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돼지 등갈비.
모자랄까 봐 항정살 추가. 마늘과 버섯도 함께 굽고.
배탈과 야근으로 3일 만에 마시는 와인. 뭘 곁들일까 하다가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놈으로 선택. 글라스는 마크 토마스 익스프레션 레드.
2014년 빈티지. 홈플러스에서 독점으로 팔던 데일리인데, 나름 묵직하고 중기 숙성력이 있어 보여서 구매 후 4년 정도 와인랙에서 의도적으로 묵혔던 녀석이다. 엔트리 레벨도 적당히 숙성해서 마시고 싶은 마음... 근데 현실적으론 그게 참 어렵다.
메를로(Merlot) 100%. 보르도 루즈에서 특정 품종을 100% 사용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유심히 보아야 할 것은 이 와인의 이름인 'Ronan'과 그 밑에 붙은 'by Clinet'. Clinet는 뽀므롤(Pomerol)을 대표하는 샤토 중 하나인 샤토 클리네(Chateau Clinet)를 의미하며, Ronan은 샤토 클리네의 소유주인 로난 라보르드(Ronan Laborde) 씨의 이름이다. 한마디로 '명성 높은 샤토에서 대표 이름을 걸고 만드는 에브리데이 와인'이 로난 바이 클리네다.
와인 런칭 행사에서 로난 라보르드 씨를 만난 적이 있는데, 이 와인을 만든 이유가 '그랑 크뤼 샤토의 이름으로 품질을 보장하되, 그랑 크뤼로는 불가능한 많은 양을 생산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보르도 와인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더 자세한 이야기는 행사 포스팅 참고.
Ronan by Clinet Bordeaux 2014 / 로난 바이 클리네 보르도 2014
갈색이 감도는 붉은 벽돌색. 여전히 검붉은 체리와 베리, 자두 등 과실미가 뿜뿜하는 가운데 가벼운 먼지 미네랄과 숙성 뉘앙스, 토스티 힌트가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드라이하면서 짭쪼롬한 미감에 한층 부드러워진 타닌. 구조감은 살짝 헐렁해진 느낌이지만 그래도 제법 마실만 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블랙커런트와 매콤한 스파이스 또한 드러나는 느낌.
데일리 와인이지만 확실히 30분 정도 에어링을 해 주어야 풍미가 더욱 잘 살아나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날 수록 맛있어지는 느낌. 홈페이지를 보면 (2012년 빈티지 설명이긴 하지만) 꼬뜨 드 카스티용(Côtes de Castillon), 부르(Bourg), 뤼삭 생테밀리옹(Lussac Saint Emilion) 등의 포도를 사용하여 전통 방식(?)으로 12개월 숙성하여 출시한다.
남은 반 병은 다음 날 족발과 함께.
잔도 잘토 유니버설 글라스로 바꿨다.
역시나 오백집 족발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이런 데일리들이 많아져야 하고 사랑받아야 하는데... 아직 마트에 남아있다면 집어와야 할 와인.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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