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오늘의 메뉴는 감바스 알 아히요라는 카톡이 왔다.
그리고 나는 바로 이 와인을 떠올렸다. 고전적인 폰트와 아름다운 시절의 분위기.
(촌스럽지만) 알흠다운 여인의 얼굴이 잘 드러나게 다시 찍었음 ㅋㅋㅋ ...로버트 파커의 평점이 더 잘 보이는 건 함은정;;
바르치노 카바 브뤼(Barcino Cava Brut). 스페인의 전통 방식 스파클링 와인이다.
WA 90점을 병목에 도드라지게 박아 넣었다. 그렇지, 이 가격대에서는 이런 게 아주 중요하다. 와인앤모어 행사에서 14,900원에 구입했는데, 대중적인 카바의 표준적인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품종도 표준적이다. 카바에 쓰이는 세 가지 토착 품종, 자렐로(Xarel-lo), 마카베오(Macabeo), 파렐라다(Parellada). 그런데 품종보다 더 눈에 잘 뜨이는 것은 벨 에포크(Belle Epoque)라는 표현이다. 그렇지, 레이블의 분위기가 딱 그랬으니.
Barcino, Belle Epoque Cava Brut NV / 바르치노 벨 에포크 카바 브뤼 NV
사진에는 좀 거칠고 성글게 찍혔지만, 푸른빛이 살짝 감도는 14K 골드 컬러의 액체에서 섬세한 버블이 정말 꾸준하게 피어오른다. 게다가 잘 익은 사과 향기는 어린아이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 부담스럽지 않은 신맛과 레몬 제스트, 핵과 풍미. 매력적인 향기와 부드러운 목넘김으로 한 병이 금세 비워졌다. 보통 저녁 반주는 반 병을 넘지 않는데,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한 병을 다 마셔버리다니... 한 병 더 샀어야 했나 싶다.
다음에 보면 무조건 2병 이상 살 듯. 엔트리급에서 보히가스 리제르바 이후로 이런 정도의 감흥은 처음인 것 같다. 물론 보히가스와는 스타일이 상당히 다르다. 보히가스가 좀 더 단정하고 깔끔한 느낌이라면, 이 녀석인 좀 더 편안하고 풀어진 느낌. 하지만 둘 다 좋다. 2만원 언더의 행복이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일상의 음주 > 와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추럴 보졸레 : Marcel Lapierre, Yvon Metras, Jean Foillard, Domaine de la Grand'Cour, Les Bertrand (0) | 2020.10.24 |
---|---|
루아르(Loire) 와인 (0) | 2020.10.21 |
Cecchi, La Mora Morellino di Scansano 2015 / 체키 라 모라 모렐리노 디 스칸사노 2015 (0) | 2020.10.17 |
Ronan by Clinet Bordeaux 2014 / 로난 바이 클리네 보르도 2014 (0) | 2020.10.08 |
Vesevo, Taurasi 2012 / 베세보 타우라시 2012 (0) | 2020.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