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보면서 맥주 한 잔. 요즘 와인보다 맥주를 가까이하고 있다. 그것도 한 동안 멀리하던 IPA를.
파이어스톤 워커 유니온 잭 IPA(Firestone Walker, Union Jack IPA). 파이어스톤 워커의 코어 라인업 중 하나.
파이어스톤 워커는 파소 로블스(Paso Robles)에 위치한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크래프트 브루어리다. 처남-매형 관계인 아담 파이어스톤(Adam Firestone)과 데이비드 워커(David Walker)가 함께 설립했다. 아담은 파이어스톤 타이어를 설립한 하비 스톤(Harvey Stone)의 손자라고. 2015년 두벨(Duvel) 맥주로 유명한 벨기에의 두벨 무어트가트 브루어리(Duvel Moortgat Brewery)에 매각되었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보면 여전히 파이어스톤 & 워커가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듯.
파이어스톤 워커는 발효에 버튼 유니온 시스템(Burton Union System)을 적용하고 있는 브루어리로 유명하다. 이는 19세기 대표적 영국 에일인 버튼 온 트렌트(Burton-on-Trent)에서 유래한 방식으로, 이 방식을 채용한 대표적인 브루어리로 바스(Bass Brewery)와 마스턴스(Marston’s Brewery)가 있다. 하지만 버튼 유니온 시스템은 유지 보수가 어렵고 청소 등 관리가 수작업으로 이루어져야 해서 유지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양조장은 이 방식을 포기했다. 바스 브루어리 또한 1980년대 이 방식을 포기했고, 마스턴스만 그들의 코어 라인업인 페디그리 비터(Pedigree Bitter)를 위해 이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말 나온 김에 버턴 유니언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 대부분의 내용은 beer&Brewing 사이트를 참고했는데 양조 지식이 없는지라 조금 어려웠다. (혹시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덧글 등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위 이미지처럼 오크통이 일정 간격으로 눕혀져 있고, 각 오크통에는 냉각 코일이 설치되어 냉각수로 발효 온도를 제어한다. 오크통 아래에는 수조가 있고, 각 오크통에는 해당 수조로 연결된 밸브가 장착되어 있다. 오크통 상단에도 수조가 있으며, 해당 수조에서 모든 오크통으로 연결되는 파이프가 장착되어 있다. 또한 각 오크통에는 그 수조로 연결되는 스완넥(swan-neck)이 설치되어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구글링으로 찾은 이미지. 상단 수조에서 일렬로 늘어선 오크통에 연결된 파이프, 그리고 각 오크통에 설치된 스완넥과 하단 밸브 및 수조를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는 상단 수조에서 각 오크통으로 효모를 투입 후 12-24시간 정도 지나 효모의 활동이 매우 활발한 워트(wort, 맥아즙)를 투입한다. 효모는 오크통에서 활발히 발효를 하며 거품을 일으키고, 해당 거품(과 일부 효모)은 스완넥을 타고 상단 수조로 들어간다. 이렇게 효모가 모이는 상단 수조에서는 다시 파이프를 통해 각 오크통으로 건강한 효모를 보내기도 한다. 이렇게 6일 정도가 지나면 상단 수조에는 (재활용할 수 있는) 건강한 효모가 모이게 되고, 일렬로 늘어선 오크 배럴서 완전히 발효된 맥주는 하단 밸프를 통해 하단 수조로 모여 마무리 작업을 위해 이동한다.
유니온의 오크통은 오래되어 중성적인 성격으로 맥주에 풍미를 더하는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효모의 질과 발효 특성이다.
파이어스톤 워커에서 변형해 적용한 버턴 유니온 시스템은 위 이미지와 같이 좀 더 간략하고 유연하다. 스완넥과 수조를 사용하지 않고 호스와 작은 양동이를 사용한다. 오크통 또한 와이너리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이 토스팅된 227리터들이 아메리칸 오크 배럴을 사용한다. 효모 투입 후 24시간 지난 워트를 각 오크통에 넣으면 온도 조절 장치가 없는 각 오크통에서는 발효가 시작되며, 끓어 넘치는 거품(과 효모)은 호스를 통해 양동이에 모인다. 모인 거품은 별도로 활용하지 않고 폐기한다. 완성된 맥주에서는 과일 풍미와 함께 바닐라 등 오크 뉘앙스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설립 초기부터 그들을 대표하는 맥주인 DBA(Double Barrel Ale) 등을 바로 이 방식으로 만든다.
삼천포에서 돌아와,
지난 4월 와인앤모어 행사에서 사 온 4캔 중 마지막 1캔을 즐겨 보자.
4월엔 이지 잭(Easy Jack), 마인드 헤이즈(Mind Haze) 등과 함께 4캔 만원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7월 행사는 5캔 만원이다. 캔 하나를 더 준다...ㅎㄷㄷ 파이어스톤 워커 5캔에 만원이면 일단 사고 보는 게 맞다.
개인적으로는 마인드 헤이즈 IPA도 참 좋다.
Beer Before Glory. 버블이 있는 술에 어울리는 인상적인 슬로건이다.
Long Live는 유니온 잭과 어울리는 카피. 브랜딩을 참 잘하는 회사인 듯.
Firestone Walker, Union Jack West Coast Style IPA / 파이어스톤 워커 유니온 잭 웨스트 코스트 스타일 IPA
밝은 오렌지 앰버 컬러에 조금은 거칠고 성근 듯한 화이트 베이지 헤드. 코를 대면 오렌지, 자몽, 망고 등 달콤하고 화사한 과일 아로마가 풍성하게 드러난다. 입에서는 가벼운 솔향과 함께 파인애플, 자몽 등 과일 맛이 깔끔하게 드러난다. 가벼운 수렴성과 적당한 씁쓸함이 풍성한 홉 향과 조화를 이루는 스탠더드한 아메리칸 IPA.
사실 최근의 나는 이런 스타일을 별로 즐기지 않지만, 호피한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싫어하기 어려운 맥주다.
모둠 안주와 함께 즐겼음.
이 정도면 거의 맥주집 마른안주 수준ㅋㅋㅋ
맛있게 잘 마셨다. 사는 맛이 이런 맛이지....
크아~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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