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조니 워커 정도를 제외하면 이보다 더 유명한 위스키 브랜드가 있을까.
더 글렌버기 18년(The Glenburgie aged 18 years). 한국인이 사랑하는 스카치 위스키 발렌타인(Ballantine's)에서 생산하는 싱글 몰트다.
2020년에 발렌타인에서 글렌버기를 비롯해 밀튼더프(Miltonduff), 글렌토커스(Glentauchers) 등 싱글 몰트 라인업들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팝업 행사를 진행했었다. 하필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시음도 제대로 못 하고 시향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런데 사실 글렌버기를 비롯해 발렌타인에서 생산하는 싱글 몰트들은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는 것 같다. 블렌디드 위스키 쪽에서 워낙 대량으로 유통되는 생산자이다 보니, 외려 싱글 몰트 쪽에서는 흔한 위스키로 홀대를 받는달까. 싱글 몰트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개성과 희소성에 열광하는 술이니까.
그래도 2021년 11월에 갔었던 발렌타인 위스키 팝업 행사에서 다시 만난 글렌버기 18년은 역시 훌륭했던 기억이다. 참 행사는 열심히 하네... 그때도 블렌디드 중심으로 시음주를 제공했기 때문에 아쉽게도 글렌버기를 시음하지는 못했지만, 향만으로도 참 좋았었달까.
무엇보다 글렌버기 18년의 가장 큰 미덕은 가격. 물론 시중가는 20만 원을 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제주면세점 가격은 14만 원을 넘지 않는다. 고숙성 위스키임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 면세점을 이용할 때 특별히 살 위스키가 없다면 요걸 선택해도 괜찮을 것 같다. 네임 밸류가 있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고.
케이스에 쓰여 있는 시리즈 넘버 001. 무슨 뜻일까 찾아보니 번호 별로 각각 증류소가 매칭돼 있다. 001이 글렌버기, 002는 밀튼더프, 003은 글렌토커스다.
케이스 뒷면에는 글렌버기 18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붙어 있다. 예외적으로 부드럽고 밸런스가 완벽한 붉은 사과와 달콤한 블랙커런트 아로마. 프루티한 오렌지 풍미와 꿀 같은 달콤함이 벨벳 같이 부드러운 질감을 타고 흐르며 길게 이어지는 피니시를 선사한다.
190년 역사를 이어 온 발렌타인 블렌드의 중심, 글렌버기.
마스터 블렌더는 샌디 히슬롭(Sandy Hislop). 생산지는 스페이사이드(Speyside). 캐스크 타입은 트래디셔널 오크(Traditional Oak)라는데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헤드 카피는 '사치스러운 달콤함을 지닌 아로마틱함(Aromatic with Indulgent Sweetness)'. 글렌버기 증류소의 싱글 몰트는 벌집 캔디 같은 달콤함(?)과 붉은 사과, 블랙커런트의 아로마를 지니고 있다는 얘기를 한 번 더 강조한다.
빨리 맛보고 싶다. 얼마 남지 않은 글렌 드로낙 18년과 21년을 비우고 나면 바로 요걸 열어야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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