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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La Rioja Alta S.A., Vigna Ardanza Reserva Seleccion Especial 2010 Rioja / 라 리오하 알타 비냐 아르단자 리제르바 셀레치온 에스페시알 2010 리오하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11. 1.

김장을 위해 모인 가족 회동을 위한 와인들.

 

 

그중에서도 메인 보틀, 라 리오하 알타 비냐 아르단자(La Rioja Alta S.A. Vina Ardanza).

 

 

라 리오하 알타는 1890년 리오하의 핵심지역인 하로(Haro)에 리오하와 바스크 출신의 다섯 가문이 뭉쳐 설립한 와이너리다. 특히 라 리오하 알타가 위치한 하로의 기차역 부근은 쿠네(CVNE), 로페즈 데 헤레디아(Lopez de Heredia), 무가(Muga) 등 리오하의 쟁쟁한 와이너리들이 모여 있는 지역. 라 리오하 알타는 기차역을 끼고 수출에 주력하며 리오하를 대표하는 와이너리로 성장했다.

 

전통적 생산자로 손꼽히지만 그만큼 혁신에 힘을 쏟는 와이너리이기도 하다. 전통과 혁신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반대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언제나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우선 초대 회장이 여자였는데 당시로서는 금기를 깨는 행위였고, 초대 와인메이커 또한 이례적으로 프랑스인을 고용했다. 그 프랑스 와인메이커가 처음 만든 와인이 리제르바 1890(Reserva 1890)인데, 이는 현재 라 리오하 알타를 대표하는 와인인 그랑 리제르바 890(Gran Reserva 890)으로 이어지고 있다. 참고로 1904년에는 설립자 중 한 명이던 돈 알프레도 아르단자(Don Alfredo Ardanza)가 자신 소유의 와이너리를 라 리오하 알타와 병합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리제르바 1904(Reserva 1904)이 현재의 그랑 리제르바 904(Gran Reserva 904)이다. 또한 하위 라인업인 아라나 그란 리제르바(Arana Gran Reserva), 아르단자 리제르바(Ardanza Reserva), 알베르디 크리안자(Alberdi Crianza) 또한 설립자들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들의 후손은 여전히 라 리오하 알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라 리오하 알타는 자체 쿠퍼리지를 보유하고 숙성에 필요한 오크통을 직접 만든다. 현재는 리오하의 전통에 맞게 숙성에 아메리칸 오크만을 사용하나, 과거에는 프렌치 오크도 사용했었다고. 그저 전통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실험과 누적되는 경험을 통해 발전시켜나가는 듯하다. 이를 방증하듯 1996년에는 라바스티다(Labastida)에 최신 설비를 갖춘 와인 셀러를 신축했다.

 

또한 1970년대 이후로 자체 포도밭을 보유를 늘리기 시작해 현재 리오하 지역에만 알타(Alta), 알라베사(Alavesa), 오리엔탈(Oriental, 이전에는 Baja)을 포함해 400ha가 넘는 포도밭을 보유하고 있다. 1996년 알라베사 지역에 토레 데 오냐(Torre de Ona)라는 별도 와이너리를 설립했으며, 리오하 외에도 1988년 리아스 바이사스(Rias Baixas DO)에 라가르 드 세르베라(Lagar de Cervera), 2000년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 DO)에 아스터(aster) 와이너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aster, Ribera del Duero Crianza 2013 / 아스터 리베라 델 두에로 크리안사 2013

오랜만에 스페인 템프라니요(Tempranillo). 같은 날 회사 와인 모임에 참석하지 아쉬움을 달랠 와인을 찾고 있는데, 모임 와인 리스트에 있던 한 와인과 생산자가 같은 와인이 있길래. 물론 모임에

wineys.tistory.com

연초에 아스터의 크리안자 와인을 마셨는데 제법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있나...

 

 

게다가 2010년 빈티지는 와이너리에서도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작황이 좋았다는 전언이다. 과연 맛이 어떨지... 

 

 

La Rioja Alta S.A., Vigna Ardanza Reserva Seleccion Especial 2010 Rioja

라 리오하 알타 비냐 아르단자 리제르바 셀레치온 에스페시알 2010 리오하

 

가넷 빛 감도는 매혹적인 루비 컬러. 코를 대면 삼나무와 매콤한 스파이스의 신선한 향과 버터리한 오크와 캐러멜 뉘앙스가 동시에 드러난다. 살살 잔을 돌리니 감초, 시나몬 같은 스윗 스파이스, 그리고 검은 체리와 딸기,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등 검붉은 베리 풍미가 하늘하늘 다층적으로 표현되는 듯하다. 입에 넣으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생생하고 활기찬 산미. 다른 요소와 어우러져 튀지는 않으나 촘촘하지만 둥근 타닌과 함께 와인의 단단한 골격을 형성한다. 우락부락하지 않은 미디엄 풀 바디에 섬세하게 표현되는 과일 풍미와 밸런스를 맞추는 오크 풍미는 격조 높은 인상과 기품 있는 여운을 남긴다. 10년 이상 넉넉히 아름답게 숙성될 우아한 와인이다.

 

리오하 알타의 30년 수령 포도밭에서 수확한 템프라니요(Tempranillo) 80%에 리오하 오리엔탈에서 수확한 아로마틱한 가르나차(Garnacha) 20%를 블렌딩했다. 이후 2010년 말까지 자연스럽게 알코올 발효 및 유산 발효가 이루어졌으며, 2011년 3월 선별을 통해 템프라니요는 36개월간 평균 4년 사용한 아메리칸 오크통에, 가르나차는 30개월 간 2-3회 사용한 아메리칸 오크 통에 숙성했다. 랙킹은 6개월에 한 번씩 진행했으며, 숙성이 끝난 와인을 블렌딩하여 2015년 5월에 병입했다. 병입한 와인이 시장에 나오는 데도 몇 년이 걸린 듯. 말이 리제르바지, 그랑 리제르바급 숙성을 거친 와인이다. 역시 오랜 숙성 후 적당한 시기에 와인을 내기로 유명한 라 리오하 알타답다.

 

셀러에 들어있는 한 병은 오래오래 묵혀야겠다. 초고가의 와인은 아니지만 이제 막 10번째 생일을 맞이할 딸내미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아름답게 숙성해 갈 와인이니까. 평론가들의 점수도 화려하다. JS 96, WA 95, WS 94, 팀 앳킨스(Tim Atkins)도 95점을 주었다. 

 

I_Vina_Ardanza_Reserva_2010_SE_sp_JKWKgS4.pdf
0.84MB

 

월동을 위한 김장김치와,

 

 

튼실한 목살 수육을,

 

 

풀드 포크처럼 찢어서 함께 즐겼다.

 

 

좋은 와인, 의미를 담은 와인을 가족과 함께 즐기니 더욱 좋다. 행복하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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