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알고리즘에 걸려 구입한 논알코올 맥주, 펑키 몽크(Funky Monk). 요즘 무알코올 맥주를 좀 검색했더니 용하게 알고 이런 광고를 띄운다. 내돈내산.

어쨌거나 그럴듯해 보이는 외관과 스펙에 끌려 클릭. 논알코올 맥주는 라거 스타일을 마시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라거 외에 헤이지 IPA, 다크 비어 등 세 가지 스타일이 있어 흥미로웠다. 그래도 셋 중 하나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생기고.

펑키 몽크는 알코올이 1% 미만 들어 있는 논알코올릭 드링크다. 제조 과정에서 알코올을 완전히 없앨 수 없을 때 붙는 명칭. 알코올이 전혀 없는, 그러니까 0.01% 미만 함유한 건 무알코올 혹은 알코올 프리(alcohol-free)라고 한다.

사실 논알코올 맥주는 맛이 애매해서 안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논알코올을 마시느니 그냥 다른 음료나 차를 마시는 게 나으니까. 여러 번 사서 마신 맥주는 제주 누보 정도랄까. 그만큼 입맛에 맞고 품질이 좋은 논알코올 맥주를 찾기는 어렵다.
그런데 펑키 몽크는 '처음부터 논알코올 맥주에 가장 어울리는 레시피를 생각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정말 일반 맥주와 유사할까? 그런데 저기서 언급한 '발효제어공법'이란 도대체 뭘까? 열을 가해서 알코올을 제거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논알코올 맥주나 와인을 만들 때 알코올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적게나마 열을 가해 증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가열 없이 어떻게 알코올을 제거하는 걸까? 발효제어공법이라는 표현 자체만 보면 뭔가 발효를 억제하는 것 같기도 한데, 그러면 발효를 통해 발현되는 다양한 풍미들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궁금하군.

다크가 가장 완성도가 높지 않을까 싶고 헤이지는 헤이지 IPA 특유의 프루티함과 홉 향이 조화를 잘 구현했을지 궁금하다. 라거는 설명을 보니 일반적인 라거 스타일보다는 끈적하거나 두툼할 것 같다. 라거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에 마시는 건데, 저런 설명이면 좀...

2캔씩 3종, 식스팩이다.

펑키 몽크 다크.

백레이블을 보니 생산자가 어메이징 브루어리다. 아하! 원재료는 정제수, 보리맥아, 밀맥아 분말, 호프 필렛, 효모, 바닐라향, 이산화탄소. 일반적인 맥주 재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일단 설탕을 쓰지 않고 맥아와 밀맥아 분말로만 양조했다는 게 신뢰가 간다.

펑키 몽크 몰티.

요것도 원재료가 깔끔하다. 정제수, 보리맥아, 호프필렛, 효모, 이산화탄소. 맥주순수령이다 ㅋㅋㅋㅋ

펑키 몽크 헤이지.

정제수, 보리맥아, 밀맥아 분말, 귀리, 호프 필렛, 효모, 망고향, 이산화탄소. 헤이지이다 보니 열대과일 향을 조금 더한 것 같다.

생산자도 비교적 믿을만하고 재료도 좋으니 맛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연 실제는?

펑키 몽크 헤이지부터 마셔 봤다.

75kcal로 셋 중 유일하게 100kcal 아래다. 다이어트 하는 분들께도 어필할 수 있을 듯.

슈피겔라우 IPA 전용잔에 따랐는데, 뿌연 골드 컬러에 화이트 헤드가 제법 그럴듯하다. 코를 대니 청량한 허브와 달콤한 열대 과일이 어우러지는 홉 향 또한 그렇고. 입에 넣으니 가벼운 바디에 쌉싸름한 홉의 미감이 확실히 헤이지 IPA를 닮았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입에서의 열대 과일 풍미는 다소 따로 논다는 것. 향신료를 빼거나 조금 더 절제해서 사용하면 어떨까 싶다.
어쨌거나 이 정도면 재구매를 고려할 수 있을 정도의 품질이다. 음주가 어려운 상황에서 그냥 헤이지 IPA 대용으로 마셔도 될 듯.

이번엔 펑키 몽크 몰티다.

그런데 이거 컬러가... 앰버 라거를 넘어 거의 브라운 에일 수준이다. 헤드 컬러도 베이지.

이건 뭐 청량음료 컬러 같기도 하고... 맛도 맥주라는 느낌보다는 뭔가 보리로 만든 음료 같다. 게다가 질감은 묵직하고 단맛은 강한데 홉 뉘앙스는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으니 더더욱 라거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탄산감도 강하지 않아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이 들지 않으니... 라거가 땡길 때 요걸 마실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논알코올 라거로서는 완전히 실격. 그렇다고 그 자체로 맛있는 것도 아니고... 공짜로 줘도 안 마실 것 같다.

헤이지는 성공, 몰티는 실패. 다크에 따라 승패가 정해지는 상황... 과연 다크는 어떨까?
음... 다크하지 않군,,, 펑키 몽크 다크
어제에 이어 오늘도 논알코올 맥주, 펑키 몽크 다크(Funky Monk Dark). 절반의 성공(?!), 펑키 몽크 논알콜 맥주페이스북 알고리즘에 걸려 구입한 논알코올 맥주, 펑키 몽크(Funky Monk). 요즘 무알코올
wineys.tistory.com
펑키 몽크 다크는 요기!

사족. 캔의 이미지는 인쇄가 아니라 비닐 포장이다. 떼어내서 분리수거해야 한다. 이건... 성공을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원가절감??)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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