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 포인트 말보로 샤르도네(Dog Point Marlborough Chardonnay 2020). 한남다찌에서 마셨는데, 너무 신나게 마시고 떠드느라 사진 찍는 것도 잊었다;;;
음식 사진조차 찍다 말아서 요것밖에 없다능... 한남다찌에 처음 갔을 때는 Dog Point Section 94 Sauvignon Blanc 2020을 마셨는데, 이날은 같은 빈티지의 샤르도네를 마시게 되었다.
도그 포인트 빈야드(Dog Point Vineyard)는 클라우디 베이(Cloudy Bay)를 성공시킨 제임스 힐리(James Healy)와 이반 서덜랜드(Ivan Sutherland)가 함께 만든 와이너리다. 한국에서는 '개점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생산자. 소비뇽 블랑은 물론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도 만드는데, 의외로(?) 샤르도네의 평가가 높은 편이다. 소비뇽 블랑보다 샤르도네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 <제임스 서클링>은 2017년 빈티지에 95점을 주며 2019년 뉴질랜드 100대 와인 50위로 선정했다. <와인 애드버킷> 또한 ‘누구나 인정할 만한 말보로 샤르도네의 표본’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Dog Point, Marlborough Chardonnay 2020 / 도그 포인트, 말보로 샤르도네 2020
풍미를 주도하는 것은 구운 헤이즐넛, 깨 볶는 듯 고소한 뉘앙스. 빵 굽는 것 같은 구수한 풍미도 강하다. 입에 넣으면 신선한 신맛이 라임, 레몬, 자몽 같은 시트러스의 상큼함과 복숭아, 파인애플 등 잘 익은 과일 풍미와 함께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아직 어리지만 밸런스도 훌륭하고 피니시 또한 깔끔하다. 미디엄 풀 바디에 풍미의 밀도가 높은 편이라 해산물 베이스의 다양한 안주들과 모두 잘 어울렸다. 캐주얼하게도, 품격 있게도 즐길 수 있는 와인.
실트와 자갈이 섞인 점토질 언덕의 경사면에 식재된 평균 28년 수령 샤르도네를 손 수확해 가볍게 압착한 후 바로 배럴(10% new)로 이동해 18개월 숙성한다. 알코올 발효 및 젖산발효 모두 자연스럽게 진행한다. 정제는 하지 않으며 가볍게 여과만 해서 병입한다. 바로 마셔도 좋으며, 10년 이상의 숙성 잠재력 또한 갖췄다.
숙성을 해서 마셔야 하는데, 참지 못하고 또 열어버리고 말았다. 한병 더 사서... 라고 생각하다 보니 요거보나 섹션 94 소비뇽 블랑을 사야 하나 싶기도 하다. 요런 와인들은 차라리 셀러링 욕심을 버리고, 생각날 때 사서 빨리 마신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 숙성된 건 운 좋게 올빈을 만나면 그때 경험하기로 하고.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