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담해물에서 진행한 위스키 꼬냑 클럽 대피소 첫 정모. 정말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다. 일부는 먼 지방에서 올라오셨고 배우자나 여친분과 참석하신 분들도 계셨다. 모임에 대한 찐사랑이 느껴지는.
도네이션 보틀과 BYOB 보틀들. 라인업이 ㅎㄷㄷ하다. 덕분에 평생 맛보기 어려운 것, 궁금했던 것, 구매를 고려하고 있던 것들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었다.
서담해물은 두 번째 방문인데 안주는 역시나 훌륭. 코스 메뉴를 주문하면 콜키지 프리인데, 최근에 아예 인스타(@seodam_seafood)에 콜키지 정책을 공지했다.
- 평일 19시, 주말 18시까지 예약 가능
- 당일 예약 가능, 예약 가능 시간 이후 전화 문의 시 좌석 대기
- 콜키지 주종 무관 1병 무료, 이후 병당 1만 원 * 4인 페어링 코스 진행 시 콜키지 무제한
- 20인 이상 대관 문의
사장님이 술을 좋아해서 그런지 정말 술꾼들을 위한, 합리적인 정책이다.
지난번엔 꽃멍게가 가장 맛있더니, 이날은 아마에비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기분 따라 주종 따라 간사한 입맛 ㅋ
이어서 주요 도네이션 보틀들이 줄줄이 등장. 내 주량과 경험을 넘어서는 녀석들이 많아서 간단히 메모만.
Balvenie, Single Barrel aged 21 years. 밝은 골드 컬러에 어울리는 달콜한 노란 과일과 샤프란 같은 꽃술 향, 톡 쏘는 스파이스 뒤로 오크 바닐라가 예쁘게 묻어난다. 심심하다 싶을 정도로 밸런스가 좋은 느낌.
Springbank Cask Strength aged 12 years. CS 답게 타격감이 있지만 구수한 토스티 바닐라와 적당한 피트, 정향 같은 허브 뉘앙스가 예쁘게 드러난다. 사람들이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고개 끄덕끄덕.
오게 뭐였더라... 아마도 스뱅.
갑오징어와 문어숙회.
The Maltman, Secret Speyside aged 16 years. 아마 맥캘란으로 추정된다는 몰트맨 16년. 앰버/마호가니 컬러에 싸한 에나멜과 감초, 셰리셰리한 과일 풍미와 짭조름한 미감이 인상적이다.
The English, Single Cask release Red Wine Cask. 포르투갈의 카베르네 소비뇽 캐스크에 숙성한 거라고. 상당히 스파이시한 인상에 입에서도 쨍한 타격감을 보여준다. 하지만 와이니한 붉은 과일 풍미는 캐스크에 먼저 담겼던 와인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기도.
Stagg Jr. 배치 넘버를 안 찍어 뒀네. 컬러부터 노랗기보다는 갈색에 가깝다. 진한 우디 뉘앙스와 우아한 토스티 뉘앙스, 삼나무와 바닐라, 붉은 과일 풍미가 하모니를 이룬다. 입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확실한 타격감과 둥글고 원만하고 넉넉한 인상이 공존한다. 워낙 밸런스가 좋기 때문이 아닐까. 와, 이런 버번이라면 니트로 자주 즐길 것 같은데, 가격이 그럴 수 없게 만든다.
40년 넘은 Johnny Walker Black 올드 보틀. 1970년대 보틀이라고.
오픈하지 않은 보틀인데도 이미 율러지가 어깨 이하로 내려가 있었다. 상당히 멜로하면서도 임팩트가 있는 느낌. 약간 할머니 고쟁이 향 같은 것도 나는 것 같....^^ 요즘 조니 블랙 마셔 본 지가 오래돼서 최근 것과의 비교는 어려웠다.
어리굴젓과 고들빼기를 곁들인 돼지 수육. 와인과는 좀 힘들었던 어리굴젓이 위스키와는 무난히 어울린다.
총알 오징어는 제 형체가 있을 때는 못 찍었....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Kim Chang Soo's Choice, Ardmore aged 11 years Cask Strength. 한국의 다케츠루 마사타카를 꿈꾸는 김창수 씨가 선택해 병입한 캐스크 스트렝쓰. 매우 밝은 옐로 골드 컬러에 시트러스와 노란 과일 아로마. 입에 넣으니 코에서는 강하지 않던 피트가 제법 존재감을 드러냈다.
Bowmore, Vault Edition. 처음에는 향긋한 사과향, 중간에는 자키자키 과자, 나중에는 랍상소총 같은 훈연차의 풍미가 느껴졌다. 제대로 즐기면 상당히 흥미로울 것 같았던.
Glen Dronach, Allardice aged 18 years. 레이첼 베리 버전인데 확실히 산뜻하고 향긋하며 묵직하지 않고 가벼운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요 버전도 나쁘지 않지만, 왠지 셰리셰리한 풍미와 꾸덕함이 부족한 것은 살짝 아쉬웠다.
지난 모임에서는 맛보지 못했던 병어찜. 요건 밥도둑 스타일이라 매우 좋아하는 맛이지만, 개취 기준 술안주로 보자면 꼭 있어야 할지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이 집 해물 파전이 더 술안주로 선호하는 스타일.
SMWS, Baked In Loyalty 2022 Exclusive. SMWS에서 나온 것인데 신기하게도 Blended Malt다. 공식적으로 오픈한 게 아니라 재가입 회원에게만 한정적으로 파는 거라고 했던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전반적으로 화사하고 밝고 구수하고...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좋다. 설탕 코팅 과일 같은 느낌도 들었던 듯.
Macnair's Lum Reek aged 10 years CS Batch 1. 마셔 보고 싶었던 빌리 옹의 피티드 블렌디드 몰트. 톡 쏘는 스파이스에 적당한 피트가 부담 없이 곁들여진다. 살까 말까 망설이던 녀석인데 안 사는 쪽으로 결정. 마음에 안 든다기보다는 한 병을 다 비울 자신이 없다. 이 녀석보다는 아란 마크리 무어를 사는 게 나을 듯.
오염되지 않은 (풋! ㅋㅋㅋㅋㅋ) 위스키 GlenGoyne. 18년은 무난하게 맛있었던 것 같고, CS는 밀도 높고 달콤한 맛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노트를 한 마디도 적어두지 않았다.
이외에 Glen Rothes WMC도 마셨는데 처음엔 풋풋, 나중엔 달싹한 맛. 나쁘지 않았지만 구매욕은 사라졌다. Kavalan Oloroso Cherry CS는 역시 맛있었다. ㅈㅋ 욕을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고. 한통 맛을 못 본 것은 살짝 아쉽지만 워낙 악평이 어마어마한 위스키이므로 걸렀다고 생각하기로 하자. 어쨌거나 즐거웠던 모임... 다음에 또.
20220827 @ 서담해물(상수역)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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