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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연휴의 와인들 (Jacques Selosse Initial & Ridolfi Brunello di Montalcino)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1. 27.

설 연휴의 정점에 마신 와인들.

 

 

샴페인 자크 셀로스 이니셜(Champagne Jacques Selosse Initial).

 

갈수록 인기가 오르고 있는 생산자 자크 셀로스. 가격도 비싸지만 시중에서 쉽게 구하기도 어렵다. 프랑스 현지에서도 아무데서나 쉽게 보긴 어렵고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라고.

 

 

이니셜은 꼬뜨 데 블랑(Cote des Blancs)의 그랑 크뤼인 아비즈(Avize), 크라망(Cramant), 오제(Oger)에서 재배한 샤르도네로 양조한 자크 셀로스의 엔트리급 샴페인이다. 이어지는 3년 동안 수확한 포도로 만들며 연 33,000병 생산한다. 데고르주망 일자는 2018년 7월 13일로 최소 6개월 후에 음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만약 먼저 마셔야 한다면 2시간 전에 오픈하거나 디캔팅을 하란다. 미네랄이 도드라지는 힘차고 쾌활한 스타일이라고. 

 

 

Champagne Jacques Selosse Initial Grand Cru Blanc de Blancs Brut NV

샴페인 자크 셀로스 이니셜 그랑 크뤼 블랑 드 블랑 브뤼 NV

 

섬세한 거품이 잔잔하지만 지속적으로 올라온다. cheesy한 유산향과 특유의 산화 뉘앙스가 화사한 꽃 향, 달싹한 시럽/캐러멜, 이스티 뉘앙스와 함께 명확하게 드러난다. 입에서는 복합적이고 다층적 레이어의 풍미가 자몽 류의 시트러스 산미를 타고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진다. 예전에 마신 섭스탕스(Substance)보다는 조금 더 직설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지만 본질은 역시나 미묘한 샴페인. 2시간 넘게 천천히 즐겼는데 공기와 만나며, 온도가 오르며 서서히 변화하는 모습 또한 매력적이었다.

 

 

리돌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Ridolfi, Brunello di Montalcino).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생산자다 싶었는데 지난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 행사에서 소개되었다고. 검색해 보니 2007년 대대적으로 열렸던 토스카나 와인 시음회(Toscana, A Land of Wine)에도 출품됐던 와인인데, 그때와는 레이블이 바뀌었다. 현재 국내에는 수입되지 않는 와인이며, 과거에도 수입된 적이 없는지 국내 포털 검색으로는 관련 자료나 포스팅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리돌피는 129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토스카나의 오랜 가문인 것 같은데, 현재 와이너리 소유주는 페레티(Peretti) 집안인 듯.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유산 발효가 완료될 때까지 35-40일간 침용한다. 이후 슬라보니안 오크 배럴, 혹은 보떼(botte)에서 36개월, 병입 후 12개월 숙성한다. WE 92점.

 

 

Ridolfi, Brunello di Montalcino 2014 / 리돌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2014

 

그랑 크뤼급 피노 누아 정도로 옅은 루비 컬러에 명확한 오렌지 림. 처음엔 톡 쏘는 스파이스와 민트, 마른 꽃, 매콤한 뉘앙스만 감돌더니 그 아래로 붉은 베리의 풍미가 서서히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드라이한 미감, 높은 산미, 그리고 타르 같은 미네랄과 벨베티한 타닌이 잔잔하면서도 강건한 인상을 형성한다. 붉은 자두, 커런트 등 붉은 과일 풍미가 존재하지만 주변부를 맴돌 뿐, 코어는 세이버리한 풍미와 드라이한 인상, 강건한 구조감이 점령하고 있다. 친근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멀어지고 싶은 와인도 아니다. 언젠가 또 만날 날이 있길. 

 

 

장장 여섯 시간 동안 천천히 담소와 와인을 즐기다 보니 연휴가 훅- 가버렸네. 또 열심히 살아봐야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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