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함께 양파이 한남점. 양고기를 먹기 좋게 구워 주는 데다 콜키지도 프리기 때문에 종종 애용하는 곳이다.
질 좋은 참숯도 훈훈하고,
가지볶음도 취저. 사진을 못 찍었는데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 주는 오이무침도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다.
반찬도 양념도 깔끔하다.
첫 와인은 Casanova di Neri, Rosso di Montalcino 2019. 산뜻한 신맛과 함께 새콤한 작은 붉은 베리, 붉은 체리와 자두 같은 풍미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생각보다 가벼운 바디에 날 선 구조감, 깔끔하게 떨어지는 피니시. 예전에 마셨던 2018은 좀 더 복합미가 있고 탄탄한 인상이었는데 요건 2년이나 더 지났음에도 더 심플한 느낌이다. 스타일이 변한 걸까. 어쨌거나 나쁘진 않았지만.
친구가 술이 약한 편이라 마시다가 1/3쯤 남겨서 가져온 Roberto Voerzio, Langhe Nebbiolo Disanfrancesco 2017. 요건 숙성해서 마시려고 마음먹고 묵힌 녀석이었는데 역시 5년을 넘기진 못했다. 하긴, 5년이면 오래 참았지. 최근 종종 보이는 녀석이기도 해서 마시고 다시 사도 될 것 같기도 했고. 예전에도 어딘가 한 번 마셨었는데 명성 대비 큰 감흥을 느끼진 못했었더랬다.
그런데 이 녀석, 초반에 강하게 드러나는 오크 뉘앙스를 잡아먹을 정도로 향긋한 꽃향기와 묵직한 미네랄리티, 그리고 밀도 높은 과일 풍미가 드러난다. 라즈베리, 블랙베리, 블루베리 등 검보랏빛 베리 풍미가 단단한 코어를 형성한다. 웬만한 바롤로는 찜 쪄 먹을 퀄리티다. 구매해서 바로 마시기보다는 4~5년 정도 가지고 있다가 마시는 게 좋을 듯.
명가의 최고급 와인들은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쉽게 마시기 어렵다. 하지만 그들이 만드는 엔트리급 와인, 혹은 사이드 디시 같은 와인들은 가성비 극강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제법 많다. 이날 마신 두 와인이 다 그랬다. 요런 걸 잘 골라야 와인 라이프가 풍요로워진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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