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음주

집들이 와인 & 위스키 & 코냑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8. 4.

오랜만에 집으로 손님들을 초대해서 즐긴 술자리. 치킨, 갈비찜, 샤퀴테리 보드와 주전부리 등 음식들은 하나도 못 찍었지만, 즐거운 기억들은 확실히 남았다. 그리고 숙취도;;;

 

기억 박제를 위해 간단히 포스팅. 하나같이 기분 좋게 마셨기 때문에 사실 테이스팅 노트 따위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일상의 음주에서 그런 걸 신경 쓰기 쉽지도 않고.

 

Champagne Benoit Beaufort, Extra Brut Grand Cru Ambonnay NV. 베누아 보포흐의 샴팡은 지난번 Brut Tradition도 그렇고 다 편하게 마셔버려서 정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둘 모두 이스트 뉘앙스와 조금은 과숙한 듯한 완숙 과일 풍미가 어우러지는데, 디테일이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들다가도 가격을 생각하면 또 괜찮은 것 같기도. 게다가 Ambonnay Grand Cru라는 후광도 있고. 다음에 비슷한 가격에 보이면 한 번 더 사 볼 듯. 특히 구입하지 못한 Blanc de Blancs이 보인다면.

Benoit Beaufort는  Montagne de Reims의 남쪽의 명성 높은 그랑 크뤼 Ambonnay에서 오로지 Pinot Noir와 Chardonnay 포도만을 재배하며 4 헥타르에서 연간 18,000병을 생산한다. 압착 및 병입은 협동조합의 서비스를 이용하며, 숙성은 가족 하우스 지하 10m에 위치한 지하실에서 진행한다. 

 

Champagne Ponson, Blanc de Blancs 1er Cru 'Barbaries' 2015. 앞서 마신 베누아 보포흐보다 산미가 좀 낮고 점잖은 느낌. 노란 과일보다는 백도나 흰 자두 같은 흰 과일 풍미가 주를 이룬다. 질감은 부드럽고 미감 또한 우아하긴 한데, 아직 좀 어려서 포텐셜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기도. 프르미에 크뤼 바르바리스(Barbaries)에서 재배한 샤르도네 100%로 양조해 2022년 3월 데고르주멍을 했으니 병입 숙성을 6년 넘게 한 셈인데 이스트 풍미 또한 예상보다는 강하지 않았다. 도자주는 리터 당 2g. 빈티지로부터 10년이 다 되어가긴 하지만, 블랑 드 블랑은 확실히 숙성이 좀 필요한 듯.

이러니 저러니 해도 예전에 마셨던 퐁송의 기본급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기대가 컸던 탓인지 다소 아쉬운 느낌. 

 

Domaine Monier, Saint-Joseph (Blanc) 2017. 노란 과일 풍미와 벌집 힌트, 세이버리한 미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7년의 세월 동안 편안하게 잘 익었다. 석회질 표토로 덮인 화강암 토양 동향 포도밭에서 재배한 평균 30년 수령 마르산느(Marsanne) 100%를 손 수확 15-18도의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효모 및 효소 첨가 없이 발효한다. 바토나주는 필요시 선택적으로 실시하며, 비오디나미 월력에 맞춰 선택한 날짜에 최대한 가볍게 여과해 병입한다. 양조 과정에서 이산화황 사용은 최소화한다.

Domaine Monier, Saint-Joseph (Rouge) 2018. 예전에 2017 빈을 마셔 본 적이 있었는데, 루즈 2018을 마실 땐 그때의 감흥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매끈한 질감과 완숙했지만 잼 같지 않은 블루베리 블랙베리 풍미, 은은한 바이올렛과 후추. 정말 매력적인 생 조셉이다. 자갈 섞인 화강암 토양의 동향, 남동향 포도밭에서 재배한 20-40년 수령 시라를 손 수확해 약간의 줄기와 함께 콘크리트 탱크에서 발효한다. 발효 기간 중 하루 1~2회의 펌핑 오버와 2회의 펀칭 다운을 실시하며, 발효 후 추가 침용을 진행해 색과 풍미를 충분히 뽑아낸다. 이후 올드 배럴에서 12개월 숙성한 후, 비오디나미 월력에 맞춰 선택한 날짜에 정제 없이 최대한 가볍게 여과해 병입한다.

도멘 모니에(Domaine Monier)는 생 조셉 중부 생-데지라(St-Désirat) 마을에서 3대를 이어 오고 있는 작은 도멘이다. 직접 양조를 시작한 것은 2001년으로, 2000년까지는 재배한 포도를 지역 협동조합에 판매했다. 그런데 모니에의 포도는 조합의 다른 포도들에 비해 확연히 뛰어났고, 현재 소유주 장-피에르 모니에(Jean-Pierre Monier)2001년 테스트를 거쳐 2002년부터 빼어난 테루아를 드러내는 와인을 직접 생산하고 있다.

 

Domaine Vincent Prunier, Volnay 2019. 볼네라고 하기엔 조금 단단하고 묵직한 느낌이었지만, 어쨌거나 맛있었다. 예전에 마셨던 Auxey-Duresses들보다는 훨씬 먹기가 좋았던 느낌.

 

Marchesi di Barolo, Barbaresco 'Serragrilli' 2016. 생산자 이름은 마르케시 디 바롤로지만, 와인은 바르바레스코 싱글 빈야드. 매우 맛있어서 취기에도 술술 마셨는데 이쯤 되니 기억이 안 난다...

 

여기에 위스키도 몇 잔 걸쳐 주시고...

 

마지막 화룡점정은 Camus, Borderies Cognac XO. 멤버 중 코냑을 넘나 사랑하시는 분이 있어서 흔쾌히 열었다. 구매한 지도 벌써 3년이 넘었네...^^

 

처음엔 어라, 이거 왜 이리 드라이하지 했는데 마시면 마실 수록 포도 풍미와 우아한 꽃향기가 우아하게 드러난다. 요건 제대로 마시면서 다시 테이스팅 노트를 적어 봐야 할 듯.

 

그리고 선물 받은 와인 두 병. Chateau Canon la Gagffelieres 2009는 결혼 빈티지, Speri Amarone della Valpolicella Classico Vigneto Monte Sant'Urbano 2013은 아들 탄생 빈티지다. 둘 다 장기 숙성형 와인에 베스트 빈티지라 1~20년은 쉽게 셀러링 할 수 있을 듯. 이렇게 귀중한 와인들을 선물해 주셔서 정말 감사. 

 

모두 돌아가고 난 뒤 테이블 아래 샐리의 수줍은 모습만이.... 넘나 즐거웠기에 조만간 누군가의 집에 다시 모이게 될 것 같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