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꺼낸 운데베르크 언더버그(Underberg).
산 지 2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안 마시고 뭐 했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
만화 <바텐더>에서 재미있는 칵테일을 소개해 줘서 만들 칵테일까지 진즉 생각하고 있었는데 왠지 자꾸 다른 칵테일에게 밀렸달까.
레시피는 얼음 잰 롱 드링크 글라스에 언더버그 1병 (20ml)를 넣고 진 30ml, 앙고스투라 비터스 2 대시, 그리고 탄산수로 풀업. 진은 봄베이 사파이어를 썼다. 어차피 언더버그가 약재와 허브향이 강한 리큐르니까 스파이시한 진과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아서. 사실은 얼마 남지 않은 봄사 빨리 써 버리고 싶어서 ㅋㅋㅋ
포장지 오픈. 병이 참 귀엽다.
맛을 보니 44%라는 높은 도수가 무색할 정도로 편안하다. 그렇다고 단맛이 강하게 튀는 것도 아니고. 이러니 소화제로 마신다는 얘기가 나오는구나 싶었던.
얼음 잰 롱 드링크 글라스에 투하. 진과 앙고스투라 비터스도 함께 넣어 주었다.
탄산수를 붓기 전 가볍게 스터 해서 재료들을 섞어 주었다. 그러면 탄산수로 재료를 밀어 올리는 것 만으로 추가적인 스터가 필요 없을 것 같아서.
그런데 탄산수를 부어 주니 오묘하게 거품이 떠올라 헤드가 생성된다. 오호라...
코를 대면 한약 같은 약재향과 진한 허브 향, 그리고 2 대시 넣은 앙고스투라 비터의 풍미가 명확히 드러난다. 뭔가 루이보스와 카모마일을 섞은 것처럼 맛은 드라이하면서도 풍미는 달콤한 인상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진짜 자양강장제, 혹은 여명 808 같은 숙취 해소제의 인상이랄까. 입에 넣으면 은근히 자두 사탕이나 서양배 같은 단맛이 느껴지는 게 흥미롭다. 처음엔 좀 부담스러운 인상이었는데 마실 수록 술술 넘어가는 것이 한 잔을 손쉽게 비웠다.
이왕이면 첫 잔 보다는 두 번째 잔에 더 어울릴 것 같다.
언더버그는 그냥 식후에 리큐르 잔에 따라 놓고 한 모금씩 따라 마셔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에 눈에 띄면 또 사야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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