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중에 중문 면세점에서 사 온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롱몬 18년 더블 캐스크 메이쳐드(Longmorn 18 yo Double Cask Matured). 요건 중문 면세점과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모두 팔고 있지만, 굳이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중문으로 간 이유는 1만 원 추가 할인 쿠폰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트리플(Triple)이라는 여행 앱을 깔고 회원 가입하면 10만 원 이상 만 원, 20만 원 이상 2만 원의 할인 쿠폰을 중문 면세점 현장에서 받을 수 있다. 앱 관계자 아님, 광고 아님. 트리플 앱을 제주, 경주, 대만, 일본 여행까지 잘 써먹고 있는 진퉁 애용자다. 여행 일정 및 예산 관리하기 참 좋은 앱.
어쨌거나 다시 위스키로 돌아와서,,
롱몬(Longmorn)은 1894년 존 더프 & 컴퍼니(John Duff & Co.)가 1894년 스페이사이드에 설립한 증류소다. 존 더프 & 컴퍼니는 국내에서는 1898년 롱몬 No.2 증류소로 설립한 벤 리악(Ben Riach)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롱몬의 어원은 게일어로 '성 마노크의 땅'을 의미하는 '론마노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1898년 더프가 파산을 선언했고(벤 리악 짓는 데 무리를 했나...), 지분은 은행에 의해 제임스 R 그란트(James R. Grant)에게 넘어갔다고 한다. 이후 더 글렌리벳(The Glen Livet)과 합병하고 시그램의 소유가 되는 등 소유권의 변화를 겪다가 2001년 페르노리카(Pernod Ricard)가 시바스 그룹을 인수하면서 현재까지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시바스 리갈 18년(Chivas Regal 18 yo), 로열 살루트(Royal Salute) 등의 키 몰트로 사용되고 있다고. 상대적으로 싱글 몰트 생산은 미미했는데, 2015년까지 쉽게 구할 수 있는 오피셜 보틀은 16년 숙성 하나뿐이었던 듯. 2015년에는 디스틸러스 초이스(The Distiller's Choice)라는 숙성 연도 미표기 제품(NAS)을 내놓았다고. 최근엔 18년과 23년이 면세점에 출시되었다. 그런데 18년은 가성비 갑으로 명성이 자자한데, 23년은 18년의 두 배도 넘는 가격 때문인지 구매 및 시음기가 흔치 않다.
롱몬 18년만 해도 스페셜 에디션(Special Edition)이라는 문구와 함께 나름 보틀 넘버까지 붙어 있다. 그런데 가격은 딱 100달러! 여기에 온라인 예약 15% 할인, 쿠폰 1만 원 할인까지 붙이니 구입 가격은 78.03달러가 되었다. 원화로 환산하면 112,100원. 달러 당 1,437원이라는 고환율임에도 불구하고 18년 숙성 싱글 몰트 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만약 환율이 1,200원만 되었어도 9만 원대 초반이라는 혜자로운 가격이 되었을 수 있는... ㄷㄷㄷ
롱몬 18년은 'Double Cask Matured'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아메리칸 오크로 만든 200리터짜리 배럴(Barrel)과 250리터짜리 혹스헤드(Hogshead)를 함께 사용해 숙성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콤하고 부드러운 오크 터치가 긴 피니시를 선사한다고.
롱몬은 볼 수도, 갈 수도 없는 지하 호수의 깨끗한 물을 사용해 순수한 위스키를 만든다고 한다. <위스키 대백과>라는 책에 따르면 '블랙힐에서 솟아나는 피트가 섞인 물'을 사용한다고. 2002년까지는 몰트 또한 벤리악에서 피트를 사용해 플로어 몰팅으로 제조한 몰트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2002년 이후에는 몰트 회사에서 몰트를 구매한다고 한다. 그래서 23년 숙성 위스키가 더 비싼지도 모르겠다.. 플로어 몰팅으로 만든 몰트를 사용하니까.. 스피릿 스틸은 둥근 어깨 모양을 가지고 있어 구리와의 접촉면을 늘리기 때문에, 이 또한 부드럽고 깔끔한 풍미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2012년에는 증류소를 완전히 개조 및 확장해, 생산 능력이 30% 정도 증가한 450만 리터가 되었다.
롱몬은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 다케츠루 마사타카와도 관련이 깊다. 그가 스코틀랜드로 위스키 유학을 떠나 1919년 4월 엘긴에 도착한 후 5일 동안 일하며 경험을 쌓은 곳이 바로 롱몬 증류소이기 때문이다. 이때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최초의 증류소인 야마자키를 설립했으며, 이후 독립하여 홋카이도에 세운 자신의 증류소인 요이치에는 증류기를 비롯해 그런 요소들이 훨씬 짙게 배어 있다고 한다. 그러니 일본 위스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롱몬 또한 좋아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증류소의 스타일이란 의외로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니까.
롱몬 18년은 고숙성이지만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비교적 빨리 맛보게 될 것 같다. 맛있으면 빨리 한 병 더 사 두어야지^^;;
같이 산 캐퍼도닉 21년(Caperdonich 21 yo)은 별도 포스팅으로.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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