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교토 여행의 전리품들과 함께, 야마자키 12년(山崎 12年).
후배가 100ml짜리 바이알에 넉넉하게 담아 주었다.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싼 이 귀한 것을...
위스키 애호가가 교토 여행을 하면 응당 야마자키 증류소를 들러야 하겠지만, 연말연시에는 휴무를 하기 때문에 갈 수가 없었다. 기념품도 사고 고 숙성 위스키들도 시음을 해야 하는데... ㅠㅠ 눈앞의 던전을 놓친 아쉬움을 후배의 호의와 교토에서 온 간식들로 위로해 보았다.
위스키 한 잔에 과자 하나씩으로 입맛만 다시는 걸로.
콩, 혹은 캐슈넛처럼 생긴 요것은 일본의 전통 과자에 솔티드 캐러멜을 입힌 거다.
교토 남쪽 우지(宇治)에 갔을 때 우연히 발견하고 산 것인데 안쪽은 일본 과자의 달콤 짭조름한 맛에 화이트 초콜릿 같은 캐러멜이 덮여 있어 오묘한 맛이다.
요건 초콜릿 전문점 몽 루아르(Mon Loire)에서 만드는 오랑제리. 오렌지 필도 두툼하고 초콜릿도 두툼해서 조금만 베어 물어도 상당히 깊은 맛이다. 봉지는 촌스럽지만 허투루 만든 게 아니다.
원래 몽 루아르는 요 캔디 모양 포장의 밀크 초콜릿 추천을 받아서 사러 간 건데, 오랑제리도 잘 산 것 같다.
시로이 코이비토. 먹어 본 랑 드 샤 중 가장 맛있는 것 같다. 이건 홋카이도에서 온 거지만 간사이 공항에서 샀으니까 사실은 맛있으니까 그냥 껴 주자 ㅋㅋㅋㅋㅋ
안주 완성. 프란츠(frantz)의 딸기 초콜릿을 못 사온 게 살짝 아쉽네..
야마자키 한 모금과 함께 하니 며칠 전의 추억이 꿈결처럼 떠오른다. 첫 향은 초콜릿인데, 오랑제리를 한 입 먹고 마시니 노란 과일 향이 진하게 떠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은은한 셰리 뉘앙스와 그 아래를 떠받치는 버번의 풍미가 야마자키의 진수. 선물한 후배의 마음을 생각하며, 교토의 추억을 생각하며 천천히 마셔야지.
예전에 미니어처로 마셨던 테이스팅 노트는 여기.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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