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봐도 위치를 알 수 있는 상수동 스토리. 슈바인스학세(Schweinshaxe)로 유명한 곳이다. 분위기는 마치 옛날 대학가 목로주점(?!) 같은 분위기. 실제로 이날 옆 테이블에는 교수님+대학원생으로 보이는 무리들이 슈바인스학세를 먹고 있었다;;;
슈바인스 학세는 일종의 독일식 족발인데, 단순화해서 말하면 맥주로 찐 족발을 오븐에 구워서 만든다. 맥주 안주나 와인 안주로 안성맞춤. 게다가 이 집 콜키지는 없고, 잔당 6천 원의 글라스 차지만 받는다. 상수역 근처에서 갈 곳 없을 때 만만하게 찾아갈 만한 곳.
상수역 4번 출구에서 3분 정도 걸린다.
이날의 라인업. 원래 스파클링을 마시려 했는데, 깜빡 잊고 안 가져오는 바람에... ㅠㅠ 라인업이 무거워졌다. 간단한 메모를 참고하여 기억을 더듬어 가볍게 인상만.
Domaine Amelie & Charles Sparr, Jardin E'den Pinot Noir
기본급 알자스 피노 누아는 묽은 데다 투박하다는 편견(?)이 많은 편인데 이 녀석은 붉은 자두와 라즈베리 같은 검붉은 베리 풍미가 제법 밀도 높게 드러나며, 스위트 스파이스와 감초, 약재, 얼씨 힌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산미도 적절하고 타닌 또한 부드러운 편. 물론 특유의 투박함은 슬쩍 드러났지만 뭔가 '자연스러운' 뉘앙스와 어우러져 제법 맛있게 마셨다. 찾아보니 비오디나미를 적용하는 와이너리. 자연 효모로 발효해 침용 과정을 20일간 거치며 오크 배럴에서 12개월 숙성한다. 이름이 '에덴의 정원'인 것도 독특 ㅋㅋㅋ
스파(Sparr)는 17세기부터 알자스에서 와인을 만들어 온 가문. 예전에 수입되던 Pierre Sparr가 이 가문인 것 같다. 어쨌거나 2007년 와이너리가 협동조합에 매각됐지만, 친척들이 주요 밭 12 ha 정도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아멜리에와 샤를 부부는 가문의 본업을 이어받아 2010년 다시 와이너리를 세웠고, 친척들로부터 포도밭을 다시 사들여 와인을 만들고 있다.
두 번째는 생-떼밀리옹 그랑 크뤼. 마음은 그랑 크뤼 클라쎄에 있지만 경제력이 여기에 있어서-_-
Chateau Gros Caillou 2016 Saint-Emilion Grand Cru
이건...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정말 잘 만든 기성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랙베리, 검은 체리 등 진한 검붉은 베리 풍미에 밀도 높은 고급스러운 스위트 스파이스, 바닐라, 균형 잡힌 오크, 정제된 매콤 스파이스와 시원한 민트 허브 까지. 미디엄 풀 바디에 무두질된 타닌으로 질감도 아주 부드럽다. JS92점인가 그랬는데 그럴 만함. 딱 잘 익어서 먹기도 참 좋았고. 하지만 내 스타일이 아니다 보니 감흥이 크진 않았고, 덕분에 벌컥벌컥 마셔서 잘 취했다.
추가 안주도 시켜 주시고. 음식은 평타는 했지만 맛집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고. 가격도 저렴하니 편하게 갈 만한 수준.
끌로 라 꾸딸은 얼마 전에 마셨으므로... 그때랑 정말 똑같은 맛이었음 ㅋㅋㅋ
2차는 근처 찻집 칵테일 바로.
언제 만나도 편안한 녀석들이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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