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3년 만에 들른 동성반점. 부산에서 서울 오는 길의 딱 중간 부분이 문경이길래 생각나서 들러 봤다. 첫 방문 땐 이 집 짜장면이 인생 짜장면이라고 느꼈는데 이번엔 어떨지.
첫 방문 포스팅. 외관도 내부도 거의 변한 것이 없다. 다만 위 사진 한 컷 딱 찍자 마자 주방에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사진은 찍지 말라고 하신다. 뭔가 이유가 있는 걸까? 그래서 음식 사진만 소심하게 찍었음.
가족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었던 탕수육. 고기튀김의 형태는 사알짝 바뀐 것 같은데 배추가 들어간 소스의 비주얼은 그대로다. 맛도 살짝 바뀌었나 가물가물한데 어쨌거나 여전히 양이 적고 맛있다. 얇은데 기포가 많이 들어가 특정 과자를 연상시키는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옷과 투명하고 맑은, 적당한 당도의 소스가 만들어내는 조화가 일품이다. 순식간에 한 접시 다 사라짐. 다음엔 탕수육 두 개 시키자고 합의를 봤다.
짬뽕. 호박과 부추, 배추 등 각종 야채와 홍합, 오징어 등의 해산물, 돼지고기, 유부 튀김 등이 들어가 구수하고 감칠맛 나며 (긍정적인 의미에서) 기름진 느낌의 짬뽕이다. 기름지다고 해서 기름 둥둥 뜨는 느낌이 아니다. 외려 국물을 다 마셔도 기름이 대접에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맑은 느낌인데 기름에 잘 볶은 구수한 요리의 느낌이 난다는 말씀. 말로 표현하기 넘나 어려운 것... 처음 국물 맛을 보면 맵지 않은 느낌인데 목 넘김 후 매콤함이 드러난다. 여간해선 국물을 잘 안 마시는 나도 이 짬뽕의 국물은 바닥을 봤음.
짜장면. 사진을 찍기도 전에 동행인의 젓가락이 바빴다. 그래서 동영상으로...
잘 볶은 춘장 소스가 질척하게 흐르지 않는 것이 예전과 같다. 오늘은 고소한 기름 맛을 좀 더 강하게 느낀 듯. 맛으로 보나 야채/춘장 상태로 보나 만들어 놓은 짜장이 아니라 바로 볶아 내는 짜장의 느낌이 완연하다. 역시나 맛있다. 담에 와도 또 시킨다.
처음 시켜 본 야끼 우동. 재료 구성은 짬뽕이랑 유사하다. 감칠맛이라는 게 폭발하는 소스가 면발에 잘 배어들었고 잘 볶아져 통통한 오징어의 질감이 일품. 버섯과 후추 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 또한 취저. 이 집 음식은 맛없는 게 없구나...
다음에 오면 탕수육 두 개, 짬뽕/짜장 하나, 그리고 새로운 식사 추가해서 먹어봐야지. 지날 때 마다 들르고 싶은 집이다.
20200709@동성반점(문경 신기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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