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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285. 아르헨티나 최초 여성 와인메이커에서 와인 외교관까지, 수사나 발보(Susana Balbo)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3. 8. 4.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세상에는 참 잘난 멋진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제목에는 와인이랑 연결시키려고 '와인 외교관'이라고 썼지만, 사실 그녀는 진짜 외교관에 가깝다. 국회의원에 W20 의장까지 역임했으니까. 이번에 방한할 때도 그의 일정에 맞춰 대사관에서 수입사로 일정 체크가 들어왔다고 한다. 그렇다고 명성만 높은 분이냐, 그건 아니다. 인터뷰 내내 그의 소탈한 성격과 기품 있는 태도에 상당히 감동했으니까. 아르헨티나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수사나 발보 와이너리는 꼭 들러 보고 싶다. 와인 또한 훌륭하다. 사실 이번 인터뷰 & 프레스 런치 전에 그의 와인을 마셔 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대중적으로도 매우 인기 있을 스타일이고. 점심 식사와 함께 마신 와인들 또한 발군이었다. 그의 이름이 적힌 와인을 본다면 고민 없이 골라도 된다. 나도 종종 애용할 계획.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이 저장용으로 스크랩한 것입니다.

 

아르헨티나 최초 여성 와인메이커에서 와인 외교관까지, 수사나 발보(Susana Balbo)

아르헨티나 최초의 여성 와인메이커. 토론테스(Torrontes)의 여왕. 와인 메이킹의 전설. 아르헨티나 와인을 세계에 전파한 와인 외교관. 수사나 발보(Susana Balbo)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수없이 많다. 이런 명성은 4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아르헨티나 와인을 위해 헌신해 온 그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이트진로에서 수입하는 자신의 와인을 소개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수사나 발보 씨에게 그의 인생에 대해 직접 들어 보았다. 작은 체구의 그는 온화한 표정과 우아한 몸짓으로 시종일관 분위기를 편안하게 이끌었다. 하지만 강렬한 눈빛과 힘 있는 말투에서 식지 않는 열정과 와인에 대한 강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이런 에너지가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와인업계에서 엄청난 커리어를 이루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 와인메이커 수사나 발보 씨 ]

수사나 발보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아르헨티나에 정착한 이탈리아계 출신이다. 그의 집안에서 와인은 일상 음료였다. 부모님은 어린 그에게도 물로 희석한 와인을 주었고, 그는 자연스럽게 와인과 친해졌다. 한국으로 치면 발보 씨는 이과 취향이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수학, 물리, 화학 등을 좋아했다. 대학에서도 핵물리학을 전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아르헨티나는 군부가 장악하고 있었고, 부모님은 핵물리학을 전공할 경우 군사 독재 하에서의 장래를 우려했다. 그래서 와인을 좋아했던 그가 선택한 길이 바로 양조학이었다.

하지만 대학생 때는 아르헨티나 와인업계에서 여자로서 커리어를 쌓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대학 졸업 당시인 1981년까지 아르헨티나에 여자 와인메이커는 한 명도 없었다.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그의 고향은 아르헨티나 와인 산업의 중심지 멘도사(Mendoza)였는데도, 6개월의 구직 기간 동안 그를 와인메이커로 고용하겠다는 와이너리는 한 곳도 없었다. 그가 고향에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연구소에서 일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직접 와인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북서부 살타(Salta) 주 카파야테(Cafayate)에 있는 와이너리 미셸 토리노(Michel Torino)에 와인메이커로 지원했다. 당시 지원자는 87명이었는데, 여성은 발보 씨 단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당히 1위로 선발됐고 2개월의 수습기간까지 무사히 통과해 와인메이커가 되었다. 전설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당시 카파야테의 상황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열악했다. 그가 살던 마을은 새벽 6시에 전기가 들어와 밤 9시에 끊겼다. 와이너리의 장비가 고장 나도 수리할 사람이 없어 직접 고쳐야 했다. 하지만 발보 씨는 "이런 상황이 자신에게는 정말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와이너리의 운영에 필요한 모든 일들을 본인 스스로 처리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재능을 자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놀랍도록 적극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이다. 

 

[ 크리오스 토론테스 와인을 든  수사나 발보 씨 ]

그런 그를 스타로 만들어 준 것은 토론테스. 카파야테에서 많이 재배하던 아르헨티나 토착 화이트 품종이다. 발보 씨는 당시 토론테스 와인의 조악한 품질이 긴 양조 시간으로 인한 포도즙의 산화 때문임을 알아냈다. 그래서 포도즙을 빨리 추출하기 위해 토론테스 양조에 처음으로 효소를 사용했다. 이렇게 만든 토론테스는 향긋한 꽃향기와 산뜻한 과일 풍미가 매력적으로 드러나는 와인이 되었다. 그의 토론테스는 팬 아메리칸 항공(Pan American World Airways)의 퍼스트 클래스에서 제공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재에까지 등장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변방의 이름 모를 품종을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화이트 품종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렇게 큰 명성을 얻었음에도 당시엔 본인이 유명해졌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소식이 전해지지 않을 정도로 카파야테가 오지였기 때문이다.

카파야테에서 경력을 쌓은 10년 동안 그는 결혼을 했고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었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경제 상황은 너무나 불안정해서 마지막 1년 정도는 급여조차 받지 못했다. 그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1991년 멘도사의 오래된 와이너리를 구입해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수 시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 패착이 되었다. 게다가 남편과 사별하는 아픔까지 겪었다. 결국 그는 1994년 와이너리를 정리했다. 그리고 자신의 특기를 살려 와인 컨설턴트로 변신했다. 이후 9년 동안 캘리포니아,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세계 유수의 와인 산지를 돌며 일했다. 그가 컨설팅에 참여한 곳 중에는 스택스 립 와인 셀러(Stag's Leap Wine Cellar), 샤토 랭쉬 바주(Chateau Lynch Bages), 샤토 피숑 롱그빌 콤테스 라랑드(Chateau Pichon Longueville Comtesse de Lalande), 반피(Banfi) 등 유명 생산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1999년, 발보 씨는 다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와이너리를 설립했다. 두 번째 행보는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좋은 포도밭을 선별해 포도를 공급받아 프리미엄 와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내수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그 와중에도 기존의 컨설팅 업무를 병행했다. 아르헨티나의 유명 생산자 카테나 자파타(Catena Zapata)가 최신 와이너리를 건설하는 데도 참여해 4년이나 함께 일했다. 당시 그는 매일 14시간 이상 일할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세계 시장 진출 초기에 큰 절망을 겪었다. 아르헨티나 와인의 위상 때문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생산량으로는 세계 10위 안에 들었지만, 대부분을 내수 시장에서 소비했다. 세계 시장에서의 인지도나 명성은 상당히 낮았다. 그는 "와인 매장에 가 보면 아르헨티나 와인을 위한 별도 섹션은 없었다. 그저 기타 분류에 섞여 있을 뿐이었다"며 당시의 아쉬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와인 협회(Wines of Argentina)에 들어가 상황을 직접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2006~2008년, 2008~2010년 및 2014~2016년까지 세 번이나 협회장으로 선출됐다. 2010~2012년에는 부회장을 역임했는데, 세 번 연임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그에 대한 동료 와인메이커와 와인업계 관계자들의 신뢰는 그만큼 두터웠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정력적으로 일하며 세계 시장에서 아르헨티나 와인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가장 먼저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시장 조사를 통해 아르헨티나 와인의 현재 위상을 확인했다. 그는 "당시 소비자들은 아르헨티나 와인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래서 오히려 새로운 카테고리로 각인시키는 것이 가능했다"고 한다. 완전히 백지상태였기 때문에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말벡(Malbec)' 품종을 전면에 내세우며 홍보대사를 자처한 것이다. 재임 기간 동안 아르헨티나 와인은 내수용을 벗어났고, 수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했다.

 

[ 2018년 개최된 W20. 가운데 하늘색 재킷이 수사나 발보 (출처: W20 아르헨티나 사무국) ]

아르헨티나 와인 산업이 발전하고 와인 사업 또한 안정화되자, 그는 국가에 더욱 이바지하고 싶었다. 그래서 2015년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그는 멘도사 최초이자 유일의 여성 국회의원이었다. 하지만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녀는 금세 정치에 회의를 느꼈다. 2017년 국회의원을 사임하려 했으나,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만류했다. 대통령은 그가 아르헨티나를 위해 더 큰 역할을 해 주기를 원했다. 2018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의 공식 정책 제안 그룹 중 하나인 W20(Women 20)의 의장직을 제안한 것이다. W20은 G20 국가의 여성 기업가와 경제단체 구성원, NGO 활동가, 학자 등이 참여해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와 권리 증진 방안을 논의하는 곳이다. 그는 W20 의장직을 수행한 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는 경험 중 하나였다고 회고한다. 단지 여성의 권리 향상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발전을 위해 고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W20 의장에게 조언을 하는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 수사나 발보와 그의 자녀들(출처:blog.winesofargentina.com) ]

본업인 와인업계에서의 타이틀도 화려하다. 2015년 <드링크 비즈니스(Drinks Business)>는 그를 '올해의 여성'으로, 2018년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은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와인메이커 10인'으로 선정했다. 2022년 인터내셔널 와인 챌린지(International Wine Challenge, IWC)는 그에게 '평생 업적상(Lifetime Achievement Award)'을 수여했다. 이는 전 세계 와인 산업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에게 주는 상이다. 하지만 그에게 가장 큰 상은 아마 가족과 함께 좋아하는 와인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아들 호세 로바글리오(Jose Lovaglio)는 UC데이비스를 졸업하고 양조자로서 와이너리에 합류했다. 딸 안나(Ana)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산 안드레 대학교(University San Andrés)를 졸업한 후 와이너리의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가족이 그와 꿈을 함께 하게 된 것이다.

또한 아르헨티나 테루아의 최고 권위자 에드가르도 델 포폴로(Edgardo Del Popolo)가 2013년부터 총괄매니저이자 포도재배자로 합류했다. 아르헨티나 와인 협회에서 그와 인연을 맺은 데드가르도 델 포폴로는 현재 수사나 발보 와이너리의 코어 레인지 중 하나인 벤 마르코(Ben Marco)를 책임지고 있다. 그는 2022년 팀 앳킨(Tim Atkin)이 '올해의 포도재배자'로 선정할 정도의 실력자다. 발보 씨는 두 자녀와 에드가르도 델 포폴로, 그리고 100명이 넘는 직원들과 함께 프리미엄 와인 생산 철학과 열정을 공유하며 와이너리를 이끌고 있다.

와인과 가족, 그리고 아르헨티나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수사나 발보 씨와 함께 마신 다양한 와인들을 소개한다. 만나게 된다면 결코 지나치지 말아야 할 와인들이다.

 

 

수사나 발보, 크리오스 토론테스 Susanna Balbo, Crios Torrontes 2022

은은한 흰 꽃 향기가 신선하고 향긋하게 드러나며, 상큼한 시트러스와 이국적인 패션프루츠 풍미가 달콤한 여운을 남긴다. 입에 넣으면 생동감 있는 신맛과 산뜻한 미감, 깔끔한 피니시가 인상적이다. 친구 같은 편안함과 우아함, 고급스러움을 겸비한 화이트 와인. 그녀가 왜 토론테스의 여왕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와인이다. 우코 밸리와 카파야테의 포도밭에서 손 수확한 포도를 절반씩 사용해 양조하며, 효모 잔여물(lees)과 함께 3개월 숙성한다. 

 

수사나 발보, 크리오스 카베르네 소비뇽 Susanna Balbo, Crios Cabernet Sauvignon 2021  

시원한 민트 허브, 후추 같이 톡 쏘는 스파이스와 매콤한 파프리카 힌트가 개성적으로 드러나며, 블랙커런트, 블루베리 등 완숙한 베리와 자두 풍미가 뒤를 받친다. 섬세한 타닌과 신맛이 우아한 구조를 형성하는 미디엄 바디 와인으로, 밀도 높은 과일 풍미가 피니시까지 편안하게 이어진다. 40%는 중성적인 프렌치 오크에서 8개월 숙성했다. 수사나 발보 씨는 같은 크리오스 중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말벡보다 먼저 마실 것을 추천했다. 카베르네 소비뇽의 타닌이 더 부드럽고 입에서 느껴지는 당도 또한 더 낮기 때문이다.

 

수사나 발보, 크리오스 말벡 Susanna Balbo, Crios Malbec 2021  

향긋한 바이올렛, 잘 익은 블루베리와 블랙베리, 체리, 검은 자두 풍미. 입에서는 카베르네 소비뇽보다 조금 더 둥글고 풍만한 미감이 인상적으로 드러난다. 코에서와는 달리 입에서는 붉은 베리 풍미가 주도하는 것도 특이한 점. 카베르네 소비뇽과 동일하게 40%만 중성적인 프렌치 오크에서 8개월 숙성했다. 발보 씨는 바이올렛 향이 명확히 드러나느냐가 말벡 와인의 품질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르헨티나 말벡은 프랑스 것보다 알이 작고 풍미의 밀도도 높아 더욱 고급스러운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리오스는 2001년 출시한 와인이다. '자녀'라는 뜻으로, 레이블에는 가족의 손이 그려져 있다. 아이를 안아 온기를 나눌 때 사용하는 손을 통해 자녀에 대한 사랑과 헌신의 의미를 담았다. 크리오스는 아르헨티나 대표 프리미엄 와인 산지 우코 밸리(Valle de Uco)와 카파야테에서 품종의 특징을 잘 살려 재배한 포도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와인 언론으로부터 90점 이상을 받는 등 유사한 가격대에서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는 와인이다.

 

수사나 발보, 벤 마르코 말벡 Susanna Balbo, Ben Marco Malbec 2020  

화사한 바이올렛 향기와 전형적인 블랙 체리 풍미가 조화롭게 하모니를 이룬다. 입에 넣으면 생동감 넘치는 신맛과 촘촘하면서도 부드러운 타닌의 밸런스가 좋으며, 오묘한 스파이시 뉘앙스가 농익은 과일 풍미와 함께 피니시까지 이어진다. 잘 만든 아르헨티나 말벡의 전형을 보여주는 와인. 모래와 암석이 많은 우코 밸리의 로스 차카예스(Los Chacayes)에서 재배한 말벡을 손 수확해 섬세하게 선별해 양조한다. 두 번째 사용하는 프렌치 오크통에서 11개월 숙성했다.

 

수사나 발보, 벤 마르코 신 리미테스 괄탈라리 말벡 Susana Balbo, Ben Marco Sin Limites Gualtallary Malbec 2020  

향긋한 바이올렛 향기와 검은 체리, 후추, 타임, 로즈메리, 영롱한 미네랄리티가 어우러져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풍미를 선사한다. 촘촘한 타닌은 벨벳 같이 부드러운 질감을 형성하며 신선한 신맛과 함께 탄탄한 구조를 형성한다. 10년 이상 숙성 잠재력이 있는 와인으로, 바로 마시려면 디캔팅을 권한다. 멘도사 최고의 테루아 중 하나로 꼽히는 괄탈라리에서 재배한 말벡을 손 수확해 섬세하게 선별해 양조한다. 재사용 프렌치 오크통에서 12개월 숙성했다.

 

수사나 발보, 벤 마르코 익스프레시보 Susanna Balbo, Ben Marco Expresivo 2020  

꽃밭에 온 듯 화사한 꽃향기가 달콤한 바닐라 향과 어우러져 고혹적인 첫인상을 남긴다. 은은하게 감도는 후추 향과 완숙한 블루베리, 블랙베리 풍미 또한 매력적이다. 실크 같이 부드러운 질감과 섬세하고 우아한 미감,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지는 여운은 어린 와인임에도 즉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숙성 후 어떻게 변화해 갈지도 궁금해지는 와인. 괄탈라리에서 재배한 말벡 85%,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15%를 블렌딩 했다. 손 수확한 포도를 섬세하게 선별해 양조한 후 프렌치 오크통(70% new)에서 14개월 숙성했다.

벤 마르코는 토양과 기후의 조화를 통한 와인의 본질에 집중한 와인이다. 이 와인을 담당하는 에드가르도 델 포폴로는 그저 포도나무가 할 수 있는 일을 지켜보기 위해 양조의 영향을 최소화하며, 이를 통해 아르헨티나 세부 지역 테루아의 특성과 본질을 순수하게 표현한다.

 

수사나 발보, 노소트로스 Susanna Balbo, Nosotros 2019 

화사한 민트 허브와 향긋한 꽃향기 블랙커런트, 블루베리, 검은 자두 풍미. 아직은 살짝 닫힌 느낌이지만 섬세한 타닌과 싱그러운 산미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구조가 와인의 잠재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드라이한 미감에 지나치게 무겁지 않은 미디엄 풀 바디, 단아한 여운. 셀러에 10년 정도 보관하면서 위대한 와인이 만개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019년 빈티지는 파라헤 알타미라(Paraje Altamira)에서 재배한 말벡을 손 수확해 세심하게 두 번 선별한 후 양조해 프렌치 오크통(80% new)에서 16개월 숙성했다. 제임스 서클링 99점.

노소트로스는 '우리'라는 뜻으로, 와이너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빈티지별로 특별한 포도밭의 최고 구획에서 수확한 100% 말벡 품종으로 양조한다. 개별 구획별로 양조 및 숙성한 후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가장 훌륭한 싱글 빈야드를 선정하는 것이다. 수사나 발보 와이너리의 아이콘 와인으로 견고한 구조, 훌륭한 밸런스,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지닌 울트라 프리미엄 와인이다. 매년 10,000병 정도 한정 생산하며, 국내에는 700병 수입된다. 2006년 처음 생산했으며 2009 빈티지가 현재 시음 적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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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최초의 여성 와인메이커. 토론테스(Torrontes)의 여왕. 와인 메이킹의 전설. 아르헨티나 와인을 세계에 전파한 와인 외교관. 수사나 발보(Susana Balbo)를 표현하는 수식어는 수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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