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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샤퀴테리아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8. 12.

오랜만에 한남동 샤퀴테리아에 방문했다. 각종 햄과 소시지를 비롯해 와인 안주로 딱 좋은 음식들을 파는 곳. 

 

 

Salomon + Philizot + Kirnbauer = HAPPY

한남동 샤퀴테리아에서 마신 와인 세 병. 오스트리아 2, 샴팡 1. Salomon Undhof, Salmon Riesling 2009? / 살로몬 운트호프 살몬 리슬링 2009? 코를 대면 은은하지만 명확하게 올라오는 페트롤 뉘앙스. 입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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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콜키지 제도도 합리적이어서 종종 방문했었다. 몇 년 전까지는 콜키지 프리였는데 현재는 한 병만 콜키지 프리고 이후부터는 병당 1만 원을 받는다. 이 정도만 해도 매우 혜자로운 정책. 사실 콜키지 프리는 업장의 매출 감소를 전제하는 것이므로.

 

게다가 100m 거리에 와인앤모어 한남점이 있어서 원하는 와인을 구하기도 쉽다. 콜키지를 이용하기 위해 와인을 집에서 들고 올 필요가 없다는 얘기. 2~4명이 함께 가서 가볍게 와인 한 잔 하기에 넘나 좋은 곳이다. 

 

오늘의 와인들. 3명이니 3병이다.

 

스타터는 부르고뉴 알리고테.

 

 

품격 높은 데일리 와인, 호프만 자이에 부르고뉴 파스투그랭(Hoffmann-Jayer, Bourgogne Passetoutgrain 2019)

야채와 짠지로 구성된 검소한 식탁. ...은 훼이크ㅋㅋㅋ 삼겹살 구워서 부모님이 보내 주신 싱싱한 쌈야채에 와인을 곁들이는 나름 호화로운 식탁이다. 그렇다고 평범한 직장인 처지에 일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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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부르고뉴 파스투그랭과 함께 샀었다. 부르고뉴 파스투그랭을 먼저 마셨는데 넘나 맛있어서 알리고테도 기대됐다는... 그런데 얼마 후 와인 장터에서 내 구매가보다 병당 1만 원 할인된 가격에 나와서 실망;;;ㅋㅋㅋㅋ

 

Domaine Hoffmann-Jayer, Bourgogne Aligote 2019

지푸라기 같이 옅은 페일 옐로 컬러에서 향긋한 흰 꽃 향과 섬세한 미네랄, 시트러스 계열 아로마가 예쁘게 피어난다. 입에서는 뉴트럴한 풍미에 라이트 바디, 레몬 같은 신맛이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진다. 돌 위에서 수분을 머금은 이끼를 연상시키는 스타일. 남향 혹은 남서향의 점토와 석회질이 섞인 포도밭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평균 70년 수령의 알리고테를 손으로 수확해 세심하게 선별해 부드럽게 압착한 후 발효한다. 이후 이녹스 탱크에서 18개월 숙성 후 필터링해 병입. 

샤퀴테리와는 극강의 페어링을 보였다. 이날의 넘버 원. 샤퀴테리는 지방이 많고 짭짤하기 때문에 요렇게 신맛이 강하고 가벼운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과 가장 잘 어울린다. 레드 와인은 가메(Gamay), 돌체토(Docetto), 피노 누아(Pinot Noir) 같이 가벼운 품종이 좋고. 다음에 보이면 또 사야지.

 

두 번째는 왼쪽의 소뮈르.

Arnaud Lambert, Saumur (Blanc) 'Les Perrieres' 2019

지난번 와이니 정모 때도 마셨던 건데 인상이 조금 달랐다. 지난번에는 신맛이 상당히 도드라지고 과일 풍미는 상당히 낮다고 느낀 반면, 이날은 산미는 적당하고 슈냉 블랑(Chenin Blanc) 특유의 유자, 오렌지 같은 감귤 류의 풍미가 도드라지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앞서 마신 알리고테와 직비교가 되었기 때문인 듯. 암튼 이날의 인상이 내가 소뮈르 블랑에서 기대하는 바이긴 하다. 점토와 석회질이 섞인 포도밭에 식재된 평균 60년 수령 올드 바인에서 수확한 슈냉 블랑으로 양조하며, 50%는 여러 번 사용한 바리크, 나머지는 커다란 캐스크에서 12개월 숙성한다.

아르노 랑베르(Arnaud Lambert)는 루아르의 소뮈르(Saumur) 지역에 이브 랑베르(Yves Lambert)가 1996년 설립한 비교적 신생 와이너리다. 2005년 현재 오너인 아르노가 참여했으며 2009년부터 유기농, 2018년부터는 비오디나미 농법을 적용해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고 있다. 주품종은 당연히 슈냉 블랑과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마지막은 보졸레(Beaujolais). Vin de France 등급을 달고 있지만 보졸레 지역에서 가메 품종으로 만드는 내추럴 와인이다.

Sebastien Morin, Paradoxe (2019)

처음에는 약간의 환원취 힌트가 드러나며 향이 잘 피어나지 않는 느낌. 디캔터를 요청했으나 없어서 1잔 정도 따른 후 병을 돌리며 브리딩을 시도했는데 잘 피어나지 않았다. 잔도 계속 스월링 했지만 마지막 모금까지도 꽉 닫힌 느낌이었던 듯. 그래도 보졸레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짙고 농밀한 검붉은 베리 풍미와 볼륨감을 드러내는 듯. 알코올 함량도 14%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보졸레다운 과즙미와 적당한 신맛은 여전하다. 모래가 섞인 화강암 토양에 식재된  70년 올드 바인에서 얻은 포도를 100% 줄기를 제거하지 않고 두 달 동안 침용한다. 구매처인 내추럴보이의 설명에 따르면 초반에는 탄산 침용을 한다고). 이후 다음 해 6월까지 숙성해 병입한다. 

와인을 구입한 청담동 내추럴보이(@naturalboywineshop) 인스타에 따르면, 세바스티엉 모항(Sebastien Morin)은 파리의 IT 회사 사장이었는데 2000년대 초반 쥐라의 레전드 와인 메이커 중 하나인 장 마끄 브리뇨(Jean- Marc Brignot)를 만난 뒤 회사를 정리하고 그의 제자가 되었다고 한다. 2015년 남부 보졸레 지역에서 내추럴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가메를 부르고뉴 피노 누아보다 더 길게 스킨 컨택하여 진하고 농염한 내추럴 보졸레라는 유니크한 장르를 개척했다고. 실제로 진한 과일 향과 스파이스 뉘앙스가 일품이었기에 완전히 납득이 가는 설명. 가지고 있는 Arcane은 충분히 숙성시킨 후 마셔야겠다.

 

20220812 @ 더샤퀴테리아(한남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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