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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맥주

Trappist Spencer, Monk's Reserve Ale Quadrupel / 트라피스트 스펜서 몽크스 리저브 에일 쿼드루펠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9. 8. 23.

 

첫 번째 미국 트라피스트 맥주.

 

 

트라피스트 스펜서(Trappist Spencer).

 

스펜서는 미국의 유일무이한 트라피스트 맥주다. 이는 곧 벨기에 등 유럽 이외 지역에 설립된 최초의 트라피스트 양조장이라는 뜻.  메사추세츠 주 성 조셉 수도원(St. Joseph's Abby)에서 2013년 설립했고, '스펜서'라는 이름은 수도원 부근의 마을 이름에서 따왔다. 사실 성 조셉 수도원은 60년 이상 트라피스트 인증을 받은 잼이나 젤리 등을 제조 및 판매해 왔다. 최근 몇몇 수도사들이 맥주 양조에 흥미를 가지고 주변 크래프트 비어 양조장에서 양조를 배운 것이 트라피스트 비어를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원래 맥주 양조는 수도원의 전통적인 업무 중 하나였기에, 다른 수도사들도 곧 맥주 양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은 양조장 설립 전 베스트말레(Westmalle), 베스트블레테렌(Westvleteren) 등 다른 트라피스트 비어 양조장들을 방문하고 인적 교류를 통해 조언을 얻었으며, 2013년 마침내 양조장을 설립하게 되었다.

 

 

트라피스트 스펜서 양조장은 다른 트라피스트 비어와 마찬가지로 수도원의 자립과 자선을 위한 기금 마력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대한 내용은 아래 시메이 포스팅의 트라피스트 비어 소개 참고.

 

 

Trappist Chimay Blue 2013 / 트라피스트 시메이 블루 2013

어제 Old Stock Ale 2013에 이은 또 다른 2013 빈티지. 시메이 블루(Chimay Blue) 2013. 가장 대중적(?)인 트라피스트 맥주다. Trappist Chimay Blue 2013 / 트라피스트 시메이 블루 2013 진한 검보라빛 감도는..

wineys.tistory.com

 

 

 

트라피스트 스펜서의 특징은 전통적인 트라피스트 스타일인 두벨(Dubbel), 트리펠(Tripel), 쿼드루펠(Quadrupel) 외에도 미국 크래프트 비어 스타일인 아메리칸 IPA나 임페리얼 스타우트(Imperial Stout), 유럽 대륙 스타일인 비엔나 라거(Vienna Lager)나 필스너(Pilsner), 과일을 섞은 복숭아 세종(Peach Saison)과 자몽 IPA(Grapefruit IPA)등도 양조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수도승들이 처음 양조를 배운 것이 크래프트 비어 양조장이다 보니 그들의 스타일과 실험정신에 영향을 받은 모양이다.

 

 

 

내가 구입한 맥주는 전통적으로 많은 트라피스트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쿼드루펠. 잔은 리델 베리타스 비어 글라스.

 

 

 

쿼드루펠 다운 짙은 마호가니 컬러. 원재료는 정제수, 맥아, 홉, 효모. 알코올 함량은 10.2%. 이런 스타일에서 일반적으로 첨가하는 설탕을 넣지 않았다. 맥아만으로 저 도수를 올렸다는 건 맥아를 빡시게 썼다는 얘기.

 

 

 

거품은 고운 편인데 생각보다 빨리 사라진다. 물론 가볍게 스월링을 해 주면 다시 살아나긴 하지만.

 

 

 

Trappist Spencer, Monk's Reserve Ale A Trappist Quadrupel / 트라피스트 스펜서 몽크스 리저브 에일 어 트라피스트 쿼드루펠

 

검은 빛이 많이 감도는 짙은 고동색에 올라 앉는 베이지색 헤드. 코를 대면 토스티한 내음에 견과의 구수함, 홉의 시원함, 흑설탕 뉘앙스가 감돈다. 한 모금 입에 넣으면 몰티한 인상에 진한 흑당 풍미. 하지만 달콤한 인상보다는 드라이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구조감과 바디감은 알코올 도수 만큼 좋은 편. 유럽의 쿼드루펠에서 자주 드러나는 검은 베리 풍미는 별로 느껴지지 않으며, 전반적으로 스모키하게 볶은 보리와 커피가 풍미를 주도한다. 의외로 개운한 끝맛에 스모키한 여운이 길게 이어지는 맥주.

 

 

 

 

트라피스트 비어인데 'made in USA'라니, 왠지 좀 어색하긴 하다. 라인업도 트라피스트 크래프트 비어라니... ㅎㅎㅎ 하지만 이 또한 신의 뜻이려나.  IPA와 임스 등도 기회가 되는 대로 마셔보고 싶다. 

 

 

 

 

안주는 아이들이 상하농원 소시지 체험에서 만들어 온 소지지. 냉장고를 털어서 나온 각종 야채와 함께 오븐에서 구웠다.

 

 

 

왠만한 장인의 소시지보다 맛있는 듯. 트라피스트 맥주와 어울리는 경건한 음식이었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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