의 감칠맛이 대폭발 하는 데다 마늘 자체도 아삭하면서 쓴맛이 없어 안주로 딱 좋았다는.
회는 무난하게 먹을 만했음.
Josmeyer, Gewurztraminer LEs Folastries 2018 Alsace
람부탄 같은 열대과일 풍미와 강하지 않지만 끈을 놓지 않는 산미, 부들부들하면서 두툼한 질감이 딱 게부르츠트라미너 답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게부르츠트라미너는 사 마시는 것보다는 밖에서 한 잔 얻어(?) 마시는 게 가장 맛있다. 미리 짠 것도 아닌데 멤버들이 들고 오는 와인의 경향성이 한 방향으로 가는 것도 참 신기함.
내가 준비한 와인, 카트린 히스(Cathrine Riss). 작년에 사놓은 와인인데 궁금해만 하다가 이제야 연다. 'Dessous de table'은 '테이블 아래'라는 뜻인데 '뒷돈'이라는 함의도 있는 모양. 왜 이런 이름을 지었는지 궁금하다.
라이히스펠트(Reichsfeld, 리쉬펠드?) 경사지의 샌드스톤 토양에서 재배한 피노 옥세루아(Pinot Auxerrois)와 실바너(Sylvaner) 품종을 올드 배럴에서 양조 및 숙성해 여과 없이 병입했다. 개입을 최소화했으며 디캔팅을 해서 마시는 걸 추천한다고.
자세한 설명은 수입사 비노쿠스 홈페이지 참고. 그녀는 트랙터 사고로 한 팔을 잃었지만, 씩씩하게 최고의 와인을 만드는 여장부로도 유명하다.
Catherine Riss, Dessous de table 2019 Alsace
알싸한 미네랄과 산미, 내추럴다운 보들보들함이 매력적인 와인. 물론 기대보다는 너무 무난했다(?)는 느낌인데, 동행인에 따르면 이 집은 화이트보다는 레드를 마셨을 때 그 감흥이 훨씬 강하다고 한다. 어쨌거나 나에게는 이 와인의 절반 값에 취저인 대안이 있으므로... 다음에는 레드만 트라이해 보자.
하이트진로로 자리를 옮긴 지인 덕에 간만에 Champagne Taittinger Brut Reserve NV 도.
서비스 안주가 딱 좋다. 소스는 걷어내셔도 괜찮은데 ㅎㅎㅎㅎ 추가로 시킨 음식들도 괜찮았는데 떠들고 노느라 정신 팔려서 찍을 생각도 못했다.....
늦은(?) 생일 선물로 받은 그라함 화이트 포트. 요즘 홈텐딩을 즐기는 나에게 딱 맞는 선물이다. 집에 손님 왔을 때 토닉 워터 섞어서 맛있게 마셔줘야지. 레이블도 아주 화사한 게 딱 마음에 든다.
그리고 조니 바(?)로 자리를 옮겨서 칵테일 몇 잔 더. 진짜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김렛. 내 사랑 마틴 밀러 진으로 만들어서 더욱 맛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집에서도 만들어 봐야지.
올드 패션드도 대존맛. 모양도 굿굿. 정말 조니는 바를 내야 한다... 단골들로만 구성된 스피크이지 바 ㅋ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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