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렐리노 디 스칸사노(Morellino di Scansano).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Vino Nobile di Montepulciano) 등 산지오베제(Sangiovese) 품종으로 양조하는 대표적인 와인이다.
정수지 기자님의 산지오베제 품종 및 클론에 대한 기사 참고.
개인적으로 산지오베제 품종을 참 좋아하는데,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최근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라 좋은 날이 아니면 마시기 어렵다. 비노 노빌레는 한국 시장에서 보기가 어렵거나, 대표적인 생산자의 와인(예를 들어 Avignonesi)의 경우 가격이 브루넬로에 근접한다. 그래서 자주 즐기는 산지오베제는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적당한 키안티 클라시코, 혹은 베이비 브루넬로인 로쏘 디 몬탈치노(Rosso di Montalcio)다. 거기에 하나를 더하자면 바로 지금 소개하는 모렐리노 디 스칸사노다.
모렐리노 디 스칸사노는 토스카나의 남서쪽의 언덕이 많은 해안 지역인 마렘마(Maremma) 마을에서 생산한다. 모렐리노는 해당 지역에서 산지오베제를 지칭하는 이름인데, 갈색(brown)을 뜻하는 morello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콤한 산미가 좋은 모렐로 체리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모렐리노 디 스칸사노는 붉은 과일 중심의 섬세한 다른 산지오베제 베이스 와인들에 비해 산미가 적고 검은 체리 같은 풍미를 드러낸다. 오크 숙성 규정이 없고 수확 후 이듬해 3월이면 출시할 수 있기 때문에 과일 자체의 풍미가 도드라지는 경우가 많은 편. 아마도 생산자들의 캐시 카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인지 브루넬로나 비노 노빌레, 키안티 클라시코에 비해 일반적으로 명성과 평가가 낮다. 반면 그렇기 때문에 가성비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알려진 생산자의 와인을 잘 고른다는 전제 하에.
체키 라 모라 모렐리노 디 스칸사노 2015는 대전 와인 트로피의 자매 와인 품평회인 베를리너 바인 트로피(Berliner Wein Trophy)에서 2016년 골드를 수상했다. 나름의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뜻.
체키(Cecchi)는 토스카나 전역에서 다양한 와인을 만드는 생산자로, 한국에는 BK트레이딩에서 들여오고 있다. 2006년인가, 이태리 여행의 추억에도 포함된 와이너리라 작년 시음회에서 만났을 때 상당히 반가웠다. 라 모라(La Mora)는 체키가 마렘마 지역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아우르는 브랜드.
이태리의 국민 와인 브랜드 중 하나라는데, 확실히 편안하면서도 기본 품질을 잘 갖춘 생산자다. 가격도 좋고.
뭔가 디암과 유사한 코르크를 사용했는데, 정확한 브랜드는 모르겠다.
Cecchi, La Mora Morellino di Scansano 2015 / 체키 라 모라 모렐리노 디 스칸사노 2015
갈색 빛이 살짝 감도는 옅은 체리 교자상 같은 컬러. 검은 체리, 블랙베리, 붉은 자두 같은 과일 풍미와 정돈된 체육실의 나무 공구 같은 힌트, 정향 같은 허브 향기. 처음 마셨을 때는 온도가 살짝 높다 싶었는데 온도가 떨어지며 붉은 베리 향과 토스티한 뉘앙스, 톡 쏘는 스파이스가 드러난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미디엄 바디 와인.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몇 개월 숙성를 거쳐 병입 후 2개월 추가 안정화한다.
2만원 전후에서 가벼운 소스를 곁들인 얇은 소고기 요리, 혹은 파스타/피자와 곁들일 와인을 찾는다면 추천할 만하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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