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점심식사의 반주.
돈가스를 먹다 보니 따 놓은 레드 와인보다는 맥주가 땡겼다.
너저분한 식탁을 밝게 비추는 은빛 레이블... 라거를 한 잔 마실까 했는데, 냉장고 구석에 처박혀 있던 새코미가 눈에 띄어서.
로덴바흐(Rodenbach)는 1821년 알렉상드르 로덴바흐(Alexandre Rodenbach)가 설립한 벨기에 브루어리. 1998년 팜 브루어리에 매각되어 로덴바흐 집안의 손을 떠났다. 대형 오크를 사용해 숙성하는 플레미시 레드 에일(Flemish Red Ale)로 유명한데, 새콤한 맛과 복합적인 풍미 때문에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지난번엔 로덴바흐 클래식(Rodenbach Classic)을 마셨는데 '그랑 크뤼'보다 단순하고 가볍게 마실 수 있는 타입이다.
그런데 가격은 가볍지 않아서 분노(?)했었다는ㅋ
로덴바흐 그랑크뤼 레이블에는 클래식과 달리 '오크통에서 숙성했다(aged in oak foeders)'는 문구가 떡하니 들어가 있다. 하지만 100% 오크 숙성은 아니고, 1/3은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양조한 어린 에일을 섞는다고. 원재료는 정제수, 보리 맥아, 옥수수(씨앗), 과당, 홉. 알코올 함량은 6%.
잔은 '슈피겔라우 배럴 에이지드 비어 글라스'를 사용했다.
Rodenbach, Grand Cru / 로덴바흐 그랑 크뤼
콜라보다는 고동색이 많이 감도는, 검붉은 브라운 컬러에 부드럽고 촘촘한 베이지색 헤드. 달콤한 사워 체리와 스윗 스파이스의 향긋한 첫 향기. 입에 넣으면 시큼한 맛과 단감 같은 떨떠름함, 그리고 달콤한 엿기름 뉘앙스가 감돈다. 전반적으로는 꼭 붉은 과육을 넣은 것 같은 맛. 그러니까 맥주라기보다는 과실주로 느껴질 듯한 맛이지만 과일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가볍고 상큼하며 원기를 북돋는 스타일인데 복합적인 뉘앙스가 더해져 심심하지 않다.
이런 맥주는 박스로 사서 쟁여 두고 틈틈이 마셔야 하는데...
예전에는 대형마트에도 입점해 있었는데, 요즘에는 보틀샵에서도 보기가 쉽지 않다. 눈에 띄면 몇 병 쟁여놔야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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