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여의도 삼씨오화에서 ㅂㄹㄹ님 주도로 대피소 멤버 6인이 모였다.
여의도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분 거리. 주말엔 콜키지 프리이기 때문에 술 모임하기 좋다. 메뉴도 다양한 주류와 페어링 하기 적당하고.
경치 좋고... 지난주엔 이 대로를 국민들이 가득 채웠었지.
멤버 한 분이 일본에서 공수한 아사히와 기린 소용량 캔. 웰컴 드링크로 마셨다.
그리고 사케 이후에 마실 다양한 위스키들도 하나 둘 모여들었다.
희한하게도 이날 마신 위스키들은 종류 무관 체리 풍미가 많이 드러났던 듯.
칠링 중인 사케. 이외에 냉장고에서 3병을 더 칠링하고 있었다.
텐비를 만드는 초슈슈조(長州酒造)에 대한 설명은 홈페이지 참고. 현재 초슈 주조가 있는 야마구치현(山口県) 시모노세키 시의 키쿠가와(菊川)에는 한때 4개의 양조장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모두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초슈슈조의 전신 격인 고다마슈조(児玉酒造)다. 현재 초슈슈조의 모회사는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주력으로 하는 제조회사인데, 양조장에 필요한 양질의 물이 풍부한 곳을 찾다가 고다마슈조를 발견했다고.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1871년 창업해 149년을 지속한 고다마슈조는 2019년 새로운 양조장으로 재탄생했다.
텐비 준마이긴죠 시로텐 나마겐슈(天美 純米吟釀 白天 生原酒). 가벼운 시원하고 단 배 풍미가 약간의 알코올을 타고 가볍게 드러난다. 신선한 느낌에 미세한 단맛과 깔끔한 피니시가 특징으로, 시간이 갈수록 화사해지는 느낌이다.
정미보합 60%, 알코올 15%. 나마겐슈의 매력을 잘 느낄 수 있는 스타일이다.
텐비 도쿠베츠준마이 쿠로텐 나마겐슈(天美 特別純米 黑天 生原酒). 완숙 배 풍미와 함께 후지사과 같은 풍미와 산미가 함께 드러난다. 시로텐과 스타일은 비슷한데 좀 더 프루티하고 복합적인 느낌. 단맛도 조금 더 느껴지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 이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케. 그런데 가격은 가장 저렴하다니, 럭키비키잖아!
정미보합 60%, 알코올 15%로 시로텐과 동일하다.
다음 flight는 준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釀) 2종. 나마는 아니고 열처리 한 히이레다.
텐비 준마이다이긴죠 히로시마센본니시키(天美 純米大吟釀 廣島千本錦). 향긋한 열대과일 풍미가 과하지 않게 절제된 인상으로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단맛과 드라이한 미감의 균형감과 구조감이 좋고 뒷맛이 깔끔하다. 모인 분들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사케. 주최자도 이 사케 때문에 텐비에 빠지게 되었다고.
정미보합 50%, 알코올 15%.
센본니시키는 2002년에 등록된 새로운 주조호적미다. 히로시마에서 나카테신센본(中生新千本)과 야마다니시키(山田錦)를 교배해 태어났다. 이삭은 다소 길고 곡물은 크며 딱딱해 양조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완성된 술은 부드럽고 풍부한 감칠맛에 주질이 아름답다고. 야마다니시키의 유전적 특성이 강하게 드러나며, 50% 이상의 높은 정미보합에 적합하다고 한다.
텐비 준마이다이긴죠 초슈야마다니시키(天美 純米大吟釀 長州山田錦). 향긋한 멜론과 완숙 핵과의 프루티한 향기. 입에서는 약간의 단맛이 느껴지며 포근한 질감을 타고 긴 여운을 선사하는 사케. 품질로만 따진다면 요게 이날의 No.1.
오묘하게도 초슈야마다니시키와 히로시마센본니시키 모두 히이레임에도 미세한 탄산이 발생하는 게 신기했다.
정미보합 50%, 알코올 15%로 히로시마센본니시키와 같다. 텐비는 규격화를 명확히 하는 듯.
마지막은 텐비 신슈 준마이긴죠 니고리나마(天美 新酒 純米吟釀 にごり生). 미탄산감에 부드러운 미감, 프루티한 인상에 가벼운 earthy 힌트가 살짝 더해지는 게 흥미로웠다.
정미보합 60%, 알코올 15%. 이렇게 지나치게 탁하지 않은 니고리 스타일은 풍미와 질감 차원에서 상당히 괜찮은 것 같다.
3C5花는 처음 왔는데 분위기와 음식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샐러드.
어육전. 어전과 육전이 반씩 섞여 있는데 일미다.
갑오징어 숙회.
뢰스티st 감자전.
관자튀김.
만두전골.
이 집 만두가 상당히 맛있었다. 다음에 오면 또 시킬 듯. 만두가 1픽, 어육전이 2픽.
낙지전골.
살아있는 낙지를 2마리나 넣어 준다.
낙지야 미안해... 어쩌다 맛있게 태어나서는...ㅠㅠ
사케를 마실 만큼 마신 후의 위스키 타임. 취하지 않기 위해 조심해서 마셨다.
사진도 제대로 안 찍고 메모도 하지 않았으니 기억용으로 이름만 적어둔다. 그래도 이날의 갑은 Blue Run Bourbon Whiskey. 배럴 스트렝쓰인데도 알코올 부즈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고 편안했다. 시간이 지나며 섬세하게 드러나는 스파이시함도 인상적. Woodford Reserve Double Oaked도 괜찮았고. 희한한 건 우포리의 스파이시함이 High Rye 표기가 있었던 블루런을 압도했다는 것.
아, 내가 가져간 Domaine Robert-Denogent, Pouilly-Fuisse Les Cras 2018도 반응이 좋았다. 드노정이야 말해 뭐 해. 같은 빈티지의 시음기는 위 포스팅 참고.
NIKKA Pure Grape Brandy 欂出しブランデー原酒. 위스키들 사이에서 과일 원주의 프루티함이 명확히 느껴지던.
The Whisky Blues, Guyana Single Cask Rum aged 20 years.
2003년 5월에 증류해 2023년 6월 병입했다. 20년이나 숙성한 럼인데 알코올이 56.3%라니... 그런데 썩 인상적이진 않았다.
BenRomach aged 21 years.
기대가 컸는데 좀 심심한 느낌. 분명 고숙성 특유의 부드러움이 있지만 엄청난 가격을 생각한다면 복합미도 구조감도 부족하다. 와우 포인트가 부족하달까.
Glenfarclas, 2011 first fill Sherry Cask. 레이블 오른쪽 상단에 캐스크 넘버와 증류/병입년월이 표기된 걸로 보아 싱글 캐스크 CS인 것 같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는 건 확실.
이렇게 좋은 술들을 많이 마시면 좋긴 한데, 현타가 오기도 한다. 좋은 것들 사이에 비교를 하게 되고, 결국 기억도 다 못하니까.
이날은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서, Tap Rublic으로 2차도 갔다. 덕분에 집에 오자마자 뻗었다는;;;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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