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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명가의 와인을 저렴하게, 로베르토 보에르지오 랑게 네비올로(Roberto Voerzio Langhe Nebbiolo Disanfrancesco)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6. 6.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함께 양파이 한남점. 양고기를 먹기 좋게 구워 주는 데다 콜키지도 프리기 때문에 종종 애용하는 곳이다. 

 

질 좋은 참숯도 훈훈하고,

 

가지볶음도 취저. 사진을 못 찍었는데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 주는 오이무침도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반찬도 양념도 깔끔하다.

 

첫 와인은 Casanova di Neri, Rosso di Montalcino 2019. 산뜻한 신맛과 함께 새콤한 작은 붉은 베리, 붉은 체리와 자두 같은 풍미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생각보다 가벼운 바디에 날 선 구조감, 깔끔하게 떨어지는 피니시. 예전에 마셨던 2018은 좀 더 복합미가 있고 탄탄한 인상이었는데 요건 2년이나 더 지났음에도 더 심플한 느낌이다. 스타일이 변한 걸까. 어쨌거나 나쁘진 않았지만.

 

친구가 술이 약한 편이라 마시다가 1/3쯤 남겨서 가져온 Roberto Voerzio, Langhe Nebbiolo Disanfrancesco 2017. 요건 숙성해서 마시려고 마음먹고 묵힌 녀석이었는데 역시 5년을 넘기진 못했다. 하긴, 5년이면 오래 참았지. 최근 종종 보이는 녀석이기도 해서 마시고 다시 사도 될 것 같기도 했고. 예전에도 어딘가 한 번 마셨었는데 명성 대비 큰 감흥을 느끼진 못했었더랬다.

그런데 이 녀석, 초반에 강하게 드러나는 오크 뉘앙스를 잡아먹을 정도로 향긋한 꽃향기와 묵직한 미네랄리티, 그리고 밀도 높은 과일 풍미가 드러난다. 라즈베리, 블랙베리, 블루베리 등 검보랏빛 베리 풍미가 단단한 코어를 형성한다. 웬만한 바롤로는 찜 쪄 먹을 퀄리티다. 구매해서 바로 마시기보다는 4~5년 정도 가지고 있다가 마시는 게 좋을 듯.  

 

 

Roberto Voerzio, Dolcetto d'Alba Priavino 2018 / 로베르토 보에르지오 돌체토 달바 프리아비노 2018

빨리 퇴근해서 집에 갔더니 와이프가 숏 파스타를 볶아(?) 놓았다. 토마토소스의 밸런스가 레알 환상적. 애들이 너무 많이 먹어서 모자란다며 LA갈비 스타일 돼지고기도 추가로 굽고. 넘나 좋은

wineys.tistory.com

명가의 최고급 와인들은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쉽게 마시기 어렵다. 하지만 그들이 만드는 엔트리급 와인, 혹은 사이드 디시 같은 와인들은 가성비 극강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제법 많다. 이날 마신 두 와인이 다 그랬다. 요런 걸 잘 골라야 와인 라이프가 풍요로워진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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